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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온다는데" 잠 못 자는 충북도내 반지하 주민들

올해 7~8월 엘니뇨 현상으로 많은 비 예상
도내 반지하 가구 수 2천 58호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7곳 반지하 침수 피해
지자체, 물막이판 지원 등 침수 피해 시설 집중 관리

  • 웹출고시간2023.06.13 20:46:38
  • 최종수정2023.06.13 20:46:38
[충북일보]"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기상청이 올해 여름 엘니뇨의 영향으로 7~8월에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한 가운데 충북 지역 반지하 거주 주민들이 벌써부터 불안에 떨고 있다.

13일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빌라.

이곳 반지하에 29년째 거주하는 A(60)씨는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자다가도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

6년 전 충북지역에 집중호우로 물이 역류하는 바람에 집이 온통 쑥대밭이 되는 '집중호우 트라우마'를 겪었기 때문이다.

A씨는 "눈 깜짝할 새 물이 차오르기 시작해 손 쓸 방도도 없었다"며 "가족들은 물을 퍼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역류하는 물의 양이 너무 많아 결국 포기하고 도망치듯 집을 나왔다"며 당시의 긴박한 순간을 떠올렸다.
몸만 급하게 빠져 나오느라 세간살이 하나 제대로 챙겨나온 게 없었다.

비가 그친 뒤 집에 들어가니 집안은 온통 물바다가 돼 있었다.

반지하 방에는 발목이 잠길 만큼 물이 들어찼고 벽지는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가구와 벽지 등 가재도구는 모두 물에 젖었고 가전제품들도 대부분 작동하지 않아 폐기처분했다.

당시 발생한 재산 피해액만 3천500여만 원이다.

A씨는 "비 피해를 입은 이후로는 풍수해보험도 가입하고 가구 등을 다 높이가 있는 것들로 구매했다"며 "남편은 지금도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하면 인근 하천에 나가 물이 역류하는지 확인하러 가는 습관이 생겼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A 씨는 이어 "지난해는 6년 전처럼 물이 들이닥치진 않아 피해는 적었지만, 창문에 물이 차오르며 문틈 사이로 빗물이 흘러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빌라의 반지하 창문 높이는 불과 5CM 정도에 불과했다.

ⓒ 임성민기자
A 씨와 같은 반지하 거주 주민들의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충북도와 시·군은 반지하 세대에 침수 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반지하 가구 수는 총 2천158호다.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도내에선 총 67곳의 반지하 침수피해가 발생했고 이 중 61곳이 청주에 집중됐다.

청주시 관계자는 "최근 침수피해에 대한 침수방지 시설에 대한 조례가 제정되고 조례안과 지원 범위 등을 결정해 5월 의회심의를 거쳐 지난 9일 조례 공포가 됐다"며 "고정식 침수 물막이 시설에 관해선 보조금 형식으로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공동주택과 소규모 공동주택 설치 대상지 중 설치 미동의 가구 대상에서 제외된 반지하 주택에 대해 재난 예방을 위해 각 구청에서 이동식 물막이판을 구입 하는 등 필요시 즉각적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며 "지하 주차장, 반지하 주택 같은 지하 공간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침수방지시설 설치 지원도 올해부터 대상 지역과 금액이 대폭 확대 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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