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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충북도종합사회복지센터장

세상 모든 사람이 자유로울 수 없는 생로병사라고 생각하니 다시 찾아 온 봄의 계절이 애틋해진다.

여행은 가슴 떨릴 때 다녀야지, 다리 떨릴 때 다니면 그것도 고생이다.

그래서 여행을 고민해본다.

자고로 여행은 돈과 여유, 어딘가 멀리 비행기정도는 타줘야 된다고 생각하니 일찌감치 포기되어진다.

가지고 있지 못한 돈, 배려 없는 여유, 밀리지 않을 업무, 친구들과의 시간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밥 한끼의 위력 또한 대단하다. 그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만 아니면 열두 번도 더 뒤집을 직장이라고들 하면서도 그 직장을 위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매달리는 아이를 두고 출근을 하니 말이다.

결국 먹고 사는 게 바빠서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스스로의 문화곳간은 극빈하게 되고, 여행에 대한 생각은 900백번 생멸하는 찰라의 순간이 되 버렸다.

말귀를 알아들을 나이 때부터 듣는 소리가 '우리 경기 불경기'라는 말이다. 돈이 없었던 적이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지 않은가

어찌 보면 '여행'이라는 테마는 핑계이고 마음의 피로함을 낯선 곳에 가서 위로 받고자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가장 중요한건 공간적 탈출이나 풍족한 여유가 아니라 희희낙락 할 수 있는 정서적 동지가 아닐까싶다.

물질의 상호교환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충족감 그리고 따듯한 위로와 공동체 의식이 아닐까싶다. 사람은 사람에게서 위로를 받아야 비로소 견디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관계'중심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관계단절이나 배신에서 오는 절망감은 우리를 힘들게 한다. 뿐만 아니라 내가 시킨 물건을 들고 찾아 온 택배 아저씨에게도 쉽게 문 열어주지 못하는 세상에서 이웃의 외로움과 갑작스런 아픔을 알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남의 일에는 관심도 없는 세상에서 이웃에 관심 갖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성적 존재로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에 따라 행동한다. 감정에 물타기를 최대한 배재한 채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 한다는 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게 되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며 살아가게 된다. 대체적으로 인간은 성장할수록 이기적인 면이 이타적인 면을 압도한다. 물론 예외의 대상도 많다.

이러한 성장과정에 필수적으로 많은 사람과의 '관계'의 시간은 자연스럽게 채워지게 된다.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혹은 원하든 원하지 않던, 그리고 좋아하든 싫어하든 간에 인간관계는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는 인간관계 속에서 태어나서 인간관계 속에서 살다가 인간관계 속에서 죽는다.

만일 내가 선물을 주고, 내 꿈을 함께하고, 나의 결함이나 탈선을 용서해주고, 내가 차마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누군가가 없다면, 나는 인간이 아니라 하나의 물건이며 영혼이 없이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라고 말했던 휴 프레이더의 주장처럼 인간관계는 그마 만큼 중요하다.

입은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라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하고, 손 편지도 써보고 어려운 이들에게 자주 찾아가는 관계의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싶다.

만일 우리들이 좋은 이웃이 되고자 한다면 스스로가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귀한 존재라는 것을 믿지 않으면 안 된다. 근본은 '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웃은 먼 친척보다도 많은 것들을 함께 공유하게 되는 공동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웃과 함께 봄 냉이 뜯으러 뒷산으로 작은 여행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시간들을 가져보자.

그런 시간과 이웃이 궁극적으로 우리가 말하는'복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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