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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4.18 12:52:14
  • 최종수정2018.04.18 12:52:14

이화정

충북도종합사회복지센터장

부모가 노비신분이면 자식도 노비로 살아야 하는 신분질서로 꽉 막혔던 시대가 있었다.

자식 된 도리로 부모를 장남이 모시는 게 절대적이던 시대가 있었고, 결혼하고도 여성이 직장생활을 하면 남편의 무능력으로 내몰던 시절도 있었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자녀를 집에서 키우는 것이 당연하던 시기도 있었다.

지금이야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세상에나"할 일이지만 불과 몇 십 년 전의 사고방식이었고, 우리의 문화였다. 그것을 완전히 뒤바꿨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 시점을 기준으로 그런 생각이 주류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은 달라졌다. 아픈 부모를 전문시설로 모시는 게 현명한 시대이고, 결혼여부와 상관없이 직장생활을 통해 자아성취와 경제적 독립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 버렸다.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집에 다니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고 오히려 그 과정을 국가가 책임지고 있다.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혼인관계를 유지하지만 각자 따로 살면서 한 달에 한두 번 만나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면서 좋은 감정을 갖고 부부로서의 만남을 이어가는 것이 본래의 목적이다. 말하자면 '결혼 졸업'을 공표하는 것이다.

별거도 이혼도 아니다. 다만 나름의 인생을 잘 보내기 위해 선택하는 황혼풍속의 부분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당연한 일들이 이제 당연하지 않은 일이 되 버렸고,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고속기차 탄 듯이 세상이 휘리릭 바뀌어 지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과정 또한 포함되어 있다.

가만히 있는데 저절로 바뀌는 것은 없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해도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치열하게 요구된다. 그리하지 않으면 그 사랑은 미움과 원망으로 변질되기 쉽다. 가만히 있는데 저절로 그 상태가 유지되는 것도 없다. 그런 까닭으로 당연한 일을 유지되도록 애쓰는 노력도 해야 하고, 감히 생각지도 않았던 일을 당연한 일로 바꾸는 노력 또한 쉽게 체념하지 않아야 한다. 세상이 바뀌지 않을 거라 지레 단정하지도 말아야 한다.

그동안 선거 때마다 "청년 실업을 해결 하겠다", "대학등록금 절반을 깎아주겠다", "최저임금을 현실적으로 올려주겠다"와 같은 공약을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선거를 치를수록 걱정과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키지 않은 약속이 만들어낸 균열이 점점 더 크게 사람들의 현실을 어둡게 만든다. 그리고 입을 닫게 한다. 여전히 정치는 관전이나 논평의 주제이지 내가 직접 뛰어들 수 있는 장은 아니 라고 말이다.

세상에 당연한 일은 없다.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와 평화는 수많은 조상들의 목숨으로 얻은 역사의 결과이고 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생각이 행동이 되어 나타난 결과이지, 시간만 간다고 저절로 된 것은 없다. 그런 이유로 2018년 6월 13일 선거에도 걸음을 해야 한다. 더딘 것 같지만 세상은 자꾸자꾸 달라지고 바뀌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의 사명이다.

'뭐가 바뀌겠어, 우리가 이렇게 한들', '내가 투표한다고 바뀌겠어'라는 의심부터 하는 자조 섞인 포기는 내 삶을 타인이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무엇을 줄까" 수동적인 기대를 통해 막연하게 기다리는 심정이 아닌 의지의 표현을 통해 당연하지 않은 일들을 당연하게 하는 힘의 대열에 합류해보는 6·13 용기는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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