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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충북도종합사회복지센터장

 가족은 혈연에 의해 맺어지고 생활을 함께 하는 공동체이며 자신이 속한 사회의 행동양식과 문화 규범을 사회화 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집단이다.

 가족이 흔들리면 사회 전체가 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명백한 일이고, 그러한 연유로 기본이 튼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가족의 존재가 우리에게 가장 큰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가장 큰 아픔을 주기도 한다. 자식 걱정으로 하는 부모님의 잔소리와 간섭은 자녀에게는 짜증스럽게 느껴진다. 그 마음을 알지만 제 마음 또한 몰라주는 부모의 잔소리가 야속하게 생각된다.

 자식들 또한 온갖 불평불만이 부모에게 향한다. 하지만 부모이기에 만사를 감당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자식 걱정에 입이 마르고 삭신이 쑤실 정도로 통증을 느끼는 부모는 날이 갈수록 얼굴에 주름이 늘고 한숨이 는다. 사랑하는 가족이라지만 일방적인 표현으로 서로 어긋나기 시작하면 궤도수정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전생의 원수가 자식으로 태어난다는 표현을 하나보다.

 경찰청 전산망에 기록된 2003년부터 10년 간 발생한 존속살인 381건에 대한 연구발표가 눈에 띄었다. 존속살해의 가해자는 아들일 경우가 79.5%였고 가장 큰 동기는 가정불화였다. 그리고 푸르다 못해 빨려 들어 갈 듯 드높은 하늘을 소유한 10월에 가장 많이 일어난다는 분석이었다. '묻지마 살인'과 같은 자신의 직계존속을 아무 이유 없이 살해하는 경우는 현실세계에서 드물다. 그런 이유로 존속 살인의 경우 기본적으로 가정불화를 깔고 있다.

 10월이 비극의 달이 되는 여러 가지 연유 중에서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추석이 그 비극의 현장이 된다는 분석이었다. 모두가 모이는 명절이나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 시간에 재산 분쟁이나 묵혀온 앙금이 폭발하면서 폭행이나 살인까지 일어나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외국에 비해 부모·자식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양육(養育)을 의무로 알고 기어코 그들의 미래를 설계해 내려는 자식에 대한 지나친 기대치가 되레 자식 간에 분노가 쌓이게 한다는 것이다. 가족 간의 유대를 강조하는 한국 특유의 문화에서 원인을 찾고 있는 것이다. 불확실한 혼돈의 사회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가족뿐임을 명백하게 확인시켜 주는 세월호 사건을 기억해보면 공부를 못해도 볼멘소리로 거칠게 반항을 해도 곁에 있어주는 자식이 그저 고맙다던 어느 어머니의 마음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만약'이라는 경우를 두고 그 사건들의 당사자 혹은 가족이 된다는 생각을 하니, 매 시간이 소중하고 귀해진다.

 오히려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생각이 깊어진다. 내 자식 네 자식이 따로 없다. 사회는 부모가 되어야 하고 정책과 법률은 부모의 심정이 돼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가족이라는 집단의 확대가 사회여야 했다.

 따라서 사회전체가 보살핌을 공유하고 개인과 가족, 이웃과 공동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성찰적 사회로의 이행이 촉구될 필요가 있다.

 10월은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경의식을 높이기 위한 경로의 달이다. 그리고 국제비폭력의 날도 포함하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 한 10월이다.

 사회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죽음은 인간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 중에서도 그 사람의 평생을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어떤 이는 가족은 '울타리'라고 한다. 거칠고 험한 세상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주지만, 때로는 그것이 세상과의 경계선이 되고 벽이 되기도 한다고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현재도 가족안의 폭력이나 정서적 살해는 가족이기에 그저 겪어내는 사람들도 존재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아버지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어머니는 살림을 도맡고, 자녀들과 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위해 희생을 감내한 사람이어서만은 안 된다. 그 해답은 각자의 몫이기에 이 푸르른 10월에 가족 같은 이웃과 산책한번 늘어지게 해보는 여유를 가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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