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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원

충북학연구소장

충청도에 대한 이미지를 물어 보면 대개의 외지 사람들은 뚜렷하게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없다고 한다. 예컨대 부산하면 해운대나 광안리가, 광주전남은 인권이나 평화처럼 말이다. 그나마 거명되는 것은 '충청도=양반'이다.

그러나 양반 같다는 의미는 사람은 좋은데 세상의 흐름이나 변화에 뒤쳐진다는 의미도 있다며 젊은 세대들은 싫어한다. 남의 눈이나 판단을 신경 안쓰고 혼자서 살수는 없는 것이고, 바깥에서 끊임없이 사람들이 관광이나 투자를 하러 오게 하려면 좋은 인상, 이미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지역 이미지는 고정불변이 아니라 만들 수도 있어 노력이 필요하다. 땅이 따뜻한 충북의 경우 한겨울에도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어는 기간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상당히 짧은 편이다. 이러한 지리적인 차이를, 이른바 지형의 체감온도 차이를 모를 수 밖에 없는 타 지역 사람들에게 부드럽고도 따뜻한 지역의 이미지를 널리 알려서 자꾸 찾아오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게 하는 것이 경제이고 행정이라면 이러한 시작점은 당연히 이미지 만들기 일 것이다.

170만 도민이 사는 충북도내의 최근에 만들어진 좋은 이미지 재료로 청주 도심의 우암산 둘레길, 괴산 산막이 옛길을 들 수가 있는데 이 길들은 휴식은 물론 정체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하는 멋진 생각재료임에 분명하다. 괴산 산막이 옛길 초입의 고양이님은 먹이를 안주면 가버리는 냉정한 성격이라는 등 매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매바위, 여름날 갑작스런 소나기를 피하던 여우비 바위굴은 또 어떠랴.

그런데 전국의 둘레길들은 시·군이라는 행정단위 중심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짧은 코스의 지나침 즉 머물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미국의 애팔래치안트레일처럼 수천㎞를 몇 달간 걸어야 하는 경우 이러저런 준비물들을 다 가지고 올 수 없어서 중간 중간에 보급을 받아야 함에 비해 몇시간 짜리 짧은 길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출발지인 대도시 대형마트에서 몇 가지 사가지고 오면 끝. 해서 시군단위의 둘레길들을 최소한 충청권만이라도 엮고 또 공동으로 마케팅을 하면 어떨까.

시·군단위의 순환형, 3~4시간짜리 둘레길을 엮고 또 엮으면 며칠, 몇주간 이상의 긴 코스가 되고 둘레길에서 소외된 지역도 연계할 수 있는 등 시군계와 도계라는 행정지역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 융합과 통섭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도 있지 않을까. 둘레길과 둘레길을 잇는 샛길이야 그다지 어렵지 않을터고 이로 인해 충주 계립령 하늘재의 온달장군의 자취가 대전 계족산 황톳길로 이어지고 강원도와 전라북도로도 뻗어 나갈 수 있지 않느냐는 말이다. 물론 이를 위한 마케팅은 충청이라는 통합적 이미지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 통합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야기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며 히스토리 리서칭도 필요할 것이다.

이렇듯이 둘레길을 엮는 노력이 통합 이미지 메이킹으로 이어진다면, 시·군단위의 나누어진, 이른바 지역이기주의 극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같이해서 좋을 것은 합치고 나누어도 되는 것은 과감히 구분하는 실용과 합리, 현명과 배려의 자세가 새로운 양반적 가치, 지향점이 아닐는지 모르겠다. 물론 거시적 측면에서 공통으로 할 부분과 반대의 경우에 대한 합의는 기본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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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