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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원

충북학연구소장

아무리 생각해도 대한민국 교육부의 잔머리는 놀랍다. 개나 돼지도 아닌 얼굴은 개이고 몸은 돼지라는 신품종 동물을 갑작스럽게 소개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숨겨진 진실을 알려준 사건 당사자를 파면한다고 한다. 어떤 개돼지들은 우민화, 신분제고착화와 같은 극비 정보를 알려준 분이라 공익제보자로 보호해야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는데,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을 모르는바 아닌 교육부가 왜 하필 파면이라는 과도한 인사 조치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신품종 동물에게 뜨거운 성원을 보내는 여론을 잠재우고 동시에 금방 망각해버릴 터이니 몇 달, 몇 년 후에 과도한 인사조치였다는 것을 이유로 소송 등 법률적 구호장치를 통해 자연스럽게 피해보상, 복직, 명예훼손 복귀라는 수순을 밟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국민적인 분노를 자아내는 말이라도 합리적인 절차나 제도가 있는데 즉흥성을 담보로 한 저런 조치들은 그야말로 우리를 한번더 개돼지 취급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대개의 사고 친 공직자들이 그러하듯이 사건 당사자 역시 심신미약, 항거불능이라는 만취 상태에서 일부 험악한(?)표정의 여기자가 휘두르는 볼펜과 노트북을 활용한 헐리웃 액션을 처음 대하다 보니 너무도 무섭고 두려워서 얼떨결에 그런 말씀을 한 것으로 추론이 되며 아울러 일전 대선 후보 한명의 아들의 '국민이 미개하다'는 발언처럼 철이 없을 나이의 공직자시라 개돼지의 넉넉한 뱃살로 용서해주기로 하자.

문제는 신분제와 우민화정책이다. 즉 왕조시대에 있을 듯한 신분제에 대한 언급을 이 사람은 왜 했을까. 신분제와 같이 구시대적인 그러나 지극히 현실에서 만나는 불합리한 제도의 인용은 결국 1%의 엘리트들이 모든 권한과 지위를 독점적으로 누리면서 양반/상놈같은 전제봉건제도의 부활이 머리 속에 꽉차있다는 것이다. 그 머릿속을 수술 할 수는 없으니 대신 우리의 마음이라도 반성을 해보면, 정부에서 개각을 하면 장관의 출신지, 출신고등학교 그리고 출신대학순의 비중으로 언론에서는 따진다. 이는 해당지역 출신 장관이 해당 지역의 이해관계의 해결사 역할을 한다는 것의 반증이 아니랴. 문제는 이러한 신분제에 대한 비합리성,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내 자식만은 신분제의 높은 부분, 이른바 하이랭커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이기심이 아니랴.

자식이 관심이나 지향도 없지만 무조건 상류사회로의 진입을 열망하는 우리의 마음과 투자가 있는한 이러한 불합리, 사회적 비용의 낭비는 지속될 것이다. 세상에나, 부모가 자녀의 숙제를 대신해주고 대학입시결과가 부모의 자존심이 되어버리는 세상에서 살고 있게 된 듯 싶다. 그러다보니 절차적인 정당성, 합리성이 사라진, 맹목적인 부성, 모성애만이 존재한다.

도대체 우리가 추구하는 정당하고 도덕적이란 무엇인가. 남들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멘스가 정의인가. 공동체 전체가 지향하는 가치관이 무엇인가. 이러한 합의가 명시적으로 도출되지 않는 한 교육을 통해서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려는 시도는 지속적으로 계속될 것이며 이러한 맥락에서 사건의 담당자를 파면하여 교육정책의 무소신, 무가치, 경쟁 강화라는 몸통을 숨기려고 꼬리를 잘라버리는 파렴치한 행위는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건 담당자는 파면을 할 문제가 아니라 차라리 현직에 두고서 계속 지켜보며 우리는 반면교사를 삼아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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