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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원

충북학연구소장

바야흐로 거짓말의 계절이다. 서초동 검찰청사에 모인 이들이 서로가 서로를 모른다고 외면을 하고, 또 어떤 이는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혹시나 누군가 먼저 정황을 고백하면서 선처를 바라는 등 죄수의 딜레마를 연출하는 것일까. 미국이나 한국에서 분명한 것은 거짓말을 잘하는 것이 고관이나 대작이 될 수 있는 지름길인 듯하다.

즉 거짓말은 곧 권력의 기초인 것이다. 믿을 信이란 사람들 사이에 말을 통해 존재하는 절대 가치 중의 하나인데 이러한 말을 바꿀 수 있는 능력으로서 거짓말은 곧 권력인 것이다. 솔방울로 팝콘을 만들 수 있다거나 오줌으로 맥주를 만든다는 북한의 절대 권력자의 능력은 이미 나치 독일이나 소비에트 연방 등 공산국가의 경우 선전선동이라는 이름으로 양산되었었다.

사회 속에서 서로의 이해관계와 상황에 의해서 그 관계를 긍정하고 과장하거나 부정한다면 사람과 사람과의 계약에 의해서 사회가 유지된다는 J. J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아, 어쩌란 말이냐 이 천박함을. 살아오면서 (거짓말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선의의 거짓말은 약간, 아니 조금 많이 ...사실은 수도 없고 원 없이 해봤으니 그다지 거짓말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그리고 이제 좀 오래 살다보니 거짓말하는 상황이나 사람의 모습은 대충 봐도 알 것 같다는 식의 선무당 짓도 한다.(그런데 틀린 경우도 많으니 참으로 豫斷은 조심해야할 듯)

아무튼 일부 남편들의 경우 새로운 옷을 사러 같이 간 아내에게 아무 옷이나 잘 어울린다고 하거나 화장이 아름답다고 한 말 등등은 이번 주말에도 할 터니 이쯤하면 공공영역에서 거짓말등급제를 실시하고 아울러 거지말청(廳)을 신설해서 공무원들의 인사적체도 해소해 주고 국가에서 관리를 해면 어떨까. 물론 연예인들 중 거짓말의 神 즉 거신을 선정해서 매년 시상을 하고 국민적 차원에서 거짓말 축제라도 즐기면 어떨까. 이름 하여 대통령배 거짓말대회라고 하면 좋을 듯하다.

사실 거짓말이 갖는 순기능 즉 사회성 측면에서 상호간 친목과 유대감 증대는 물론 소통의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 역시 너무도 안 알려져있는 것은 아닐까.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하시지 마시라. 만우절의 사례를 보면 거짓말에 대해서 웃자고, 해학으로서 받아들임은 꽤나 오래된 인류의 전통이 아닌가 싶다. 즉 거짓말에 잘 속는 사람의 경우 환경의 변화나 외부의 위험에 즉각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등 적응에 문제가 있다는 점 등을 본다면 진화론적으로도 적자생존의 걸러냄의 한 역할이 아닌가 싶다.

영국 속담에 진실이 최선의 정책(Honest is the best policy)이라는 말을 영어책에서 읽고 암기할 당시에 나는 어떻게 진실이, 정식이 최선의 정책이 될까 하고 궁금해 하고 의심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한 걸음만 밖으로 나가면 온통 거짓말 천지인 이 재미있는 지옥에서 거짓말이 최선의 정책이라는 말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거짓말의 능력이 권력의 척도라는 말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영국 속담을 마음 가득히 담아야 할 것이며 진실과 정직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관대작들의 귀여운 거짓말을 조금 더 세련되게 도와줄 방법은 없을까. 오로지 공부만 하고 또한 승진을 위해서 가정도 버리고 취미도 상사의 그것에 맞추느라고 심신이 출세로만 지향하는 이들에게 <거짓말 잘하기2> 같은 교양과목을 대학에서 개설하면 어떨까. 그리고 김기봄(春), 최순시일야방성대곡 같은 분을 강사로 추천하면 어떨까. 웃자고 드리는 말씀이니 그 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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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