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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원

충북학연구소장

다산 정약용의 '소학지언(小學枝言)'에는 "천자(天子)에게는 간쟁하는 신하 7명이 있으면 무도하더라도 천하를 잃지 않고, 제후에게는 간쟁하는 신하 5명이 있으면 나라를 잃지 않으며, 대부(大夫)에게는 간쟁하는 신하 3명이 있으면 무도하더라도 집안을 잃지 않으며, 사(士)에게 간쟁하는 친구가 있으면 아름다운 이름을 잃지 않으며 아버지에게 간쟁하는 자식이 있으면 의롭지 않은 곳에 빠지지 않는다"라는 '효경(孝經)'의 글을 인용하고 있다. (박석무 글 참조) 그런데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동체의 질서나 가치를 훼손하는 일들을 보고도 못 본척, 신고를 하지 않음은 물론 잘못된 것인지 아닌지 조차 관심이 없는 것일까.

얼마 전 금연구역에서 빰을 맞은 임산부의 문제만 해도 그렇다. 흡연자들은 잘 모르는 진실은 다름 아닌 담배 냄새가 상당히 멀리 가고 아울러 무척 고약하다는 것이다. 나 역시 오래전에 담배를 끊었지만 담배에서 전해오는 아련한 느낌 그리고 구수한 냄새의 매력은 알지만, 출근길에 맡게 되는 담배냄새는 심한 말로 시궁창 쓰레기 냄새보다도 불쾌하다고 나는 매번 느낀다. 대개의 경우 흡연자가 무안해 할까봐 혹은 보복을 당할까봐 대놓고 말을 못하고 비겁한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지만 보행 중 흡연은 지적받아야할 일이 아닐까. 또한 교통신호 위반이나 꼬리 잇기, 불법유턴 역시 그저 그런 문제가 아니지만 장애인구역의 비장애인 주차만큼 불편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막상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들의 상황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비장애인이 장애인 구역에 잠시잠깐이라는 핑계로 주차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할 것이다.

어디 이뿐이랴. 한 여름에 시내를 걷다보면 상가 마다 가게 유리문을 밖으로 열어 놓아서 다른 데에 신경을 쓰다가 걷다보면 유리창에 머리를 박기 일쑤이다. 유리문을 안으로 열어놓아도 될 것을 굳이 밖으로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하지만 그렇다고 가게에 들어가서 안 그래도 불황이라 마음이 불편해 하실 분들을 괴롭힐 수는 없는 일, 그냥 지나간다. 이렇듯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작은 혹은 무심결에 느끼는 불편과 불만은 사실상 큰일은 아니라고도 치부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작 큰일은 최소한 도 단위의 혹은 중앙정부 차원의 외교나 안보와 같은 일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울러 이러한 큰 일은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큰 만큼 우리의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은 여론조사와 선거 및 지역구 의원 등등에게 의견 전달하기와 같은 방식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지금 여기서 정작 중요한 것은 직장과 같이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에서의 즉 위계질서가 분명한 곳에서의 상사의 잘못에 대해서 언급하기가 아닐까. 이른바 다른 생각은 위험한 생각이라는 발상은 거창하게 말해서 인류 진화에도 방해가 되었고 요즘과 같은 다양성의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몸을 사린다. 특히나 엄숙하고 권위적인 리더 앞에서는 마냥 넋을 놓고 몸을 사리고 아울러 높은 사람은 다른 생각을 말하는 사람을 낙인을 찍어서 비난한다. 아마도 이러한 행태는 생존 본능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어느 것이 우선일까. 공동체일까 개인일까. 분명한 것은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것은 참으로 불편한 일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러나 그러한 지적, 간쟁, 異見으로 인해서 사회는 조직은 부패하지 않으며 사회는 더욱 발전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용기를 내시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나는 나중에 할 생각이다. 하하 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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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