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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관의 현대미술 산책 - 변상봉(1942~2008)

성(性)=생명의 아름다움

  • 웹출고시간2011.04.17 18:25:0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한국화가 변상봉(卞相奉)은 충북 청원군 북일면 우산리에서 태어난 우리 고장 출신 한국화 화가이다. 청주 중·고등학교를 졸업하였으며, 홍익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한 정통 한국화 코스를 밟은 대표적인 화가 중 한 사람이다.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청주 출신으로 변 화백의 선배가 되는 화가로는 이재호(전, 인천교대 교수), 하선용(전, 서원대 미술과 교수), 이석구(전, 공주대 미술교육과 교수) 화백이 있으며, 청주에 정착한 화가로는 홍병학(충북대 명예교수) 화백이 1년 선배가 된다. 변 화백은 우리 고장 출신 화가로 고향에서 활동을 하지 못하고 끝내 타향에서 운명한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1977년경, 이석구 교수는 경동중학교에서, 변 화백은 동덕여고에서, 조각가 김경화 교수는 한성여고에서, 필자는 고려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교편을 잡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었다. 동향 출신 선·후배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교직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주 만날 수 있었으며, 지금의 재경충북작가회가 탄생한 것도 이들 네 사람이 국제화랑(당시 인사동 소재 화랑으로 충주 출신 서양화가 어양우씨가 운영했음.)에 모여 의기투합하면서 가능했던 것이다.

동향 출신으로 비교적 일찍 대학 교수로 부임한 김경화 교수의 권유로, 이석구 화백, 변상봉 화백도 경남대학 미술교육과 교수로 부임하게 된다. 몇 년 후, 김경화 교수와 이석구 교수는 공주대학 미술교육과로 직장을 옮기지만, 변 화백은 그곳에 남게 되며 마산 작가로, 경남도전 초대작가로 이 지역에 뿌리를 내렸다. 변 화백은 한 때, 고향 청주 소재 대학으로 직장을 옮기고자 노력했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그곳에서 운명하게 되여 더 큰 아쉬움을 남게 하는 작가이다.

변 화백은 국립현대미술관 현대미술초대작가로, 한국화 그룹을 대표하는 시공회와 창조회의 회장과 회원으로 활동을 하였고, 잠시 청주대학교 회화과에 출강하기도 하고, 충북도전의 초대작가로 청주 화단과의 인연을 갖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작품 활동을 마산에서 하였다.

변상봉 화백은 80년대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동양화 화가들이 화재(畵材)로 다루는 산수(山水)와 화조(花鳥)를 다루지 않았다. 그는 한국화 화가들 중에서 일찍이 현대미술의 새로운 세계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회화세계의 현대화를 통하여 정체성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한 몇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

회화의 창조의 근원은 '생명력'(Vitality)과 '기하학'(Geometry)에 있다. 생명력이란 자연의 원초적 현상과 힘을 상징하는 것이며, 기하학이란 인간이 만들어낸 조형적 질서의 미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은 생명성을 추구하는 것인가, 조형성을 추구하는 것인가로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어지고, 그의 예술의 성격을 판단하게 된다. 변상봉의 작품세계는 오로지 영원한 생명률을 위한 '생명'을 재탄생시키려는 처절한 몸부림에서 그의 예술의 가치를 볼 수 있다. 그의 예술의 생명성은 '성(性)'에 있다.

공-바라밀다8402

변상봉 作, 재료 : 화선지+파라핀+채색+먹, 86×74cm, 1984년 작

구지 직접적으로 거론하자면, 그의 작품을 구성하는 이미지는 남성의 성기와 여성의 누드이다. 1992년 이후 작품의 주제가 되어 발표된 연작 「空一波羅密多」시리즈는 「般若波羅密多心經」의 사상을 담고 있는데, 「波羅密多」는 범어를 한자로 옮긴 말로서 '저 언덕에 이른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현실 세계(此安)를 넘어 이상 세계(彼岸)에 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의 작품의 이미지로 등장하는 남성의 성기 같은 버섯모양 형태의 동어반복적(同語反復的) 구조는 에로틱하기보다 생명과 존재에 대한 시공을 초월한 구도적 자세를 찾고자 하는 변 화백의 사상을 담고 있다. 변 화백의 또 하나의 중요한 소재였던 '누드' 작품 또한 생명의 신비와 생동의 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가 말하였듯이 "인간과 자연, 이것은 사유에 있어서 주체와 객체의 두 개의 축이다. 한 쪽은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 그 자체에 관심을 가졌고, 다른 쪽은 그 주체가 바라보고 있는 대상 그 자체에 흥미를 나타내는 것이다." 작품 「공-바라밀다8402」는 필묵(筆墨)으로 자연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창조자의 의미를 재현하고자 한 동양화가 변상봉의 '생명률'을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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