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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관의 현대미술 산책 - 박석호 화백(1919~1994)

마음에 선율을 울리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작가

  • 웹출고시간2011.01.23 18:11: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서양화가 박석호 화백은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다.

시골 청년이 화가의 꿈을 이루겠다는 신념을 갖고 무작정 상경하여 1949년에 창설된 홍익대학 미술학부 제1회 입학생이자 졸업생이다. 대학 재학시절 6.25동란이 발발하여 전 국토가 황폐화 된 처참한 모습을 체험하면서 미술학도 박석호의 생활의식에 일대 변화를 갖게 된다.

해방이 되었어도 일제시대 선전(일제 총독부가 주관한 조선미술전람회)에 길들여져 있던 보수주의 화단에 홍익대학의 탄생은 한국미술의 새로운 여명을 알리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 기점이 된다. 그 후 한국화단은 국전파와 반 국전파 양 세력 간의 극한적인 대결 현상이 대두된다.

종전이 된 이듬해 사회 전체가 어수선하던 시기였던 1954년, 박 화백은 모교 강사로 대학 강단에 서게 되며 1965년 말까지 홍대미대에서 조교수로 재직하지만 학내 교수 파동으로 당시 서양화과 학과장이었던 이봉상 교수와 함께 퇴직하게 된다.

그 후, 이봉상 교수와 함께 운영하던 국제미술학원(서대문 사거리 신영극장 뒤편에 있었다.) 스튜디오에서 작품 제작을 하고 있었는데, 필자가 박 화백과 처음 만난 것도 이곳에서 이었다. 한국 서양화 화단이 사실과 추상이라는 미술양식의 이분법적 형식에 양분되어 갈 때, 박 화백의 당시의 그림은 사실과 추상을 동시에 아우르는 중용적 방법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 화백의 화풍은 엄밀히 말할 때 사실적 표현이 아니라 구상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구상은 사실과 달리 객관적인 진실을 존중하지만 눈에 비치는 그대로가 아니라, 주관적인 해석을 통한 자연의 긍정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박 화백을 다시 만난 것은 그 후 약 1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뒤인 1977년이다. 이 당시 박 화백은 그림을 그리는 일 이외는 어떠한 미술운동에도 사회적 활동에도 참여한 일이 없이 화실에서 작품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박 화백은 항상 겸허하고 청정한 그의 성격 때문인지 절대로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고독한 생활을 즐겼다. 그의 그림은 자연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대상에 근거를 하고 있음에도 결코 재현적 묘사법에 의존하지 않고 있었다. 서구미술의 전통적 사실주의가 아닌 새로운 구상법에 의하여 자기만의 독자적 공간성을 만들어 내고자 한 것이다.

"박석호의 작품에서 그의 새롭고 독자적인 공간성이란, 그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그의 개별적인 심성과 감수성에 기초하여 자연의 대상적 세계나 사물의 형상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현대회화의 초기에 야수파가 도달한 강렬한 표현적 충동이나 에너지 같은 것이 담겨 있다."(미술평론가:김인환)는 말처럼 그의 회화는 그 자신만의 심중에서 울려 퍼지는 마음의 선율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어부들

53×65cm, 캔버스 위에 유채, 1992년

ⓒ 박석호 作
최근까지 대청호미술관 기획전으로 열리고 있는 충북에서 살다 간 미술인 『어제의 작가전』에서 박석호 화백의 작품을 만나면서 필자의 마음은 남다른 감회가 스쳐간다. 한 때 스승이자 대 선배 작가이신 박 화백님은 충북 출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나에게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셨던 기억들이 새롭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 중에서 '현대미술 산책' 시리즈에 실린 작품 '어부들'은 그가 즐겨 그리던 소재들 부두, 어부, 출어, 기다리는 사람들, 해변 등 중에서 한 점이다. 빠른 필치의 선묘로 그려진 이미지들 위에 다시 텁텁한 붓질과 나이프를 이용한 터치들이 중첩되어 나타나고 있는 마티에르는 유화작품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그의 화풍은 그가 평소에 프랑스 화가 조르즈 루오를 좋아하던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듯 싶다. 고독하고 내성적인 화가 박석호의 작품 형성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끼친 화가는 아마도 루오였지 않나 싶다.

너무나 인간적인 화가 박석호는 자연을 중시하지만 보이지 않는 자연의 내면의 빛을 통하여 마음의 선율을 그린 화가이다. 박석호 화백은 안승각, 임직순과 함께 충북 출신 대가의 반열에 오른 구상화가 중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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