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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침수 140분간 뭐했나" 비탄 속 침묵

SNS 폭발·도민도 격앙, 하루 종일 곳곳서 한숨
서해페리호·대구지하철 이은 대형참사에 악몽

  • 웹출고시간2014.04.17 20:20:10
  • 최종수정2014.04.17 20:20:10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청해진해운 세월호 여객선에서 고등학교 학생들에 의해 구조돼 부모를 찾는 6살 권지영 어린이를 위로하고 있다.

꿈 많은 사춘기 청소년을 포함한 280여 명의 국민이 사라졌다. 구명조끼를 입혀 밖으로 밀어냈던 엄마와 오빠를 찾지 못해 평생 한(恨) 맺힌 삶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어둠 속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생존 사실을 세상이 알리고 싶었던 여학생의 절규는 한반도 전역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뒤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꿈 많은 고등학생의 외침은 5천만 국민의 뇌리에 박혀 가슴을 답답하기 만들었다.

선진 7개국 정상회담(G7)과 유럽연합(EU) 의장국, 그리고 신흥시장 12개국 등 세계 주요 20개국을 회원으로 하는 G20 가입국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대한민국은 지금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를 극복할 능력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

지난 16일 오전 진도군 관매도 인근 남서방 1.7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천852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이 사고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나선 안산 단원고 학생과 승객, 승무원 475명 가운데 이날 오후 8시 현재 179명만 구조됐고, 9명은 사망했으며 278명은 생사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다.

1993년 10월 10일 전북 부안군 위도에서 여객선 서해 페리호가 침몰했다. 모두 292명이 사망한 서해 페리호 침몰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사고 당일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사고 이틀날인 1993년 10월 11일 전국체육대회 개막식과 광주과학기술원 기공식, 대법관 임명식 등에 참석한 뒤, 이틀 뒤인 10월 13일에 사고 지역인 위도를 방했다.

사고 3일째 서울 강남병원을 방문(10월 14일)하고, 당시 이계시 교통부 장관과 염태섭 해운항만청장을 경질했다.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시 중구 중앙로역에서 대형 지하철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92명(신원 미확인 6명)이 사망하고 모두 148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사고 즉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지시했고, 총리와 행자부 장관은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김 전 대통령은 퇴임식(2003년 2월 20일)과 퇴임 만찬(2월 21일), 군의장대 사열(2월 24일) 등을 취소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사고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정부는 대형참사가 발생할 때 마다 이처럼 신속한 조치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그럼에도 참사는 끊이지 않았다. 국민들이 재발방지 약속이 이뤄지지 않은 세월호 침몰을 인재(人災)로 지적하는 이유다.

사고 발생 이튿날인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여객선 침몰 현장을 방문했다. 정부가 또 다시 내놓을 재발방지 약속이 국민들의 가슴에 어떻게 다가설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도민들은 이날 하루종일 SNS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의 무능력을 성토했다.

완전 침몰까지 140분이 소요된 상황에서 전원을 구조하지 못한 당국과 승객들의 목숨을 외면한채 자기만 살겠다고 바다에 뛰어들은 승무원들을 원망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대형 사건·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해 인류를 구원하며 능력을 자랑했던 대한민국의 위기관리 능력이 땅바닥에 떨어진 날 도민들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시민 정모씨(58·청주시 상당구 문화동)는 "오늘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아이들의 절규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무엇이 안전한 대한민국이고, 어떤 것이 국민행복인지 믿기 어렵다. 아비규환의 세월호에서 사망한 우리 모두의 아들·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졌다"고 울분을 토했다.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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