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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2.30 14:08:31
  • 최종수정2013.12.30 14:08:31

변혜정

충북도 여성정책관

고양이가 슬프게 우는 바람에 밤새 뒤척였다. 즐겁게 노래를 부르는 것 같지는 않았다. 배가 고파서일까· 아니면 사랑의 향연일까· 다양한 이유들이 떠올랐다. 아마도 정확한 답은 고양이가 우는 장소에서 고양이들을 밤새 관찰해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뒤척이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고양이는 언제까지 울었을까·

그 울음을 듣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필자처럼 생각만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개 짝짓기를 위한 유혹의 고성이라고 단순하게 해석되기도 하지만 고양이가 우는 이유는 너무도 다양할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더 정확한 이유를 찾아서 고양이 울음을 그치게 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고양이 울음을 듣고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들은, 고양이보다 더 많은 힘을 가진 자들이라는 것이다. 과연 힘이란 무엇일까· 누가 그러한 힘을 많이 가진 자들일까·

대통령이나 도지사 등만이 힘을 가진 권력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그들도 무엇인가 다른 소리를 내는 자들을 살피라고 제도적으로 잠시 힘을 부여받았다. 또한 아이보다 부모가, 학생보다는 선생이, 직원보다는 상사가, 빈자보다는 부자가, 어르신보다 젊은이가. 여성보다는 남성이 권력자라고 믿어왔다. 상대방에게 무엇인가를 해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자 말고도 타인과 소통하여 무엇인가를 해 줄 수 있다면, 당신도 권력자이다.

그런데 권력자가 상황을 살펴 어떤 문제가 해결되기도 있지만 동시에 침묵할 수도 있기에 약자의 울음이 멈추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침묵하는 권력자는 진정으로 힘을 가진 것은 아니다. 침묵하지 않는 진정한 권력자가 되기 위해, 꼭 새겨야 할 세 가지가 있다. 한국에서는 <개미>라는 소설로 유명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상상력 사전>에서 말했듯이, '내가 말한 것'과 '상대방이 듣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나와 상대방의 이해 사이에는 수많은 차이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나도 '내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과 '내가 말하고 있다고 믿는 것'과 '내가 말하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다. 상대방도 마찬가지이다. '그대가 듣고 싶어 하는 것'과 '그대가 듣고 있다고 믿는 것' 그리고 '그대가 듣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상대방이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어찌 상대방이 나와 같겠는가·

그러니 진정한 권력자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그들의 관점에서 듣는 것이다. 권력자가 듣고 싶은 자신의 관점이 아니라 상대방의 관점에서 귀를 기울이는 것! 그리고 왜 그들이 그러한 말을 하는지 권력자는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권력자는 말을 아껴야 한다. 많이 듣지만 많이 말하지 않는 것! 이것이 진정한 권력자의 소통 방식이다.

그리고 또 하나 ! 나만 힘을 가진 것이 아니라 상대방도 힘을 가졌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아이, 학생, 직원, 어르신, 빈자도 힘을 가질 수 있다. 권력자들의 힘이 더 이상 진정성이 없을 때 그들도 저항하고 반격하여 권력자가 될 수 있다. 권력이 도처에 있다는 '푸코'라는 학자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상황과 맥락에 따라서 권력은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

그러면 당신은 2013년 올해, 권력자로서 진정한 권력을 행사하였는가· 서로 묻고 솔직하게 답해보자. 2013년 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다. 2013년 아듀! 안녕이다. 내일이면 2014년이다. 2014년! 약자의 울음을 그치게 할 수 있는 권력자들의 새로운 안녕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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