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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6.18 16:02:1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혜정

충북도 여성정책관

지금 어른들이 어렸을 때 과연 아빠와 어디를 갔을까? 1970년대 아빠와 외출을 할 수 있었을까?아빠와의 외출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드물 뿐 아니라 상상할 수 없었다. 필자도 졸업식에서의 아빠 참석과 2번의 여름휴가, 그리고 가족탕의 기억만이 있을 뿐이다. 아빠는 언제나 바쁘신가보다 했다. 그렇다면 아빠와 이야기를 하고 지냈는가· 퇴근 후 하루일과를 체크하시는 아빠와 만나기보다 필자는 일찍 잠을 청했다. 아빠는 엄마보다 무섭고 엄격하셨기 때문이다. 물론 자상하셨지만 표현하지 않으셨다. 그래도 사적인 자리에서 아빠와 가족탕에 가본 기억을 이야기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놀라면서 부럽다고 했다.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은 아빠와의 추억이 별로 없다는 것이 가끔씩 안타깝다. 최근 MBC '일밤-아빠! 어디가·'를 보다보면 아이들과 아빠들의 솔직한 행동들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필자의 어린 시절이 자꾸만 생각난다. 지난 16일 방송된 '아빠! 어디가'도 엄마 없이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캠핑을 떠나는 모습이 공개됐다. 어렸을 때 친구들끼리 했던 술래잡기, 무궁화꽃도 하면서 서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표현되었다. 부럽다.

그런데 1970년대의 아빠들처럼 요즘 아빠들도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않나보다. 아빠가 일을 줄이고 놀아달라는 주문이 많다. 이처럼 <아빠 어디가> 프로그램은 아이들과 소통하는 아빠들의 성장기이다. 아빠들이 아이들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면서 아이가 누구인지, 자신들이 누구인지를 배운다. '엄마가 아닌 아빠들'의 소통과 성장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재미있다.

엄마들은 임신 출산의 과정을 통해 자식들과 조금 더 가깝게 소통한다. 또 출산의 고통, 수유의 어려움 등을 경험하면서 자신들의 한계를 경험한다. 또 밥을 챙겨주고 옷을 사주고 친구, 공부도 챙기면서 자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된다. 이처럼 자식들 옆에는 항상 엄마가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스스로 어른이 되어간다고 말한다. 아이로 인해 속 끊으면서 과거의 자신들을 돌아보고 자신의 어머니들에게 감사한다.

그러나 아빠들은 어떠한가· 정말 재미없게 기계와 문서, 그리고 직장 내 이해관계와 만나면서 자신의 속을 깊이 경험하지 못한다. 또 꼬물꼬물한 아이들의 욕구에 대처하지 않으니 어린이/약자를 대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그러니 자기표현이나 소통에 서툴 수밖에 없다. 뿐 만 아니라 일에 치여 항상 피곤하다. 정말 아빠/남성들이 불쌍하다. 충청북도는 남성들의 일가족양립 뿐 아니라 표현과 소통이 어려운 남성들을 위한 행복캠프(가칭)를 기획중이다. 남성들도 이러한 캠프가 필요하다고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남성들이 자신들을 돌아보면서 행복을 기획할 캠프도 필요하지만,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밤 10시까지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한 직장문화의 변화이다. 또 아빠가 일차적으로 돈을 벌어오고 엄마가 가사와 양육을 책임지는, 이 사회의 변화이다.

물론 아빠들도 개인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아빠들의 일이 많다면 개인적 노력만으로는 힘들다. 일 다 하면서 피곤한 상태에서 아이들과 놀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필자도 일에 치이면서 남성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주중 내내 일하다가 주말에 집에 가면 꼼짝하기 싫다. 대화하기도 힘들다, 가족들이 무엇을 하자고 해도 귀찮다. 여성의 일가족 양립정책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이나 남성들의 일가족 양립이 당연한 사회를 기대한다. 2043년, 지금 아이들이 30년 후, 아빠를 즐겁게 기억하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또 아빠와의 특별한 추억이 없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표현하지 못하는, 은퇴를 준비하는 남성들도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다 함께 놀고, 쉬고, 소통하는 삶을 기획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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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