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3.05.20 17:50:4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혜정

충북도 여성정책관

요즘 너무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여 전 국민이 혼란 상태이다. '아침을 열며' 라는 지면에서 다시 거론하기도 부끄러운, 공직자의 방미 수행 중 인턴사원 성추행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주중에는 뉴스도 듣지 못하다가 일요일에 사이버 공간을 통해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전 대변인 윤** 사건 인턴성추행이라는 기사 제목을 보고 클릭도 하지 않았다.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B급 영화 같은 사실에 정말 많은 사람들은 혀를 차고 있다. 그러나 전에도 최** 전 사무총장이 여기자를 성추행하고 '식당아줌마로 착각했다'고 변명했다. 또 강 && 전 의원도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안## 전 당 대표의 '룸에 가면 자연산을 찾는다' 등의 성희롱 발언도 있었다. 다 유명인들이다. 그러더니 결국 미국에서 성추행사건이 발생했다. 정말 부끄럽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사건은 '개인'의 품격 없음의 문제로 취급되며 피해자를 비난하기기보다 국 격을 손상하는 문제로 지적받아 여성피해자에 대한 나쁜 여론은 그리 많지 않는 듯하다. 그럼에도 피해자가 미국시민권자이고 가해행위자가 공직자라는 이유에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관심을 갖는 것은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다고 한다. 만약 비슷한 사건 피해자가 열악한 지위에 있는 여성이었다면 이렇게 일파만파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을까·

물론 어떤 행위도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른 의미를 부여받는다. 같은 행위라 할지라도 누가 어떤 시공간에서 행했는지에 따라 비난을 더 받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이 대중의 공분 아래 지탄받는 것은 바람직하나 왜 비난하고 분노하는지 그 원인과 배경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필자는 공직자 윤리라는 차원에서 그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그 개인을 비난하기보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지 우리 사회에서 원인을 찾아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싶다(그래서 개인의 이번 행위에 대한 판단과 비난은 잠시 미룬다).

일단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의 원인을 점검해보자. 왜 행위자는 인턴을 가이드로 인식하며 성추행을 했을까? 술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과연 술만이 문제일까· 평소의 고정관념과 행동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물론 식사 중의 가벼운 술은 건강에도 좋다. 그러나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의 술은 일단 문제이다. 또 술이 있으면 여자가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그리고 술자리에 동석한 여성들을 성적대상으로 여기지는 않았는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가이드라는 발언은 그래서 의미있다. 상대방 여성을 동료로 대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상대여성은 비록 인턴일지라도 보조 역할을 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서 조직 내에서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일시적 동료이자 파트너이다. 따라서 지위관계에서 복종해야 하지만 상호 협조하는 미래의 여성'동료'일 수 있다. 그런데 상하관계에서 하위 지위에 있는 여성들은 상사에게 저항하기 어렵다. 특히 상사가 술을 권하거나 전화로 불러낼 때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어렵다. 그러므로 권력관계에서 '거절하기 어려운 것을 청하는 사람'은 자신의 요구가 상대방에게 어떠한 부담을 주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요즘 갑을 관계에서의 갑의 배짱 주장과 요구에 대해서 비판이 많다. 이제까지 당연하게 행해져왔던 갑의 권력에 대해 성찰하라는 신호이다. 이번 사건을 치유할 수 방법도 바로 이것이다. 성범죄 예방은 법과 제도의 마련 뿐 아니라 법제도의 실행에 대한 강력한 사회적 의지, 그리고 권력관계에 대한 성찰이다. 따라서 더 이상 부끄러운 일로 혀를 찰 것이 아니라 나의 의식과 행동부터 점검해보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잘 모르면 부드럽게 가르쳐주자. 물론 여성들도 원하지 않은 일을 요청받을 때는 단호하게 거절하거나 거절하지 못했을 때는 아는 사람에게라도 상의하자. 그리고 누군가가 이러한 일로 어려워하면 상호 지원하자! 분명 이러한 실천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바로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성추행 등의 성범죄는 개인적 문제 이상의 이 사회의 권력관계와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이 만든 사회적 문제인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