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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혜정

충북도 여성정책관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묻는다. 묻는 내용과 장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필자는 있는 그대로 말하는 편이다. 그것이 기억력이 나쁜 필자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옆에 보고 있던 한 공무원이 필자에게 조심스럽게 충고한다. 그 때는 대답을 하지 않거나 '하얀 거짓말'을 살짝 하는 것이 상황을 좋게 하는 것이란다. 특히 공무원은 어떤 상황을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대답을 유보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충고였다.

하얀 거짓말은 조직 사회에서 타인과 잘 지내는 '필요한 거짓말'일 수 있다. 또 '조직구성원으로 항상 긴장한다'는 자기 관리의 방법이자 조직을 보호하는 방법이기도 한다.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상황을 어렵게 할 수 있으며 인간관계를 못하는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러 일로 바빠 자신이 할 일을 하지 못했다면 왜 그 일을 하지 못했는지 질문을 받는다. 때로는 일을 못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질문받기도 한다. 물론 동료나 상사 등 누가 묻는지에 따라 상황이 다를 수 있다. 또 조직 외 사람이 물을 수도 있다. 이 때 당황한 응답자는 침묵하거나 사실 또는 거짓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몸이 아팠어요. 그럴 사람 아닙니다, 죄송해요'라는 하얀 거짓말이 묻는 사람의 순간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다. 이처럼 묻는 상황을 나름 통제하는, 하얀 거짓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자 일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이나 때로는 변명일 수 있다.

우리는 '늑대와 양치기 소년'이라는 오래된 이야기를 알고 있다. 양치기 소년이 습관적으로 하는 거짓말이 무서운 결과를 발생시키니 거짓말은 나쁘다는 교훈이다. 또 '여우와 신포도'라는 이야기도 알고 있다. 자신이 먹을 수 없는 포도가 시어서 먹지 못한다는 자기 합리화에 대한 비판적 교훈이다. 그러나 '하얀 거짓말'은 거짓말과 변명에 대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불안한 시대에서 인간관계와 자기계발을 위한 권장덕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확실한 것은 하얀 거짓말이 인간관계의 독소조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윤리전문가 부르스 와인스타인 박사는 인간관계를 잘하는 방법으로 윤리 지능(Ethical Intelligence)을 가지라고 추천한다. 직장에서 성공하고 가족관계를 튼튼하게 유지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윤리적으로 똑똑하기'를 주문한다. 윤리지능이 높은 사람은 자존감이 높고 배려심이 있으며 문제 상황에서의 해결능력이 있다. 갈등과 혼란이 적으며 자신의 선택과 결정이 후회가 적다는 것이다. 이러한 윤리지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과 학습을 통해 타인을 존중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우리는 '하얀 거짓말'보다는 '윤리지능'을 키워야 한다. 하얀 거짓말이 윤리지능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상황을 모면하는 '까만 거짓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외 일을 하다가 업무를 하지 않았지만 아프다고 거짓말을 한다거나 다른 사람을 모함할 수 있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면서 말로만 걱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상황이라고 생각하고 판단해보자. 친한 친구의 딸인 부하직원이 업무 외의 일을 하면서 지각 등으로 본연의 근무를 잘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상사가 당신이 신뢰하는 부하를 비난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중학생 딸과 놀이공원을 갔는데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입장료가 두 배차이가 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때 판단의 기준이 '일관된 원칙'과 '타인을 배려하는 진정성'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그리고 하얀 거짓말도 자주 하면 습관이 된다는 것, 이렇게 습관화된 거짓말은 당신의 윤리지능과 신뢰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명심하자! 타인은 바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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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