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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6.03 16:52:3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혜정

충북도 여성정책관

단양(丹陽)! 붉은 태양아래의 분홍 철쭉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고 같이 사는 식구는 작년부터 야단이다. 분홍이라는 색상이름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신비로운 그 꽃들에 대해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초록과 분홍의 조화는 산세와 어울려 절묘한 느낌이란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꽃들은 어렵게 소백산에 올라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다 한다.

저번 주말에는 18명의 부부동반 모임으로 단양 소백산 철쭉제에 갔다 왔다. 15년 동안 이 모임에서는 매년 함께 여행을 한다. 이번에는 필자가 충청북도에 머무른다는 이유로, 그리고 사람 키처럼 높이 자라는 철쭉나무를 그리워하는 남편의 제안으로 단양이 추천되었다. 필자 역시 푸른 삶의 즐거움이라는 청 생 락(靑 生 樂)을 표방하는 31회의 소백산 철쭉제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여행을 자주 하는 회원들의 성향으로 내심 걱정은 되었다. 해외에서 살았던, 또는 해외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한국여행의 진가에 대해 폄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필자는 단양팔경 중 남한강 주변과 소선암 주변을 선택했다. 그리고 단양의 맛 집을 종류별로 골랐다. 단양의 먹거리 마늘이 주재료인 마늘솥밥정식, 남한강에서 잡힌다는 쏘가리 매운탕, 산에서 직접 채취한 버섯으로 만든 버섯전골, 마늘로 다져진 떡갈비 등 나름의 스토리로 음식을 소개하였다. 여행 중에서 먹거리는 볼거리만큼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음식은 일단 성공했다. 먹음직스럽고 실제로 맛있었다. 그리고 친절했다. 단지 미리 소개받지 않고 책자로 찾아서 가기에는 음식정보나 스토리가 약했다.

회원 중 몸이 불편하신 분이 있어서 결국 4시간 산행을 해야 하는 소백산을 오르지 못하고 말로만 듣던 철쭉제는 분재로만 느꼈다. 분재이지만 그 꽃들은 너무 아름답고 신비로왔다. 그리고 산행 대신 '느림보 강물길'을 선택했다. 느림보 강물길이라는 길 이름과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 회원들은 하늘의 기운(天氣), 산의 기운(木氣), 물의 기운(水氣)까지 합쳐서 최적의 산책길이라고 칭찬 했다. 제주도 올레길보다 낮다고도 했다.

그런데 아뿔사! 길을 잘못 들어서인지 느림보 강물길이 끊기더니 갑자기 공사길이 나왔다. 물론 18명의 지혜를 모아 다시 길을 찾아 배까지 타고 도담삼봉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하늘과 나무 그리고 물이라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한적하다는 것은, 공사길의 황당함과 뜨거움을 불식시켰다. 그래도 회원들은 단양 여행에 대한 여러 가지 제언을 하기 시작했다. 단양이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와 추억거리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생 딸이 행글라이더를 타러왔다가 그 이상의 볼거리가 없어서 심심했다는 이야기부터 충북단양이 이렇게 아름답지만 이렇게 모르는 것은 홍보가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여행정보가 다양하고 친절하지 않다며, 18명의 회원들은 충북단양에 대해서 애정을 갖기 시작했다. 또 강물을 따라 걷다가 쉬어가는 멋진 테라스 카페라도 있으면 더 좋겠단다.

단양 사람들, 그리고 충북사람들은 단양이 익숙하고 주변지인들에게 언제나 쉽게 묻을 수 있기 때문에 정보의 중요함을 알지 못한다. 나도 주변의 공무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만족도 높은 여행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앞으로 단양은 1박 2일, 2박 3일 코스 등의 여행기간, 부부, 모녀, 부자, 동창생, 가족 여행 등의 여행 동반자, 그리고 힐링, 체험 등의 여행목적 등을 고려한 여행상품을 다양하게 만들면 좋겠다. 그래서 라인 강변을 따라 고풍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유럽과는 또 다르게 단양만의 아름다움을 스토리 화 했으면 좋겠다.

산과 물이 있는 지역, 단양의 스토리를 위해 더 공부를 하면 좋겠지만 이런 공부를 대신하여 전달할 수 있는 '붉은 태양 스토리텔러'를 기대한다. 쾌적한 여행을 위해 도움을 준 단양군민들에게 감사하며 또다시 단양을 즐길 수 있도록 필자도 온갖 아이디어를 내고 싶다. 멋진 태양아래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봄, 여름, 가을, 겨울 단양 여행을 자주 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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