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건도 예비후보 가짜 미투 희생자일까

2018.03.11 14:41:04

류경희

객원 논설위원

정치권에 닥친 미투 폭로의 풍랑이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를 덮쳤다. '김시내'란 작성자는 민주당 충북도당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세 차례에 걸쳐 우건도 예비후보의 성추행사실을 게시했다.

'진실입니다'라는 제목의 세 번째 글에서는 현재 충북도청 공무원이라며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도 했다. 현직 공무원 신분이라서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설명과 함께다.

우건도 예비후보를 공격한 '김시내'의 주장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지난 2005년 6월, 우건도 예비후보가 도청 총무과장 재직 시절의 일이라고 했다.

당시 작성자는 청주에서 근무하다 타 지역으로 발령이 났는데, 상사였던 우 과장이 '원거리 출퇴근으로 힘들겠다'면서 방법을 찾아보자며 저녁자리를 제안했다고 한다. 김시내는 자신의 어린 아이들까지 걱정해주는 고마운 과장님과 청주사람이면 한번쯤 자장면 맛을 봤을 시내 중국집에서 식사를 하며 연태고량주를 나눠 마셨다고 했다.

식사 후 자리를 옮긴 노래방에서 성추행을 당했는데, 자신이 거부하자 "처녀도 아니면서 왜이래·"라며 모욕했던 우 후보의 행동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제발 이런 성추행 피해는 우리 대에서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우건도 예비후보가 인사권을 가진 직위를 이용해 하위직 여직원을 성추행했다고 올린 미투 게시글에 전 국민의 시선이 모아졌다. 글의 진위여부가 가려지지 않았지만 미투로 달궈진 사회분위기는 무조건 우건도 후보를 파렴치한 성추행범으로 손가락질 했다.

마지막 게시글을 올린 시점이 공교롭게도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사실이 공개된 6일과 겹쳐졌는데, 그 덕에 우건도 후보의 비행사실 폭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며 안희정 사태의 최고 수혜자로 우건도 예비후보를 꼽는 비아냥거림까지 돌았다.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는 '평생 그런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미투 폭로글을 강하게 부정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번지는 미투 분위기를 악용해 충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가장 강력한 여당 후보인 자신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기 위한 못된 음모라며 우 예비후보는 분을 참지 않았다.

미투 폭로로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들이 세상 억울한 사람이 자신인양 하나같이 일방적인 성폭행 사실을 부정하고 있지만, 우건도 예비후보의 경우는 정말 억울한 음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 후보 측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게시자 '김시내'가 올린 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2005년 6월 우 후보가 총무과장으로 근무할 때의 일'을 지적했다. 작성자의 말과는 달리 우건도의 총무과장 근무기간은 2005년 7월25일부터 그해 9월4일까지로 6월에는 총무과장이 아니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게시자 김시내가 13년 전 과장님과 마셨다는 술을 지적했다. 작성자는 중국음식점 경화반점에서 마신 술이 '연태고량주'였다고 정확히 밝혔으나, 우 예비후보는 2010년 전후부터 연태고량주를 업소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중국 음식점 주인의 증언을 증거로 제시했다. 해당 음식점에 주류를 납품하고 있는 업체도 연태고량주를 2005년 납품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해 주었다고 했다.

이번 사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우건도 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우 예비후보 관련 미투 폭로 글을 작성자가 홈페이지에서 모두 삭제한 것도 미심쩍다.

우 예비후보 측은 작성자를 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및 명예훼손, 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민주당 도당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3건의 글 모두가 충북도내에서 작성됐고, 일부는 작성자가 도청 IP로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충북도청 공무원이라는 김시내의 신원은 거짓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충북도청에서 우건도 미투 글을 작성한 '김시내'의 실체와 가면 뒤의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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