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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쇄박물관 가짜 증도가자 어찌하나

'옛 활자인 것은 맞다' 문화재청 애매한 결론
환불 등 법적 조치는 어려워

  • 웹출고시간2018.02.08 18:35:05
  • 최종수정2018.02.08 18:35:06
[충북일보=청주] 청주고인쇄박물관이 고액을 들여 구입한 '증도가자'가 가짜로 확인됐으나 문화재청이 모조품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려 박물관 측이 환불 등의 절차를 밟지 못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지난 2010년 K대 N교수가 증는가자라고 인정한 감정 평가서를 믿고 개당 1200만 원씩 총 7개의 활자를 8000여만 원에 구입했다. 그러나 이 활자는 지난해 문화재청으로부터 다른 곳에 보관된 102개 활자와 함께 최종 증도가자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도 활자가 "모조품은 아니고 오래된 활자인 것은 맞다"고 해 판매자에게 환불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처음부터 이 활자가 가짜일 것이라고 의심했으나 이를 증명하지 못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 감정한 결과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통보 받았다. 국과수는 고인쇄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증도가자 7개의 CT촬영에서 글자 테두리 부분에 이중으로 보이는 단면을 발견했고, 활자 뒷면에 땜질한 것 같은 흔적, 먹을 덧씌운 흔적을 발견했다. 이에따라 고인쇄박물관 보유의 활자는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문화재청은 그동안 증도가자라고 주장해 온 다보성미술관 소장 101개, 국립박물관 소장 1개 등 102개의 활자를 대상으로 탄소연대 측정, 서체 분석, 소장처 확인 등 7년간의 조사 끝에 증도가자는 아니라는 최종 판결을 내리고 보물 지정을 보류했다. 이에따라 같은 종류의 고인쇄박물관의 활자도 가짜로 확인된 셈이다.

청주고인쇄박물관 측은 "모조품으로 드러날 경우 구입처인 N교수에 활자를 돌려주고 환불을 요구할 예정이었으나 증도가자는 아니지만 모조품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려 환불 요구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증도가자는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한 보물 758호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찍을 때 사용한 금속활자를 뜻한다. 증도가자가 진품으로 확인되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보다 최소 138년 앞선 금속활자 유물이 되는 것이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다.

한편 가짜 증도가자 101점을 소장하고 있는 다보성고미술관장 김종춘씨는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으나, 증도가자를 진품이라고 주장한 N교수는 검찰이 불기소 처분해 학계에서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N교수는 증도가자 활자 감정 과정에서 교수들의 서명을 위조하고 도굴 의심의 문화재를 청주고인쇄박물관에 맡긴 혐의(사문서 위조, 도굴·도난 문화재 취급 혐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됐었다. 그러나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났고 박물관에 맡긴 유물은 은닉이 아니라며 불기소 처분한바 있다.

/ 조무주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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