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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9.02 16:40:4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보다 138년이나 빠른 금속활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지학자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최근 서울 인사동 고미술 컬렉션인 다보성미술관이 소장한 금속활자 100여점을 분석, 이중 13세기 초의 금속활자본인 증도가(원명,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찍은 금속활자 증도가자(證道歌字)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확인된 자는 명(明), 소(所), 어(於), 보(菩), 선(善), 평(平), 방(方), 법(法), 아(我), 복(福), 불(不), 자(子)자 등 모두 12자에 달한다. 이 금속활자로 인쇄한 증도가는 현재 전하지 않고, 금속활자본 증도가를 번각(飜刻)한 목판본은 현재까지 전하고 있다. 남 교수에 따르면 "증도가자는 그 주조 및 사용시기가 13세기로 추정되고, 청주 흥덕사자(興德寺字)가 지방에서 만든 활자인 반면 증도가자는 중앙에서 주조, 사용한 활자"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청주 시민들은 상당히 헛갈리고 당황하는 모양이다. '직지가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줄 알았는데 이보다 앞선 금속활자가 나왔다면 챔피언 벨트를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주하면 '직지심체요절'이 아이콘으로 작용하다시피하고 대다수의 시민들이 이로 인해 상당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졌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가 상당한 충격으로 와 닿고 어떤 문화적 박탈감마저 느끼게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로 인해 현존하는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으며 그 위상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책과 활자를 구분하지 않고 단순 비교했다는 점이다. 이번에 밝혀진 고려시대의 증도가 금속활자는 금속활자로 찍은 책이 아니라 금속활자 자체였다는 점이다. 이를 육상에 비유하면 높이뛰기와 멀리뛰기를 함께 놓고 기록을 재며 우열을 가리는 것과 같은 어이없는 일이다. 종목이 다르면 기록도 다르고 챔피언도 다른 법이다. 만약 이번 조사에서 금속활자본 증도가가 나왔고, 그것이 많은 학자에 의해 고증된 결과라면 군말 없이 직지는 챔피언 벨트를 내놓을 것이다. 현존하는 증도가는 목판본이고 그 이전에 찍은 것은 직지보다 앞섰다는 금속활자본인데 아쉽게도 증도가의 금속활자본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증도가 금속활자의 발견과 관계없이 직지심체요절은 현존하는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이다.

오히려 증도가를 찍은 금속활자의 발견은 우리나라가 금속활자문화를 세계 최초로 이룩했다는 점을 더욱 강조시켜주는 사건이다. 직지와 증도가는 인쇄문화 국가로서의 권위를 더욱 다져주는 상호 보완적 관계이지 어느 것이 더 오래됐나를 따지는 경쟁적 관계가 아니다. 고려시대 금속활자는 증도가가 더 오래됐고 금속활자로 찍은 책은 직지 하권뿐이니 활자와 책은 실과 바늘처럼 짝을 이루는 선에서 조망되어야 한다.

직지를 일컬으매 '현존하는'이라는 수식어를 앞에다 굳이 붙이는 것은 그 이전에 고금상정예문, 증도가 등 금속활자본이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아쉽게도 현재까지 전해지지 않지만 말이다. 증도가 활자와 금속활자본 직지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더군다나 증도가 활자가 학계 및 유네스코에 공인된 것도 아니다. 증도가의 출현에 직지가 주눅들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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