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남권희(서지학 전공) 교수는 논란이 일자 지난해 하반기 증도가자 일부 금속활자에 대한 탄소연대 분석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한 바 있다.
그 결과, 이번에는 1차 분석 때보다도 더 오래 된 연대분석 결과가 나왔다. 홍 박사는 이에대해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때보다 더 올드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4점 금속활자에 묻은 먹을 분석했으나 이중 1개는 신뢰도가 낮아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며 "나머지 3점에서는 1차 때보다 더 올드한 값이 나왔다"고 밝혔다.
홍박사는 "먹은 숯이 주재료"라며 "정황상 금속활자 제작 당시보다 더 오래된 나무를 먹재료로 사용하면 이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2차 합친 5점 금속활자 먹에서 비슷한 값이 나온 것은 유의미한 것"이라며 "5점 모두 조선시대 값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반기 1차 분석 때는 '佛'자의 경우 1030~1160년에 속할 확률이 68.2%, 1010~1210년에 속할 확률이 95.4%로 나타났다.
또 다른 금속활자인 '悲'자 경우도 1210~1270년에 속할 확률이 68.2%, 1160~1280년 사이가 95.4%의 확률을 보였다.
2점 금속활자 모두 직지가 제작된 1372년(공민왕 21)보다 월등히 앞서는 결과였다. 이번에도 시료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최소 138년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직지=현존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이라는 사실은 계속 유효하다 해도 직지가 지녔던 위상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 이론상 금속활자는 모(母), 그것으로 찍어낸 활자본(책)은 자(子)의 관계가 되고 있다.
따라서 청주시와 고인쇄박물관은 직지의 위상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논리 개발과 함께 고인쇄 영역을 보다 다각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박사의 이같은 분석 결과는 오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고려시대 금속활자 증도가자' 학술 발표회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남교수 등의 사회로 진행될 이날 발표회에서는 △고려 금속활자 연구사 △금속활자의 주조 방법과 기술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의 성립과 판본 △증도가자의 개요와 특징 △증도가와 증도가자의 서체 분석 등의 내용도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 조혁연 대기자
☞증도가자
증도가의 권말에는 1239년 당시 무신정부의 제1인자였던 최이(崔怡)가 각공들을 시켜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 금속활자판 증도가를 목판으로 복각, 이를 찍어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