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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자' 진위 놓고 분석자간 공방 치열

강태이 국과수 연구사 "위조 가능성 커" 주장
남권희 경북대 교수 "서지학적 정보 부족" 지적
고인쇄박물관도 위상 '흔들'… 전문성 결여 비난

  • 웹출고시간2015.11.01 19:01:35
  • 최종수정2015.11.01 20:40:37
[충북일보] 속보=국내 최고의 연구진들에 의해 현존 최고(最古)의 금속활자에 도전하는 '증도가자'가 '진품과 위조품' 논쟁에 휩싸였다.<28일자 1·2면, 30일자 1면>
이른바 위조된 증도가자를 진품값에 치르고 소장하던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위상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충남 부여군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강태이 공업연구사는 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하던 증도가자가 인위적으로 조작됐다는 내용이 담긴 '금속활자의 법과학적 분석 방법 고찰'을 발표했다.

강태이 연구사는 분광비교분석기와 X선 형광분석기, 컴퓨터 단층 촬영장치, 3차원 스캐너 등을 이용해 표면·외관검사, 성분 분석, 서체 비교, 전직도 검사 등을 통해 "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한 '증도가자' 3점 등 고려금속활자 7점은 위조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이어 고인쇄박물관 소장 '증도가자'의 금속활자 CT에서 나온 이중(二重)의 균일한 단면을 위작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하고 "'증도가자'로 분류된 '受(수)' 자에서 먹을 덧씌운 흔적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서지학자인 남권희 경북대학교 교수는 "국과수 발표 자료는 금속활자의 주조방법, 문화재 보존과학적, 서지학적 정보 부족으로 인한 잘못된 해석과 판단"이라고 위조 가능성에 대해 반박했다.

남 교수는 "고대 청동유물의 부식 상태를 보면 다른 금속과 달리 내부에서부터 부식되는 경향이 있다"며 "CT 상에 나타난 활자의 단면이 이중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표면과 내부의 밀도 차이에서 이중구조로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위를 둘러싼 공방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국내 유일의 고인쇄전문박물관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국과수에 의해 가짜로 지목된 금속활자 7점에 대한 유입경로를 놓고 경찰에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고 박물관 운영에 대한 전문성 결여문제가 또다시 비난받고 있다.

고인쇄박물관은 현존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直指心體要節·이하 직지)'이 간행된 흥덕사지가 확인된 후 인접 부지에 1992년 3월17일 개관했다.

직지가 지난 2001년 9월4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후 그해 11월 문화관광부로 부터 전국 최우수 박물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물관 맞은 편에는 지난 2013년 9월2일 금속활자 전수관과 2014년 3월20일 근현대인쇄전시관을 차례로 개관하며 인쇄관광 삼각벨트를 구성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주요 관광지로 주목받았지만 국과수의 조사결과로 '가짜 증도가자'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면서 전문성을 키우기보다는 몸집을 키우는 데만 열중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박물관이 청주시 산하 사업소로 운영되다 보니 박물관장 자리는 늘 청주시 4급 공무원들의 '의자'로 전락해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년 국제행사인 "직지 코리아(2016년 9월1~8일)' 개최를 계기로 프랑스국립도서관으로부터 직지를 일시 대여를 추진해온 노력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도가자 파문을 계기로 조직진단과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문화계는 물론 공직사회에서도 나오고 있다.

청주시의 한 간부 공무원은 "공무원 입장에서는 자리가 하나 줄어들 수 있겠지만 고인쇄박물관이 고인쇄전문박물관이라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진단과 전문가 등용 등 장기적인 운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박물관 운영과 조직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도가자는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한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보물 758호, 이하 증도가)'를 찍을 때 사용한 금속활자로, 현존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보다 138년 이상 앞서고 있다.

/ 안순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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