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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0.03 16:08:54
  • 최종수정2017.02.26 15:22:15

류경희

객원 논설위원

만일 자신이 파마나 염색으로 손상되지 않은 건강한 모발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아름다운 기부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 백혈병이나 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아이들을 위한 머리카락 기부다.

25㎝이상 길이의 자른 머리카락이 썩 바람직하지만, 빗질 중에 빠진 긴 머리카락이라도 30가닥 이상 모아 한국 백혈병 어린이재단 등에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재단은 이렇게 모아진 머리카락으로 가발을 제작해 독한 약물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소아암 환우들에게 선물한다. 누구나 쉽게 실천 가능한 생활 속 기부다.

화학약품에 시달리지 않은 가장 좋은 상태의 머리카락을 재단이 요구하는 까닭은 파마나 염색을 시술한 머리카락이 가발을 만드는 과정에서 녹아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성년자에게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아동질병사망 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아암이 매년 1천600여 명에게 발병하고 있다. 가장 흔한 것이 급성백혈병이고, 뇌 및 중추신경계, 비호지킨림프종, 갑상선암, 간암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안타까운 일은 소아암이 최근 5년간 연평균 3.1%씩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아암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발암물질에 노출된 병력이 거의 없으므로 예방이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성인 암에 비해 성장이 빠르고 조직이나 장기 깊은 곳에서 발생해 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화학요법에 대한 반응이 좋아 성인암보다 치료 결과가 좋은 편이라니 그나마 다행이다.

소아암 환우들에게 머리카락 기부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계층과 연령의 구분이 없다. 태어나서부터 길렀을 머리카락 25㎝를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한 5세 어린이도 있었다. 이름도 귀여운 이하란 어린이는 "머리카락을 친구들한테 선물을 주게 되어 기분이 좋다"며 머리카락이 짧아져서 오히려 편하다고 웃었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 감탄한 윌리엄 워즈워드의 시가 이래서 나온 모양이다. 소아암 환우와 가족들에게 소아암 환우를 위한 적극적인 관심인 머리카락 기부는 무엇보다도 큰 응원일 게다.

'의리'가 트레드마크인 배우 김보성의 의미 있는 삭발식도 인상 깊은 행사였다. 김보성은 지난 달 소아암 어린이 돕기 로드FC 데뷔전 기자회견을 마련한 자리에서 "소아암 아이들과의 의리!"를 외치며 행사장에 입장, 환우들에게 머리카락을 기증하기 위해 긴머리를 삭발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 소아암 환자들의 친구들이 함께 삭발을 하는 일이 많다고 들었다'며 아픔을 함께 나누고 또 위로하고자 삭발에 나서게 됐다고 이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부상 위험이 따라다니는 종합격투기 데뷔를 결정한 것도 소아암 환자 아이들을 돕겠다는 마음에서였다는데 '모발 길이가 25㎝ 이상 돼야만 기부가 가능하다고 해서 지난 1년 여간 머리를 계속 길렀다고 했다. 무척 답답했지만 그래도 '소아암 환자들과의 의리'를 생각하면 자를 수 없었다는 김보성의 맨머리가 어떤 헤어스타일보다 멋지게 느껴진다.

지난 주말, 한국 소아암부모회가 주최한 제4회 국토순례 프로젝트 '희망! 세상을 이야기하다' 충청권 도보행진이 충북대학교병원에서 발대식을 가지고 사흘간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소아암에 대한 지역의 관심을 기대하는 간절한 호소가 모두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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