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5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8.03.04 14:57:53
  • 최종수정2018.03.18 14:24:08

류경희

객원 논설위원

청주대학이 개교 이래 최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제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된 면직교수 조민기 때문이다. 경찰은 조민기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성추행을 했다는 피해자 다수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확보된 조민기의 성추행 혐의는 변경되거나 추가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청주대 연극학과 학생들은 선배이며 교수인 조씨로부터 여학생들을 보호하려는 '조민기 매뉴얼'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여학생 혼자 오피스텔에 두지 말 것. 여학생 호출 시 남학생이 필히 대동할 것. 동석한 남학생은 교수의 오피스텔에서 술 취하지 말 것' 등의 매뉴얼은 고약한 손님을 경계하는 유흥업소의 지침으로 오해할 수준이다. 폭군처럼 군림했던 파렴치한 교수 아래서 어린 학생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조민기는 다양한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해 온 배우다. 그를 좋아하는 팬 층 또한 제법 두터웠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했는데, 부산의 학림사건인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변호인'에 출연해서라고 알려져 있다.

피해 학생들의 증언이 이어지자 뒤늦게 혐의를 인정했으나, 처음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을 때 조민기는 이를 강하게 부정했다. 성추행 논란에 대해 그는 "성추행 및 중징계는 모두 명백한 루머고,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불쾌해 했다.

종편채널과의 인터뷰에서는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것을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한 애들이 있더라, 노래방에서 나와 수고했다며 안아준 것은 격려였다"고 우겼다.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는 적반하장식의 반박도 서슴지 않았다.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라 와 있었다"면서 "학교에서 음해가 계속되면 난 있을 이유가 없다. 이제는 나 하나 다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족까지 다치겠다싶어 진술서를 쓰고 1차 사표를 제출했다"고 맞섰다.

성추행 논란이 터질 당시, 청주대학교 측이 발표한 입장은 학생들에 대한 걱정과 배려에 차 있는 듯 보였다.

"학교 측의 입장은 이전에도 지금도 동일하다. 학생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현재 청주대는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았고,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신분이 노출되거나 하는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고민 중이다. 학생 인권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경찰과 협의할 계획이며 신속한 처리도 부탁할 방침"이라는 청주대의 인터뷰를 보며 학생을 생각하는 학교의 의지가 미더웠다.

그런데 대학 측의 약속이 단지 얄팍한 언론용 면피수단이었던가 보다. 최근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들은 조민기 논란과 관련해 모교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내용은 이렇다. 지난 2018년 2월 23일 졸업식 당일 연극학과 학생회는 청주대학교 학생처에 조민기 교수 성폭력 사태를 무분별하게 취재하고 있는 취재진으로부터 재학생들을 보호해 줄 것과 인력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회의 요청을 거부했다. 취재진이 몰릴 시 소란스러울 것을 우려하여 연극학과 졸업생을 본교 졸업식에서 배제하는 황당한 결정까지 내렸다.

연극학과 졸업생들은 학교가 연극학과 재학생들을 보호할 의무를 져버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민기 사태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에 대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발표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들에 대한 실망도 크다.

성폭력 반대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 모임의 첫 번째 요구는 조민기 전 교수의 성폭력 사건을 묵인하고 축소한 교수진과 청주대학교의 공식 사과다.

졸업생들로부터 재학생들의 신변을 보호하라는 항의를 받고 있는 청주대의 처신이 황당하다. 학생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없는 학교를 학교라 할 수 있을까. 모교(母校)라는 말이 무색한 청주대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