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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0.17 18:17:11
  • 최종수정2017.02.26 15:22:29

류경희

객원 논설위원

밥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은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충격이다. 밥 딜런의 음악에 심취했으나 그를 시인이라 생각해보진 않아서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도 밥딜런의 작품을 '귀를 위한 시'로 표현했다. 상당히 애를 쓴 티가 나는 문학적 표현이긴 하나 왠지 작위적인 변명처럼 여겨진다. 아무튼 유명가수가 그 어렵다는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셈이다.

의식 있는 저항가수로 유명한 그는 팝의 레전드가 된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g in the wind)'등 반전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20세기의 우상이 된 사람이다. 블로잉 인 더 윈드는 '바람만이 아는 대답'으로 번안되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그의 노래가 20세기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대중가수에게 꼭 노벨문학상을 안겨야 했나 라는 점은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밥딜런의 문학상 수상은 전력이 있다. 2004년 자서전 '크로니클스(Chronicles)'를 펴냈는데 그해 미국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어 내셔널북어워드를 수상했다. 2008년에는 "특별한 시적 힘을 가진 작사로 팝 음악과 미국 문화에 깊은 영향을 끼친"공로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내셔널북어워드를 수상한 밥딜런의 자서전이 표절시비에 휘말린 일이 있었다. 유명인들의 자서전이 대부분 대필로 출판되는 것과는 달리 그가 직접 타이프를 치며 쓴 책으로 알려진 이 책의 내용 중 미국의 소설가 잭 런던의 글이 그대로 인용되었던 것이다. 열을 받은 잭 런던은 밥딜런을 고소했다.

2001년에 발표한 '사랑과 도둑질(Love and Theft)'도 일본의 소설가 주니치 사가의 글을 끼어 넣은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표절 시비에 대한 딜런의 해명은 죄의식이 없었다. "인용은 포크와 재즈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오랜 전통이며 멜로디와 리듬이 더해진다면 무엇이든 당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딜런은 대답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한다"는 부연설명도 잊지 않았다.

자신은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지 표절의 잣대를 들이 댈 작가가 아니라는 인터뷰로 읽혀진다. 그의 노래 가사처럼 바람만이 아는 대답인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같은 밥딜런의 행태에 대해 "딜런의 수상을 비판하는 이들은 그가 타인의 표현을 빌려 자신의 창작물에 맞게 사용하곤 했던 습관을 지적한다"고 비꼬았다. '밥 딜런이 문학인가(Is Bob Dylan Literatur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다.

전업문인이 아닌 문학상 수상자가 밥 딜런만은 아니다. 1953년엔 영국의 정치가 윈스턴 처칠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 1950년엔 영국의 사상가 버트런드 러셀이 사회운동 참여로, 1927년엔 프랑스의 철학가 앙리 베르그송이, 1902년엔 독일의 역사학자 테오도어 몸젠이 테오도시우스 법전 편찬 등의 업적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프랑스의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는 까뮈가 1957년에 받은 상이라 하여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했다.

비문인 수상자라고는 하나 이들은 전문문인 못지않은 뛰어난 필력으로 집필활동을 했기에 수상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없었다. 그래서 밥 딜런을 역대 비문인 수상자와 비교하기엔 아무래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

노벨문학상에서의 문학이 순수한 문학이 아니라 언어나 문자로 표현한 예술활동을 모두 쓸어 담는 것이라면 문학상이란 이름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반전과 평화, 자유, 저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했다면 밥딜런에게 문학상보다 평화상을 주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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