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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1.07 13:50:23
  • 최종수정2018.01.07 13:50:23

류경희

객원 논설위원

류여해와 홍준표의 다툼이 해를 넘겼다. 점점 막나가는 말싸움이 가히 점입가경이다. '두 사람이 전생에 부부'였다고 한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의 비아냥거림이 어쩌면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깐 든다.

새해가 열리자마자 터진 시빗거리는 두 사람이 잡았던 손에 대한 진실공방이다. 지난 3일 밤 TV 종편 채널의 신년특집 방송에 출연한 홍준표 대표는 "주막집 주모 손은 왜 잡고 다녔냐"는 전원책 변호사의 짓궂은 질문을 받았다.

작년 5월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합동연설을 마치고 류 전 최고위원과 다정히 손을 잡고 회장을 빠져나가는 자료화면을 두고 던진 말이었다.

감정의 골이 깊어서겠지만 홍 대표는 그런 적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지가 먼저 내 손을 잡았다며 "옆에 와서 잡는데 어떻게 뿌리칠 수 있겠느냐. 당시 당 대표 경선 때라 손을 떨칠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잡았다"고 변명했다.

이런 모욕에 반응을 자제할 류여해가 아니다. 류 전 최고위원은 당장 자신의 SNS에 반박의 글을 올렸다. '영감탱이인 홍 대표가 행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자신의 손을 잡고 주물럭거리며 웃었다'는 것이 류여해의 주장이다.

당시 상황에서 손을 뿌리치기가 어려웠다며 속상하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런 걸 견뎌야 정치를 하는 건가 고민했다"는 아픈 심경도 함께다.

누구의 주장이 맞나싶어 사진 속 손을 확대해 보았다. 사진으로만 보면 어떤 사람의 말이 맞는지 판단이 불가하다. 류여해와 홍준표는 손깍지를 끼고 있다. 류여해의 엄지손가락이 힘 있게 홍준표의 손등을 감싸 쥐고 있는 것을 보면 굴욕을 참고 할 수 없이 잡힌 손은 아닌 것도 같다.

옆 사람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생각을 물었더니 서로 좋아 죽겠다는 표정을 보면 모르겠냐고 지청구를 준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 모두 이를 드러내고 드물게 환히 웃는 모습이다. 심지어 두 사람은 맞잡은 손을 위 아래로 흔들며 걸었다고 한다.

전원책의 질문, 홍대표의 변명, 류여해의 반박, 이 3종 세트가 일부러 연출한 것처럼 수준이 비슷하다. 이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품위와 가치를 지켜나가겠다는 대표적인 보수인가 의심이 간다.

지난여름 류여해는 깜짝 스타로 등극했다. 거침없는 언행으로 '여자 홍준표'라 불리며 입당 4개월 만에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에 오른 것이다.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후보의 '미안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누굽니까' 발언을 헤비메탈 음악에 버무려, 각각 '애비메탈'과 '누구메탈'이라 이름붙인 패러디 영상을 선보였던 기타리스트 더 훗(The HOOT)은 사투리 억양이 섞인 류여해의 "이건 아니야~ 정말 이건 아니야~" 화법을 패러디해서 영상으로 만든 뒤, '이건아니메탈'이란 이름으로 유튜브에 올리기까지 했다.

"자유한국당 류여해님께서 시조새 창법을 시전하사 고승덕, 안철수와 함께 메탈 삼대장의 반열에 오르셨다"며 대중 예술인이 희화 영상을 만들었을 만큼 화제성이 있던 인물이 류여해다.

그런데 '여자 홍준표'에서 '홍준표 저격수'로 전환한 류여해를 홍준표 대표가 어디가지 감당할 수 있을까. 당에서 내쳐진 류여해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이다.

정치계에 발을 들여 놓았으나 국회의원 신분도 아니고, 전임 교수가 아니니 매인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지켜야 할 것이 없는 자유인을 이기기는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류여해는 홍 대표보다 이십여 년 차이지는 연배가 아닌가. 후배와 다퉈서 이겨도 망신스러운 것이 우리의 정서다.

자고 일어나면 불거지는 욕설공방에 대해 흥미보다 지겹다는 여론이 지배적임을 모를 리는 없을 텐데, 류여해보다 추락하는 홍준표의 위신이 더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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