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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두

청주시립미술관

뮌헨대학 도서관 로비에는 세계적인 공간디자이너의 미끄럼틀이 놀이시설처럼 자리하고 있다. 미끄럼틀의 의도는 공부와 학문연구에 지친 학생들에게 잠깐의 일탈과 휴식을 제공하고 이용객들에게 심미적, 창의적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설치된 체험 가능한 공공 조형물이다. 최근 들어 도서관은 엄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조건하에 다양한 감각 충족을 가능하게 하는 놀이 공간으로, 즉 지식정보 서비스에서 업그레이드된 소통과 공감의 도서관으로 변모하고 있다.

충북 최대 규모로 지난 5월 개관한 오창호수도서관은 개관하자마자 난감한 불만으로 고처를 치러야했다. 이유인 즉 학습공간을 요구하는 민원과 휴게시설이 아직 오픈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황당한 기사였다. 보고 싶은 책이 없다 라든가, 책이 적다라든가, 사고의 전환을 위한 색다른 무엇이 아닌 개인적인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도서관의 공간 구성까지 바꾸게 했다. 현대인들의 삶속에서 자신의 목표를 위해 단순한 구조의 편리를 찾을 수도 있지만, 도서관은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공간은 아닌 듯하다. 도서관의 뜻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온갖 출판물이나 기록물들을 모아서 보관해 두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을 말한다. 그렇다. 도서관도 미술관과 박물관처럼 수집과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수장, 보관의 기능을 하며 책 읽고 싶은 도서관,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자료들이 보관되어 있는 도서관이 본연의 기능일 것이다.

오창호수도서관의 중심은 물론 간판 그대로 도서관이다. 그것도 충북에서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이점에서 시작이 어찌되었건 도서관으로의 근본적인 정체성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일부에 의해 공간구성과 용도의 변경이 아닌 도서관 본연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미래의 방향성을 생각해야 한다.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은 백년, 아니 천년을 바라보고 계획하고, 그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 백년을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수집하고, 도서관 이용객들이 그곳에 가면 어떤 서적과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야한다. 그것이 도서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 아닌가, 자리를 차지한 고시생들의 독서실이 아닌, 지역의 역사서와 문인들의 자료들부터 편하게 볼 수 있는 국내외 다양한 서적들을 열람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천장까지 가득한 서재의 책들로 뒤덮여 무한한 상상과 지적 쾌락을 충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창호수도서관에는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이 2층에 자리하고 있다. 그 시작으로 <맥, 청주지평전>을 7월 2일 개관을 통해 선보인다. 오창호수도서관이 도서관 본연의 역할과 함께 문화공간으로서 기능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오창 호수도서관은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발전가능성이 무한하다. 하지만 자칫 도서관의 조용한 분위기를 그르칠 수 있는 불편한 동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미술관과 도서관의 융합이 어떻게 이용객들에게 전달될 것인가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고민하게 된다.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관계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면 어떨까. 넓은 로비공간과 계단은 설치작품으로 채우고, 전시장에서는 책 또는 인문학과 관련된 전시를 생각해 본다. 오창호수도서관과 오창전시관의 동거는 일반적인 미술관의 공간이 아닌 도서관이라는 공간속에서 창의적 상상과 심미적 감성이 함께 공존하기에 서비스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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