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우리 직장 스타 - 현대百 충청점 손현숙씨

'칭찬의 힘' 전파하는 에이스 매니저
고3 담임 칭찬 영향 매사에 열의 갖게 돼
매일 남들보다 30분 먼저 출근 개장 준비
오뚝이처럼 쓰러지지 않는 '또숙이'

  • 웹출고시간2013.07.23 20:02:4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하늘에 해가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점포는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하늘에 별이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장부엔 매상이 있어야 한다.

김연대 시인의 '상인일기' 중 첫 구절이다.

손현숙(48·사진) 현대백화점 충청점 (주)손정완 점장은 매일 이 한편의 시로 판매사원의 마음가짐을 바로 잡는다.

"판매에는 기술이 없어요. 단지 고객과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친근한 관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죠."

백화점이 문을 연 지난해 8월.

10년 가까이 일했던 흥업백화점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백화점이 개점한지 2달 만에 서비스 정신과 책임감을 인정받아 1기 CS(Customer Satisfaction-고객만족) 탑 매니저로 임명됐다.

지난 1월에는 베스트 매니저로 선정됐고 이어서 4월에는 22기 에이스 매니저로 뽑혀 전국 현대백화점 우수 판매사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그는 "그저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을 뿐"이라며 에이스 매니저 목걸이를 소중히 어루만졌다.

지금의 그를 이 자리까지 오게 한 것은 아주 작은 칭찬 한마디였다.

경북 영일군이 고향인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우체국 직원이었던 아버지가 원인도 알 수 없는 병을 2년 동안 앓다 숨져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성장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대구로 오게 된 그는 시골 출신인데다가 아버지도 일찍 여읜 처지 때문에 도시 생활에 늘 주눅 들어있었다.

그랬던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것은 고교 3학년 담임이었던 하동천 교사의 칭찬이었다.

"선생님은 제게 항상 잘한다, 착하다며 칭찬을 해주셨어요. 사소한 칭찬이었지만 마음에 새겼고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 매사에 열의를 갖게 됐죠."

칭찬의 힘을 알려준 하동천 교사는 손 점장에게 백화점과 연을 맺는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효성 여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면서 학비를 마련키 위해 대구 동아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백화점 일이 어느 순간부터 손에 익더니 학교생활보다 더 즐거워졌다.

누군가를 만날 겨를도 없이 바쁘게 살던 중 1984년 대학교 2학년 때 미팅에서 만난 연정희(52)씨가 마음에 들어왔다.

당시 직업 군인이었던 연씨는 고향인 청주를 떠나 대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연씨는 손 점장의 사소한 부분까지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1989년 4월 결혼식을 올리며 행복한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불행은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1993년 매일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던 연씨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갑작스럽게 남편이 쓰러지자 박 점장은 당시 3세였던 아들 연성은(24)씨와 5개월 된 딸 연성이(22)씨가 혹여 아버지를 일찍 여읜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힘겹게 자랄까봐 막막했다.

남편이 눈을 떠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그의 기도 덕분이었을까.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 같던 연씨가 언제 쓰러졌냐는 듯 건강을 되찾았다.

남편의 회복기 동안 손 점장은 사직동 국보제약 골목에서 로드샵을 운영하며 가사를 책임졌다.

1995년부터 3년 간 매일 새벽마다 자신의 몸집만한 가방을 둘러메고 동대문 시장에서 물건을 떼와 장사를 했다.

몸은 고됐지만 남편이 건강을 되찾았다는 데 감사하며 힘을 냈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좌우명으로 시련과 고난을 딛고 일어났다.

주변에선 그런 그를 오뚝이처럼 쓰러지지 않는다며 '또숙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부지런하게 일해 온 그는 이제는 한 숨 돌릴 만한데도 나태해지는 게 싫다며 오히려 더 힘을 내고 있다.

매일 오전 9시30분 직원들보다 30분 정도 먼저 출근하는 그는 일기 예보를 들으면서 날씨에 따라 상품 진열을 바꿔가며 개장 준비를 한다.

바쁜 생활 리듬을 깨고 싶지 않아 웬만해선 개인 휴무도 쓰지 않고 있다.

"일할 수 있을 때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일하고 싶어요. 더 열심히 해서 최고의 서비스 매니저가 될 거에요. 그래서 제가 쌓아온 노하우를 매니저가 꿈인 청년들에게 가르치며 그들의 힘이 되고 싶어요."

어려웠던 지난 날 자신이 작은 칭찬 한마디에 변화된 것처럼 자신의 고객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칭찬과 격려를 이어가며 칭찬의 힘을 전파하고 있다.

"칭찬은 어려운 게 아니에요. 상대방의 아주 사소한 부분에 집중하다보면 누구라도 칭찬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어요. 그 작은 부분에 대한 칭찬으로 상대방의 삶이 달라질 수도 있어요. 저처럼요."

지금까지 거쳐 온 삶의 장면 중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웃는 그에게서 근심이라곤 전혀 찾을 수 없었다.

/ 임영훈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