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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천

청주상의 관리부장

석양이 지는 로렐라이 언덕 위에서 황금빛 긴 생머리를 한 어여쁜 아가씨가 천상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근처를 지나던 뱃사공들은 신비로운 노래와 아름다운 여인의 미모에 넋을 잃고 한 눈을 팔다가 그만 거센 물결에 휩쓸려 배가 침몰하고, 뱃사공들은 목숨을 잃습니다.

라인강을 왕래하는 뱃사공을 홀려 침몰시킨다는 로렐라이 언덕의 인어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서양에서 표현하는 인어의 모습은 언제나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여성입니다. 그런데 이런 아름다운 인어 아가씨가 '듀공'이라는 수중동물로 인해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설이 있습니다.

듀공은 본래 육지에서 생활했으나 몇 차례 지구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특이하게도 대부분의 동물이 수중에서 육지로 진화한 것과는 반대로 수증동물로 진화하였습니다. 듀공은 몸길이가 약 3미터 정도나 되는 포유류로 바다속에 살면서도 신기하게 5분에 한번씩 수면위로 나와 숨을 쉬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듀공은 육상동물의 얼굴형태, 유선형의 몸체 그리고 가슴부분의 커다란 젖 때문에 멀리서 보면 흡사 그 모습이 새끼를 앉고 젖을 먹이는 사람처럼 보이고, 숨을 쉬기 위해 바다위로 머리와 꼬리를 내미는 모습이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과 같아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옛날 바다를 항해하는 개척자들과 선원들은 듀공을 인어라고 굳게 믿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이름이 듀공인 것도 말레이어로 바다의 아가씨. 혹은 인어를 가르키는 duyung에서 나온 것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듀공이라는 생소한 이 동물을 여수 엑스포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인 아들과 단둘이 기차를 타고 찾아간 여수 엑스포장.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붐비는 엑스포장에서 만난 듀공은 너무나도 친근하고 사랑스런 모습이었습니다.

개체수가 워낙 적어서 인지 엑스포장에서도 실물을 접할 수는 없었지만, CG로 재현된 듀공이 와이드 스크린에 나타나 관람객들과 생생한 현장대화를 나누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신기함과 반가움으로 처음 접한 듀공이었는데 여수엑스포의 주제동물이 된 이유를 설명하는 영상을 보고난 후에는 녀석의 축처진 눈만큼이나 그 모습이 너무 슬퍼보였습니다. 듀공은 인어를 닮아서도 아니고 육지에서 바다로 진화해서도 아니고, 전세계에 얼마남지 않은 희귀종으로 무분별한 해양개발과 해양오염으로 인해 그 개체수가 줄어 현재 멸종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엑스포의 주제동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멸종위기종 듀공을 통해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알려준 여수엑수포. 관람객들이 엑스포장의 화려함에 심취해 그저 즐거움의 장으로만 여긴 것이 아니라, 환경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메시지를 듀공을 통해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엑스포장을 나오며 잠시나마 가져 보았습니다.

인간으로부터 환경이 얼마나 위협받고 있는지는 최근 이상기후 현상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봄 내내 이어진 가뭄, 여름의 살인적인 폭염과 집중호우 그리고 어제와 오늘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까지. 이상기후 현상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구의 자정능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지구의 자정능력 약화는 결국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하고 동식물의 멸종을 초래합니다.

듀공도 그 대표적인 피해자 중의 하나입니다. 바다의 인어로 불리던 온순하고 사랑스런 듀공이 해양환경오염 때문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인류도 언제 듀공과 같은 운명에 처할지 모릅니다. 태풍 볼라벤의 위력을 실감하며, 엑스포장에서 만났던 듀공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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