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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천

청주상의 지식재산센터장

아침 6시. 어김없이 울리는 모닝콜. 오늘도 스마트폰 알람소리에 잠을 깬다. 이렇게 스마트폰과 시작한 하루. 온종일 스마트폰과 혼연일체가 된다. 이메일 확인하고, 페이스북 친구만나고, 실시간 뉴스보고, 주식시세 확인하고, 친구들이 보내주는 카톡자료 보며 히히덕거리고, 잠시의 짬만 나면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뭐 그리 궁금한 게 많은지.

이 뿐만이 아니다. 날씨확인, 지도검색, 일정관리, 음악듣기, 사진찍기, 게임하기, 쇼핑하기, 동영상보기 등등.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기능들을 사용한다. 새로운 어플이라도 나올라 치면 금새 다운받아 기능 익히기에 바쁘다. 전화 주고 받는것이 부수적인 기능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오죽하면 스마트폰 때문에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말이 생겼을까? 요즘 젊은 부부들은 침대에서도 서로의 스마트폰에 집중하느라 바쁘다고 하니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그냥 웃어넘기기에는 왠지 씁쓸한 마음이 든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의 상당부분 또는 전부를 지배해 버렸고 생활패턴과 습관을 바꾸어 놓았다. 물론 이로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과 의존은 우리 일상생활에 정신적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가끔 중요한 순간에 집전화번호는 물론이고 본인 휴대폰 번호가 갑자기 생각이 안난다든지, 아는 지인의 이름과 친한 친구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든지, 단순한 덧셈·뺄셈이 잘 안된다든지, 방금전의 일을 금방 잊어버린다든지 하는 등의 일들을 자주 겪곤 한다.

실제로 휴대전화를 보지 않고 외울 수 있는 전화번호가 거의 없고, 노래방기기 없이는 노래 한곡 제대로 부르지 못하며, 네비게이션 없이는 갔던 길도 못 찾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똑똑한 스마트폰이 있으니 굳이 복잡한 숫자나 날짜 등을 외울 필요가 없고, 별도의 메모나 암기를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창의적인 뇌활동량이 줄어들게 되어 외워도 금방 잊어버리는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클릭 또는 터치 한 번에 원하는 정보를 모두 얻게 되면서 스스로 사고하고 암기하는 능력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에 대한 지나친 의존으로 기억력과 계산능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전문용어로'디지털 치매'라고 한다.

디지털 치매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즉 스마트폰 중독이 원인이다. 정부조사결과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중독률은 전체 11.1%에 달한다고 한다. 이중 상당수는 불안, 초조, 불면에 시달려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잠재적 위험사용자로 나타났고, 디지털 치매는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10대 후반부터 40대까지의 젊은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치매는 뇌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생기는 노인성 질환인 치매와는 다르다. 충분히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과도한 스마트폰의 사용을 줄이고 실생활에서 책을 매일 한 두 시간씩 정독하거나 메모나 일기쓰기 등 글쓰기를 생활화하는 것만으로도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미 스마트폰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지금. 스마트폰이 가져다주는 좋은 정보와 지식은 인정하더라도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정보까지 습관적으로 확인하고 접하는 현실에 괜한 웃음만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우리 삶에서 더욱 중요할 수도 있는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과연 우리가 편리하고자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 만큼의 가치를 가져다 주고 있는 것인지 오히려 우리에게서 생각할 기회조차 빼앗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흔히들 우스갯소리로 궁금한 것이 있거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네박사(네이버 검색을 의미)한테 물어봐"라고 한다. 스마트폰이 기억을 대신하는 시대. 디지털 치매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갈수록 우리의 사고가 얄팍해지고, 살아가는 방식이 경박해 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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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