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4.10 16:08: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최상천

청주상의 지식재산센터장

요즘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중 '이기적인 특허소'가 인기다. 일명 '이특'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의 패러디 소재는 삼성과 애플이 벌이고 있는 특허분쟁이다. 삼성과 애플이 글로벌 시장에서 각자 우위를 점하기 위해 특허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개그소재로 풍자화해서 많은 웃음을 주고 있다.

특히 상대방의 특허를 살짝 바꿔 자신의 특허로 만들거나 어이없는 특허가 통과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예를 들면 파인애플사의 스티븐 박스 역할을 하고 있는 개그맨이 회식을 제안하면서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하시죠?"는 채택이 안 되지만, S그룹의 박회장 역을 맡고 있는 또 다른 개그맨이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하시죠? 비도 오는데"는 채택이 되는 식이다.

이 프로그램은 특허라고 하는 다소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이를 풍자화해서 우리에게 깨알같은 재미를 안겨주는 동시에 온 국민에게 웃음을 소재로 특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우리집만 보아도 이제 중학교에 막 입학한 아들까지 특허가 되냐 안되냐를 묻고 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특허는 단순히 웃음의 소재로 혹은 그저 남의 일인양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특허분쟁을 넘어 특허전쟁이라고 하니 말이다. 한쪽이 이기면 다른 한쪽은 치명상을 입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과 애플은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20여건이 넘는 스마트폰 관련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들 두 회사간의 특허소송은 2011년 4월 15일 애플이 스마트폰 분야에서 7건의 기술특허, 3건의 디자인권, 6건의 상표권을 삼성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장을 접수한 것이 시초다. 두 회사간의 특허소송은 금세기 가장 치열한 특허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대를 좀 거술러 올라가 보자. 1976년 4월 26일. 즉석카메라의 대명사였던 폴라로이드는 당시 매출이 50억달러에 달했던 거대기업 코닥의 즉석카메라 시장진출 저지하기 위해 특허전쟁을 선포했다. 코닥이 출시한 즉석카메라가 자신의 특허 12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매사추세츠 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폴라로이드는 매출의 5%를 주면 합의해 줄 수 있다고 제의했으나 코닥이 이를 거절해 협상이 결렬되었고, 이후 15년간의 기나긴 소송끝에 폴라로이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패소한 코닥은 8억7천3백만달러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고 즉석카메라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당시에 코닥이 즉석카메라사업에서 잃은 직접손실만 6억달러, 공장폐쇄, 재고처리, 소비자 보상 등에 약 5억달러, 변호사 비용 수천만 달러 등 막대한 손실을 입었던 것이다. 이처럼 특허는 상대기업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는 막강한 힘을 가진 무기이다.

글로벌 기업간의 특허분쟁은 대부분 기술특허 침해가 원인이다. 코닥과 폴라로이드 소송도 기술특허가 쟁점이었다. 하지만 현재 삼성과 애플이 벌이고 있는 특허분쟁은 기술특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술특허권 침해뿐만 아니라, 디자인권 침해와 상표권 침해도 함께 결부되어 있다. 이제는 특허분쟁이 기술뿐만 아니라 상표나 디자인 분야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특허분쟁은 분야와 장소는 물론이고 기업규모를 가리지 않고 확산될 것이 자명하다.'이특'을 보며 웃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중견기업뿐만 아니라 소기업에게 삼성과 애플이 벌이고 있는 특허분쟁이 좋은 텍스트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시장에서는 심혈을 기울여 새롭게 만든 아이디어 제품이 어느날 유사제품으로 둔갑해 버젓이 확산되기도 하고, 교모하게 카피해 변형시킨 제품이 그럴싸한 포장으로 대표상품인 양 시장을 호도하기도 한다. 또한 카피와 변형을 넘어 사실상의 불법복제와 다를 바 없는 일들이 횡행하기도 한다. 다른측면으로 보면 특허분쟁의 불씨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다.

개그프로그램의 소재가 될 만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되어버린 특허분쟁. 특허가 되느냐 마느냐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이특'을 보며, 우리 기업들이 특허가 때론 환상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지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