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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4.25 16:53:09
  • 최종수정2023.04.25 16:53:09

노영희

대통령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건국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도서관법 제34조에는 도립대표도서관 설립·운영 의무화에 대한 조항이 있다.

현재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도립 대표도서관이 설립돼 운영 중인 시·도가 11개고 건립 중인 자치단체가 4개다. 이 가운데 단 2개 시·도 충북과 강원만이 도립 대표도서관이 없다.

지난해 11월 충청북도와 충청북도교육청이 손을 잡고 2026년까지 청주 밀레니엄타운에 총면적 1만3천㎡ 규모의 도립 대표도서관 건립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많은 도민이 도와 교육청이 협력해 당초 규모의 2배로 건립된다는 소식에 환영했을 것인데 어찌 된 사연인지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도립 대표도서관 건립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도립 대표도서관은 단순히 지역을 대표하는 큰 도서관의 역할을 하는 곳이 아니다.

대표도서관은 도내 도서관 발전을 견인하는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 다양한 문화정책, 행사, 독서 캠페인 등을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지역 내 도서관 전문성 강화와 지역 관련 자료를 보존하는 기능을 한다.

또 지역 문화·생활·소통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다양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어지는 커뮤니티 중심지 역할을 한다.

충청북도 도서관 정책을 이끌어야 할 콘트롤타워인 도립 대표도서관이 없어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와 1인당 연간 독서량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매년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충북에는 2020년 이후 공공도서관 6개소가 개관됐고 현재 건립 중인 도서관도 10개소나 된다. 질적 향상 없이 양적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충북 도내 시·군 공공도서관의 양적 증가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지만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할 도립 대표도서관이 없어 공공도서관 39개와 작은 도서관 283개 등 322개의 도서관은 다른 시·도의 우수사례를 모방하기에 바쁜 실정이다.

도립 대표도서관의 중요성은 충청북도와 인접한 충청남도의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충청남도 도립 대표도서관인 충남도서관은 2018년에 개관해 현재까지 순항 운영 중이다.

개관 이후 충남도서관은 운영 4년 만인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올해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에서 지역대표도서관 부문 1위를 달성했다.

최근 인구 절벽, 지방소멸의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충청북도 보도자료에 따르면 충청북도의 지난해 출생아 수는 7,456명으로 전년 대비 734명이 감소했으며 합계출산율은 전년도 0.95명에서 0.87명으로 감소했다.

인구 이탈을 막고 지역소멸을 방지하는 방법은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문화예술은 국토 균형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지역 간 문화 격차의 심화는 지방소멸 문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문화격차 해소를 통한 지방소멸대응방안 보완'을 촉구해 왔다.

국토교통부의 '2021 국토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1위 서울은 문화공연시설이 2.02㎞ 주변에 있지만 14위 충북은 9.95㎞로 서울의 4.7배나 멀리 있는 것으로, 도서관접근성 또한 1위 서울은 1.04㎞인 반면, 14위 충북은 4.42㎞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토교통부 '국토조사 보고서 e-book' 참조)

이런 점에서 도서관의 양적, 질적 확산은 중요한 문제다. 요즘 도서관은 문화를 향유하고, 체험하며 소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새로운 도립 대표도서관의 건립은 지역민들이 더 많은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도내 공공도서관은 질적 확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극심한 경제 불황을 장기간 겪고 있음에도 세계적 규모의 도서관을 계속해서 건립하는 이웃나라 일본의 사례를 살펴볼 때 도서관의 양적, 질적 확장의 결과는 지역 인구 이탈 방지는 물론 귀농·귀촌 인구 유입에 일조해 지역사회의 성장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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