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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4.24 21:23:30
  • 최종수정2023.04.24 21:23:30
[충북일보] 총장 임명을 둘러싼 충청대학의 내홍이 심각하다. 오는 26일 설립자 추도식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 같다. 총학생회가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총학생회는 그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신임 총장임명 반대 운동을 벌이는 교수협의회, 직원협의회와 연대 활동에 나섰다.

학교법인 충청학원은 지난달 31일 긴급이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서 오경나 전 충청대 총장을 이사장에 선임했다. 송승호 전 도립대 총장을 충청대 제12대 총장으로 승인했다. 내홍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교직원들이 송 총장의 임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구성원과 협의 없이 진행된 임용절차 과정을 문제 삼고 있다. 다른 하나는 경쟁관계였던 충북보과대 교수 출신 총장의 충청대 총장 임용이다. 충청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후 오 이사장 선임과 송 총장 임용을 반대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비대위는 이달 초 교육부에 충청학원의 긴급 이사회 무효화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 주 열린 대학 평의회에선 2015년부터 2023년 2월까지 오경나 전 총장이 수령한 보직수당, 상여금 등 급여 내역을 학교 측에 요구한 상태다. 물론 아직까지 협상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양측 모두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도민들은 안타깝기만 하다. 학교는 이제 겨우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운이 감돌고 있다. 그런데 학교 내홍 사태가 학생들을 겉돌게 만들었다. 학교 주변상가마저 썰렁하게 하고 있다. 학교의 주인은 법인도 교직원도 아니다. 열 번을 말해도 학생이다. 충청대는 학생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해야한다.

지방대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입학 정원을 못 채우는 지방대가 부지기수다. 특히 전문대는 심각하다. 정원의 50%도 안 되는 곳도 여럿이다. 많은 지방대가 우물쭈물하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10년 내 절반이상이 문을 닫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충북 상황도 다르지 않다. 처지만 보면 참담하다. 2023학년도 정시모집 미달 사태는 심각했다. 전체 추가모집 인원의 89.3%를 지방대가 차지했다. 현실이 제시하는 해법은 자율과 시장 두 가지다. 정부는 예산권의 50%를 대학과 지자체에 넘기는 중이다. 그간 보기 힘들었던 변화다. 교육부는 연초 '2023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교육개혁, 대한민국 재도약의 시작'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고등교육 재정확대와 규제개혁 등이 주요 내용이다. 상당한 고민과 노력이 들어 있다. 그러나 교육개혁은 워낙 난제다. 역대 어느 정부도 성공하지 못했다. 부족함이 있어 보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지방대의 소멸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다. 충청대도 개혁을 이루지 못한 채 내홍을 계속하면 더 일찍 무너질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충청대는 결단해야한다. 먼저 송 총장이 충청대를 변화와 혁신으로 이끌 인물인지 판단해야 한다. 적합하다면 수용하고 그러지 않다면 철회해야 한다. 자꾸 시간만 끌다간 망하는 시간만 앞당길 뿐이다.

충청대 내홍은 길면 길수록 좋지 않다. 빨리 끝내고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누구도 위기를 구원해주지 않는다. 가뜩이나 지방대 위기가 가중되는 현실이다. 전문대의 경우 정도가 더 심하다. 내일을 바라봐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누군가는 위기 극복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컵에 물이 반쯤 차 있다. 많은 걸까. 적은 걸까. 위기일까, 기회일까.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충청대 위기, 누구의 책임일까. 정부, 지방자치단체, 대학당국 중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클까. 다시 묻는다. 충청대의 위기는 누구 책임인가. 책임은 늘 당자자에게 있다. 변치 않는 진실이다. 충청대의 위기는 충청대가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홍으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법인과 교직원 모두가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이다. 송 총장도 학생들에게 이로운 행동이 무엇인지 빨리 판단해야 한다. 나를 위한 생각을 버리고 우리를 위한 일을 해야 한다. 그게 충청대 내홍을 잠재우고 위기를 극복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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