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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세명대학교 교양과정부 조교수

최근 들어 대학에서도 다양한 심리적 문제를 가진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 우울증, 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섭식장애 등 심리적 문제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이들이 대학에 적응하는 과정을 도와주는 것이 상담전문가의 주요역할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내담자들을 상담하면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중 하나는 내담자와 가족에게 그들이 겪고 있는 마음의 병의 특성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심리적 문제에 따라 다양한 심리적 증상과 신체적 한계들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울하면 그 만큼 학교생활을 할 때 금방 지치고, 공부할 때 외운 것이 잘 기억이 나지 않고, 대학에서 새로운 대인관계를 맺을 때 그 범위가 협소 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증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때로는 학생 스스로가 이를 수용하지 못할 때도 있고, 부모가 자녀가 가진 마음의 병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중 필자에게 가장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학생은 어려움들을 수용하고 살고자 하는데 부모가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런 부모의 유형 중 대다수가 마음의 병이 개인의 의지에 따라 전적으로 조절될 수 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의지가 있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데 나약해서 이를 시도도하지 않고 포기해 버린다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에게 마음의 병은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확인하는 증표처럼 되어버리는 것이다.

오래 전에 만났던 내담자가 상담에 와서 자신은 대학만 졸업해도 스스로 되게 기특하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아버지는 공무원 시험에 전문 자격증까지 하나 더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신다고 토로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이 내담자는 아버지의 이런 요구에 "못 한다"고 얘기 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 아이에게는 아버지의 기대 그 자체가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기대를 저버린다는 것은 더 이상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없는,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존재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건 너무 두려운 일이다. 자신이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약을 타서 먹고, 상담을 받아야 하는 것 자체가 가족을 위해 희생하시는 아버지를 배신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의 이런 요구는 그 아이에게 오히려 마지막 남은 희망처럼 느껴지는 것 같았다.

사랑하는 가족 특히 자녀가 겪어야 하는 마음의 병을 수용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치료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기도 하다.

어떠한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행복한 삶의 기준이 있다. 행복의 기준을 세상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행복의 잣대에 맞추려고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까· 어떤 아이는 풍족하진 않더라도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노동의 대가를 받으면서 살아가는 게 행복이라고 얘기한다. 많은 친구들은 없더라도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대상이 한사람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다고 얘기하는 아이들도 있다. 누군가에게 행복은 그런 것이다. 사랑은 그 행복의 기준을 존중해 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이 그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지지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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