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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9.29 18:57:02
  • 최종수정2016.09.29 18:57:22

김민선

세명대학교 교양과정부 조교수

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임산부에게 한 노인이 왜 멀쩡한 젊은이가 노약자 석에 앉아 있냐며 임산부를 폭행했다는 기사를 봤다. 임산부가 임신 7개월 정도였다고 하는데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임산부라는 것을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는 시기이기에 노인의 행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필자 역시 임산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느꼈던 것들이 있다.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면 임산부석이 비워져 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초기에는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임산부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자리를 양보해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건소에서 나눠주는 임산부 마크를 가방에 달고 있어도 유심히 보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임산부임을 인지하기 힘들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개월 수가 차도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배가 나오고 누가 봐도 임산부임을 인지할 수 있게 된 9개월 차에도 버스를 타서 임산부석을 양보 받은 적이 없다. 사실 자리를 양보 받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기에 그냥 서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출산예정일이 다가올수록 정말 잠시라도 앉아 있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고, 누구라도 자리를 양보해 주면 감사할 것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이 임산부임을 인지하면 자연스럽게 자리를 비켜줬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버스를 타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보면 스마트 폰을 향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가방에 임산부 마크를 달고, 예정일이 가까워져 외형적으로 드러나도 그걸 관심 있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온라인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신상 털기 등을 통해 타인의 숨기고 싶은 사생활에까지 극도의 관심을 기울인다. 우리 사회의 관계맺음이 극단적인 방식으로 다르게 표현되고 있음을 나타내 주는 일면이다.

정서적인 교류를 나눠야 하는 일상생활에서는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 등이 낮아지는 반면 많은 에너지가 자신에 대한 과잉된 자의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반면, 가상으로 만들어진 세계 안에서는 오히려 타인의 사생활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이 어떻게 비춰질까를 걱정하면서 온라인 속 자아에 대한 자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몇 해 전부터인가 학생들이 SNS 상에 친구들이 올리는 사진을 보고 자신의 모습이 너무 초라해 보여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그만큼 SNS를 보고 타인과 내 모습을 비교하고, 내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계속 생각하고 의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SNS상에 드러나는 모습은 타인에게 드러내고 싶은 아주 특별한 순간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향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소통이 부족하기에 그 사람의 전체가 보이기보다는 삶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 중 화려하고 밝은 단면만이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방식이 바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관계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하는 방식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진정으로 위로가 되는 방식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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