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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세명대학교 교양과정부 조교수

최근 20대, 30대 답답한 청춘의 현실을 반영하듯 신조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금수저', '헬조선', 'N포세대', '빨대족', '달관세대', '취업 9종 세트' 등과 같은 신조어는 현실에 좌절하고, 높은 취업문을 뚫지 못해 인생과업들을 미루거나 포기해야 하는 안타까운 청년들의 삶을 표현하는 단어들이다.

얼마 전 카페에서 작업을 하다가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세 여학생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함께 공모전을 준비하는지 바쁘게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면서 점심을 먹고 왔는지 묻는 친구의 말에 나머지 2명이 제 각각 오기 전에 혼자 점심을 먹고 왔다고 대답하였다. 각자 챙겨먹고, 모임을 위해 약속한 시간에 카페에 오는 것이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오가는 대화 속에서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느꼈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5년 전만 하더라도 방학 때 친구들의 모임은 함께 먹고, 카페에서 수다 떨고, 여행계획을 세우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에게 방학 때 친구들의 모임은 함께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스펙을 쌓기 위한 일환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새삼 청춘들이 말하는 '고되고 바쁜 삶'이 피부로 와 닿았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대학생들의 스트레스에 대한 주제로 과제를 내준 적이 있다. 신입생들임에도 경제적인 어려움, 과제, 학업, 취업, 대인관계 등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언급하는 것이 씁쓸했다. 많은 학생들이 글의 시작을 '대학만 오면 자유롭고 즐거운 대학생활을 누릴 수 있을 줄 알고, 공부 열심히 해 들어왔더니'로 시작했다. 꿈같은 대학생활이 이들에게는 공부를 하는 목적이자 대학만 바라보며 살아온 긴 시간에 대한 보상이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어린 시절 놀이의 즐거움, 사춘기 시절 다시 오지 않을 삶에 대한 고뇌와 방황, 끈끈한 또래관계 등을 모두 미루게 하고 아이들에게 대학이라는 유인책으로 그 시절을 보상해 주겠다는 어른들의 잘못된 교육방침이 이들에게 반복되는 좌절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해졌다.

또한 학생들은 신입생 시절부터 등록금, 용돈 등에 대한 경제적 압박, 취업과 직업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며 자신의 미래를 어둡게 표현하고 있었다. 실제로 회사에 취직하는 신입사원들의 이력서를 보면 15~20년 전만 하더라도 절대 갖출 수 없는 스펙을 쌓은 '능력자들'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그 만큼의 만족과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이러니 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이 시점에서 사회의 어른들은 청년들에게 어떤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하는 것일까?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삶의 방향과 자세를 가르쳐 줄 어른들이 청년들에게 제대로 된 역할모델(role model)이 되어 주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 라디오에서 초등학생들이 놀이터에서 놀다 100원을 주워 경찰서에 가져다주었다는 사연을 들었다. 일부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은 문제야', '버릇이 없어' 등 한탄스러운 말들을 쏟아내지만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선한본성과 성장가능성은 변함이 없다. 그걸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사회의 모든 어른들이 실천해나갈 교육의 본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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