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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출산을 준비하면서 아이의 이름을 고민하게 되었다. 한평생 가지고 살아야 하는 이름이기에 아이의 이름에는 부모의 바람과 사랑이 담기기 마련이다. 이름은 자신에게도 중요하지만 인간관계 안에서 관계를 맺고,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고, 외롭지 않은 상호보완적인 존재로 살아가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이름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한 집안을 보면 대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이름을 끊임없이 바꾸는 행태가 보인다. 이름, 직업, 종교, 배우자까지 바꾸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던 그 시도가 시간을 거슬러 믿을 수 없는 평행이론을 만들어냈다.

사람은 살면서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하고 누군가가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자신의 존재(存在)를 확인하는 동시에 자신도 누군가에게 가서 의미 있는 존재(存在)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계속적인 개명(改名)은 자신의 미래와 존재에 대한 깊은 불안감과 상호보완적인 방식의 대인관계가 아닌 자신의 편의를 기반으로 한 일방적이고, 착취적인 대인관계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하는 것 같다.

'이름값'을 하며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낮은 곳에서부터 높은 곳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명성에 맞게 행동하고, 그러한 명성을 지키며 살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TV 뉴스를 보면서 초등학교 2학년 조카가 속보들이 쏟아져 나오자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뉴스를 요약해 달라"고 물었고, 어른들은 일제히 부끄러워졌다.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국가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노력한 만큼 안전과 행복한 삶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국가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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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