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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세명대학교 교양과정부 조교수

최근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페이버릿 차일드', '번아웃 차일드'라는 두 책을 읽게 되었다. 두 책 모두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환자들의 사례를 소개한 책으로 상담을 하는 사람으로서 많이 공감되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페이버릿 차일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상담에서 만나는 일부 성인 내담자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 우월성과 과시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서였다. 페이버릿 차일드라는 책은 부모의 무비판적인 관심과 허용, 가족의 자랑으로 성장한 한 개인이 성인이 되었을 때 보일 수 있는 도덕적인 무책임성, 자기중심성 등을 가족의 역동과 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중심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었다.

특히 도덕적인 무책임성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성공한 성인들의 언행을 설명해 주는 중요한 특성이라 느껴졌다. 대인관계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이 없을 때, 수직적인 관계 안에서 일방향적으로 요구하고 들어주는 관계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신이 저지르는 행동에 대한 비판과 검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어렸을 때 가족으로부터 기인하고, 성장하면서 뛰어난 능력과 빠른 성공으로 뒷받침되었다면 도덕적 무책임성이 더욱 견고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저리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 저런 실수를 저지르지' 느끼는 행동들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만큼의 큰 파장을 일으키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게 된다.

한편, 번아웃 차일드는 그 동안 성인들에게서만 나타난다고 생각했던 심리적 소진을 경험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들이 성적을 중심으로 평가되는 지나친 성과주의, 완벽주의, 심리적 긴장감 등을 경험하면서 어떻게 우울해지고, 소진되어가는 지에 대해서 여러 사례들을 담고 있는 책으로 공감되는 면들이 많았다.

책에 소개된 사례를 보면 어떤 부모들은 직접적인 언어로 자신의 기대와 욕구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례들은 부모들이 전혀 그런 기대를 내비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선택하거나 그걸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심한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임상가가 아이들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면담과 가족의 역동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부분 그런 부모들은 비언어적인 소통을 통해 보이지 않는 긴장감을 조성함으로써, 다른 형제들에 대한 태도 등을 통해서 자신들의 완벽주의적 기대를 표현한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민감한 아이들은 그걸 매우 빠르게 파악하고 충족시키고자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그걸 자신의 것으로 내재화하고, 지켜가지 못했을 때 부모나 가족에게서 버림받는 것에 대한 일종의 공포감을 그대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두 책 모두 가족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공감되면서도 가족의 구조와 양육환경 등을 볼 때 앞으로 더 많아질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핵가족화가 되고,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가족의 기능이 과거보다 약해지고 있다고 하지만 가족은 여전히 아이들에게 중요한 정신적 뿌리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가족의 외형적 기능은 약해졌지만 부모 혹은 가족이 한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더 단단해지고, 중요해졌을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바로서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들이 사회적으로 더 많이 논의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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