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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군, 이제 기록으로 남다 - 미호천 대단위 개발사업

충북의 최대·최장 토목공사…무려 36년 소요
일제 초평저수지 축조까지 포함하면 공기 훨씬 길어져
'Ⅰ지구사업' 으로 청원 북부지역 항구적인 수리안전답
대청댐물 통수 성공 나머지 지역도 가뭄 공포에서 해방
청주 무심천 비로소 '죽음의 하천'에서 탈출 철새 도래

  • 웹출고시간2014.04.28 18:37:59
  • 최종수정2014.05.06 16:59:51

미호천 중류의 모습이다. 보강천과 만나고 있다.

미호천은 음성, 진천, 청원을 통과하면서 그 유역을 충북 최대의 곡창지대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수계 주변에 구릉지대가 발달, 가뭄이 자주 찾아왔다. 미호천 유역을 수리안전답으로 바꾸기 위한 역대 정부의 시도는 △초평저수지 건설공사(일명 청미수리조합 사업) △미호천Ⅰ지구 서업 △미호천Ⅱ지구 사업 등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청미수리조합, 초평저수지를 초축하다

1950년대 '청미수리조합초평지 콩크-리트땜 시공상황'. 출처: 『한국토지개량사업십년사』.

초평저수지는 미호천 중류인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 초평저수지의 축조공사는 일제 강점기 때 시작됐다. 그러나 미군정기에 재착공을 하는 등 시국의 변화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958년 완공됐다. 당시 언론이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청미수리조합에서는 총공비 3억2천만원의 거액을 들여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에 남한에서 제일 큰 저수지를 착수하였는데 우선 연락도로 수로간선공사 기공식을 지난 26일 오후 1시 현장에서 공사담당자와 관계 군민이 다수 참석한 아래 성대하게 거행하였는데 준공은 명월이라 하며 이 공사가 끝나면 몽리(蒙利)면적이 1천7백 정보이고 혜택을 입을 농민수는 3천호라 하며 이로 말미암아 1년에 정곡(精穀)으로 45만석이 증수될 것이라고 한다.'-<동아일보 1949년 4월 1일자>

초평저수지 축조는 1940-50년대 충북 최대의 토목공사였다. 따라서 부족한 노동력을 메꾸기 위해 학생들도 동원됐다. 충북도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이승우(1931년생) 씨의 구술 증언이다.

"초평저수지는 일제말에 착공하여 해방 때까지 겨우 5% 정도의 공정을 마쳤어. 그래 인력이 부족하자 청주중학교 100여명은 근로봉사를 위해 오창국교 2개 교실에 1945년 6-7월 한달간 합숙하며 용수로(폭 4mx 깊이 2m) 굴착작업을 실시했으나 해방으로 공사가 중단됐어. 그러다가 1946년 11월 청미수리조합을 복구하기 위해 사무실을 설치하고 공사재개를 준비했으나 미군정하의 지주, 소작인의 동의를 얻는데 우여곡절이 많았어. 이때 지역 유지인 이명구 조합원의 설득과 노력으로 청원군청 회의실에서 지주대표들이 회동, 청미수리조합 복구공사를 단행할 것을 결의했지."-<2014년 3월 20일 청취>

초평저수지는 1980년대 변화를 겪었다. 몽리 면적이 늘어나는 것은 용수량이 부족해지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자 당국은 1982년 종전의 댐보다 2㎞ 하류에 다시 댐을 축조하기 시작하여 1986년 준공하였다. 몽리면적은 저수지 등에서 물이 닿는 면적을 일컫는다.

현재 초평저수지의 총저수량은 1,378만t으로, 진천군뿐만 아니라 오창, 강외, 강내, 북일, 옥산 등 청원군 6개면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몽리면적은 19,834,800㎡, 만수 때의 면적은 2,568,606.6㎡이며 저수지 둘레는 29㎞, 수로의 직선거리는 약 64㎞이다.

◇1970년대 미호천 Ⅰ지구사업 착수

백곡저수지 모습.

1970년대의 박정희 정권은 초평저수지 하나만으로는 미호천 유역이 항구적인 수리안전답이 될 수 없다고 판단, 이른바 '미호천 Ⅰ지구 대단위농업개발사업'에 착수했다. 대단위농업개발사업은 강이나 하천 등 수계(水系)를 중심으로 권역화(圈域化)하여 용수개발, 경지정리, 배수개선, 간척 등 농업생산기반을 종합적으로 정비, 농업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미호천Ⅰ지구 대단위농업개발사업은 1977년 총사업비 1,049억원을 투입, 12년 후인 1988년에 준공됐다. 공사기간 동안 저수지 12개소, 양수장 2개소, 용수로 404km 건설과 2,560ha의 경지정리 사업이 진행됐다.

그 결과 진천 광해원지구, 백곡지구, 음성 금왕지구, 맹동지구, 원남지구, 청원·괴산 일부 등 전체 11,554ha가 항구적인 수리안전답으로 변했다.

진천읍 건송리 일대의 백곡저수지는 1949년 축조돼 미호천Ⅰ지구 사업이 진행중인 1984년 대대적인 제방 증축공사가 이뤄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수혜면적은 18.21㎢, 유역면적은 84.79㎢, 만수면적은 2.32㎢이며 총저수량 2,175만t이다. 댐의 제원은 높이 27.2m, 길이 410m로, 흙과 돌로 축조됐다.(그림 참조)

◇미호천Ⅱ지구, 대청댐물 통수가 관건

미호천Ⅱ지구 대단위 농업개발사업도. 출처: 농림수산식품부.

미호천Ⅰ지구 대단위농업개발사업이 종료됐다고는 하나 내수, 오창, 북일, 남일, 남이, 가덕, 부용면 등 청원군내 상당수 지역은 여전히 가뭄에 노출돼 있었다. 이에 정부는 1989~2012년까지 24년간 3천2백44억원을 투입, 미호천Ⅱ지구 대단위농업개발사업을 전개했다.

사업 목적은 금강본류에 건설된 대청댐을 주수원으로 하는 3,573㏊와 오청저수지를 수원공으로 하는 857㏊ 등 합계 4,430㏊의 미호천 유역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여 수리 안전답화를 이루는데 있었다. 미호천Ⅱ지구은 대청댐 물을 어떻게 구릉이 발달한 북이면까지 성공적으로 공급하느냐가 최대 난제였다.

사업시행자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이 난제를 해결하게 위해 대청댐 취수탑과 '서지 탱크'(surge tank) 사이에는 길이 1.8㎞, 폭 4m의 청주도수터널을, 그리고 '서지 탱크'와 청원양수장 사이에는 길이 6.2㎞, 폭 3m의 청원도수터널을 건설했다. 그리고 양수를 돕기 위해 그 중간에 남계양수장(문의면 남계리)을 건설했다. 서지탱크는 수압관의 압력 조절용으로 만드는 일종의 자유수면을 말한다.

그 결과, 대청댐 물이 고개를 넘어 청주양수장(청주시 흥덕구 장암동)으로 통수되면서 미호천 지류이자 청주시민의 젖줄인 무심천도 수량이 비교적 풍부해졌다. 이후 한국농어촌공사는 무심천 하류 13㎞ 지점에 위치한 청주보를 시점으로 청주(1단), 주성(2단), 비홍(3단) 양수장을 건설하여 미호천 유역 3.573㏊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시작했다.(그림 참조)


그 결과, 남계·청원·청주·주성·비홍양수장 주변에는 농업용수 공급의 혜택을 누리는 몽리지역이 크게 증가했다. 5개 양수장 중 몽리지역이 가장 넓은 곳은 청주시 흥덕구 장암동에 위치한 청원양수장으로, 흥덕구 외에 청원 남일, 남이, 강내, 부용면 일대 등 총 1천4백43㏊의 면적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표참조)

◇무심천 수질개선에도 획기적 기여

대청댐 물은 농업용수 외에 무심천 수질개선에 획기적으로 기여했다. 이전까지 청주 무심천은 각종 생활하수와 폐수로 인해 악취가 진동하는 등 '죽음의 하천'이었다. 수질이 향상되자 어족자원이 풍부해졌고 그러면서 철새도 많이 날아오는 등 무심천은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났다.

미호천Ⅱ지구의 오창, 옥산면 일대의 대단위 농업개발사업은 오창저수지가 담당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일대 한해 상습지 857㏊에 대해 안정적인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천53억원을 투입, 청원군 오창읍 성산리 일대에 오창저수지를 건설했다. 그 결과, 759만톤의 수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미호천 대단위 농업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준공식이 2012년 11월 15일 오창읍 오창저수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당시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변재일 국회의원, 박경국 충북도 행정부지사, 김광수 충북도의회 의장, 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이종윤 청원군수와 지역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하였다.


미호천 대단위농업개발사업은 Ⅰ지구 12년, Ⅱ지구 24년 등 총 36년이 소요된 충북의 최대·최장 토목사업이었다. 여기에 일제 강점기의 초평저수지 축조사업(일명 청미수리조합 사업·표참조)까지 포함하면 그 기간을 더 길어진다.

/ 조혁연 대기자
이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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