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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내 삶의 뿌리 - 악기장 조준석

장인의 손끝서 탄생한 한국의 소리

  • 웹출고시간2014.03.06 19:56:00
  • 최종수정2014.03.06 19:56:00
햇살 부드럽게 내리는 뜰에 홀로 선 오동나무.

"아내가 심어 놨는데 어느새 저렇게 자랐네요"

난계국악기제작촌에서 만난 조준석 장인이다.

ⓒ 홍대기
그는 영동의 난계국악기제작촌에서 평생의 업으로 가야금과 해금 등, 50여종의 다양한 국악기를 만들고 있는 충북도 무형문화재 19호 악기장(樂器匠)이다.

조선 초 문신이며 음악가로 이름난 난계 박연의 고장 영동.

우리악기를 만들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며 난계국악기제작촌과 국악기체험전수관, 난계국악박물관 등이 있어 다양한 형태의 국악이 흐르는 곳이다. 그곳에 조준석악기장의 손길이 있다.

ⓒ 홍대기
난계국악기제작촌 작업실에서 12줄 가야금의 현을 만지는 그의 손길은 섬세하고 눈빛은 깊다. 오동나무 공명판에 명주실을 꼬아 만든 12줄을 매고 손가락으로 줄을 튕기면 애절하게 울리는 소리. 가야금 12현의 미세한 떨림까지 읽어내는 눈빛이다.

전북 장수의 국악인 집안에서 7남4녀 중 막내로 태어나 열일곱 살 때부터 국악기 제작을 배우기 시작했고 35년째 이 길을 걷고 있다.

거문고, 해금, 장구, 북 등의 다양한 전통악기들이 늘어선 작업실에서 무릎에 가야금을 올려놓고 그는 말한다.

"옛 가야금은 수령이 오래되어 굵은 오동나무를 반으로 갈라 속을 파내고 그 위에 12줄을 얹었지요. 그러다가 200년 전부터는 앞판은 오동나무로 하고, 뒤판은 밤나무를 붙인 방식으로 가야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수령이 오래된 오동나무 구하기는 힘들어지고, 전통을 지키면서도 실용성을 높일 수 있는 국악기의 개발이 절실했지요."

국악기 대중화를 위한 그의 생각은 끊임없는 연구로 이어졌다. 그 결과 구하기도 힘들고 고가인 오랜 수령의 통 오동나무를 대체할 목재로 좋은 공명통을 얻게 되었고, 연주자가 가야금의 현을 쉽게 조율할 수 있는 장치도 개발하여 특허 출원 중이다.

ⓒ 홍대기
국악에 대한 그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06년부터 몽골의 테무진 민속단을 비롯한 전북 교육청 등 5개의 교육기관 및 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였고, 2013년에는 영동 초강초등학교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협약을 체결한 단체와 학교엔 사물악기, 가야금 등의 국악기를 기증하였고 학교 학예활동지원과 국악의 저변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 홍대기
2013년에 산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몽골 국립음악무용학교 관계자들은 영동을 직접 찾아 난계국악관련시설을 둘러보았고 난계국악기제작촌에서 대패작업, 인두작업, 현작업, 줄 메우기 등의 한국 전통국악기 제작체험을 하기도 했다.

ⓒ 홍대기
난계 박연선생의 얼을 이어받아 국악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국악의 대중화로 곳곳에서 우리의 소리가 들리길 바라는 조준석 장인은 "누구라도 국악기를 만져보고 소리를 들어보며 국악을 가깝게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여기(난계국악촌) 오시면 그럴 수 있으니 아이들과 어른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체험해 보길 바라지요"라며 방문을 기다리는 마음을 전한다.

가야금을 비롯하여 울림통에 연결된 입죽(줏대)을 세우고 주아에 두 줄을 감아 활대로 줄을 마찰시켜 소리를 내는 찰현악기 해금과 거문고, 단소까지 전통악기와 편리성을 높여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도록 개량한 악기까지 그의 손에서 태어난 악기는 종류도 다양하다.

글·사진=홍대기(사진작가)·이옥주(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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