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긴 장마로 전국에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충북지역도 11일 현재 집중호우 피해액이 1천500억 원을 넘어섰다. 시설물 피해는 공공시설 1천470건, 사유시설 1천130건이다. 공공시설 가운데 하천은 336곳이 유실되거나 범람했는데 284곳에 대해선 응급복구가 완료됐다. 산사태는 현재까지 384건이 접수됐고 이 중 60건은 복구가 진행 중이다. 사유시설 가운데 주택 피해는 831건으로 490곳에 대해서는 응급복구가 마무리됐다. 농경지 피해면적은 2천851.7㏊(5천938개 농가)에 이른다. 복구작업에 투입된 인력은 총 3만4천304명(누계), 장비는 6천433대(누계)에 이른다. 주택 침수와 파손으로 귀가하지 못한 채 마을회관과 학교, 경로당 등 임시거주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은 349가구 672명, 일시 대피자는 37가구 66명이다.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7명, 실종 6명, 부상 2명 등 모두 15명이다. 전국 곳곳에서도 충북과 같은 호우 피해가 잇따르면서 이재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 장마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 우선 역대 손꼽힐 만큼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쳐있는, 과수화상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북일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청와대와 국회, 정부 부처 모두를 세종시로 옮기고, 100개 공공기관은 전국 곳곳에 배치하겠다는 민주당의 계획은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추진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인구 이동 현황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즉흥적으로 결정하면 후세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 '글쎄' 세종시 건설은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적인 사례다. 수도권에 몰린 인구를 비수도권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종사자와 가족들이 함께 지역으로 옮길 것으로 예측했다. 결과는 틀렸다. 자연스럽게 '1가구 2주택자'가 늘어났다. 서울에서 세종까지, 서울에서 진천·음성까지 '혈세 통근버스'가 등장했다. 정치권은 아예 서울~세종 고속도로와 KTX 세종역 건설 등으로 고비용 저효율 세종시를 만들려고 했다. 모두 지나간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세종 행정수도를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 가장 먼저 인구 이동 흐름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통계청이 전국 17개 시·도 간 인구이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19년과 올 1·2분기 세종시로 이동한 순유입자(전입자에서 전출자를 뺀 수치)를 보면 △2019년
[충북일보] 지난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은 적지 않은 고통의 시간을 겪게 된다. 직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민의 삶은 10년 넘게 고난의 세월을 겪어야만 했다. 당시 21살이던 이희정(가명)씨에게도 외환위기의 여파는 비껴가지 않았다. 외환위기 이후의 삶은 그녀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악몽으로 남는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포기한 그녀는 일찌감치 장사의 길을 택했다. 대전 유성구에 작은 점포를 임대한 뒤 이른 새벽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옷을 떼다 팔았다. 미술대학 진학을 꿈꿨던 이씨의 미(美)적 감각은 옷 장사에 많은 도움이 됐다. 짧은 시간 단골손님도 눈에 띄게 늘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내수시장이 타격을 입는 후폭풍을 겪어야 했다. 하루 하루 매출은 줄어만 갔다. 월세에 물건 값조차 충당하지 못하면서 보증금까지 바닥이 날 상황을 맞게 됐다. 은행의 문턱은 높았다. 매출 없는 점포주인에게 은행대출은 '그림의 떡'이었다. 급하게 쓴 사채가 그녀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매일매일 찍어야(지불) 하는 사채이자를 제때 갚지 못해 빚은 나날이 불어나 원금을 넘어섰다. 이자를 갚기 위해 사채를 또 끌어다 쓰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어느 날 정신
[충북일보] 충북 기자가 서울지역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왜 집중 보도했을까. '그린벨트(Greenbelt)'는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 방지와 도시의 자연환경 보전 따위를 위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시 개발을 제한하도록 지정한 구역이다. 1971년 박정희 대통령이 도심 과밀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처음으로 시행했다. 국토의 5.4% 그린벨트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서울 광화문 일대 반경 15㎞ 주변과 서울·경기도에 속하는 454.2㎢ 등을 첫 그린벨트로 지정했다. 1972년 8월 지정 지역이 두 배(68.6㎢)로 확대됐고, 1977년까지 총 8번에 걸쳐 전국 14개 도시권에 그린벨트가 만들어졌다. 이는 전 국토의 5.4%, 당시 서울의 8.9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그린벨트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대목이다. 당시 한국의 그린벨트 제도가 해외에서 성공 사례로 소개됐을 정도였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전후로 휴식 공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전국 30곳의 3.7㎢ 부지에 미사리 조정경기장, 과천 경마장시설, 태릉선수촌 등 생활체육시설 개발 계획을 세웠다. 그린벨트가 제한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셈이다. 1998년 김
[충북일보] 세상 아쉬울 게 없어 보이는 이시종 충북지사의 입에서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전국 단위 모집의 명문고등학교 설립 추진이 생각처럼 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과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의 김병우 충북교육감의 생각과도 배치되다 보니 일이 쉽게 풀릴 리 만무하다. 이 지사는 최근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하며 "지역에 어른이 없다보니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지역에 정말 어른이 없다 우리는 반목과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내는, 다시 말해 중재자 역할을 하는 이를 일컬어 '어른'으로 생각한다. 언제부터인가 '지역에 어른이 없다'라는 얘기가 지역사회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사회의 상생과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반목과 갈등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표현으로도 읽힌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지역에는 정말 '어른'이 없는 것일까. 이 대목에서 우리는 지난 2014년 숙환으로 별세한 충북 언론계의 대부 소석(昭石) 이상훈 전 충북개발회장을 '어른'으로 기억한다. '영원한 자유인'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고 이상훈 전 회장은 충북 보은 출신으로 충청일보 편집국장,
[충북일보] 내가 뽑지 않은 대통령이지만,경력이나 공약으로 볼 때 '부동산'이나 '균형발전' 정책만큼은 제대로 추진할 걸로 믿었다. 하지만 '역시나'였다. 임기 시작 3년여만에 20번이 넘는 부동산 정책을 내놨지만 성공하지 못 했고, 수도권은 갈수록 비대해지고 있다. 이른바 '인(In) 서울'이 지상과제인 서울 주변 거주자들은 "서울 도심에 왜 집을 많이 짓지 않는냐"며 정부와 서울시를 비난한다. 그들에겐 서울시내 재건축이나 재개발 규제를 완화하하는 것은 물론 수십년간 묶여 온 그린벨트까지도 푸는 게 '선(善)'인 모양이다. 반면 수도권에 살지 않는 '절반의 국민' 중 대다수는 침묵한다. 그러나 그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서울 생활이 싫어서 수도권 아파트를 팔고 일찌감치 지방으로 이사 온 필자도 여기에 포함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에게서 긴급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발굴을 해서라도 수도권 공급 물량을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정부와 LH가 3기 신도시 건설 등을 통해 수도권에서 공급키로 한 주택이 77만채나 되지만,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보도를 접하면서 속이 상한 지
[충북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균형발전 정책을 포기한 것 같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야당 대표시절 그토록 외쳤던 지방분권은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 원인을 잘 알고 있다. 집권당 홀로 감당해 내기 힘든 숙제다. 그런데 그런 핑계는 보수 정부에서도 나왔던 대표적 메뉴다. 오히려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의 경우 문 정부가 보수 정부보다 훨씬 더 많이 추진했다. 수도권 아파트 늘려야 하나 요즈음 주택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 지지율을 큰 폭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누가 뭐라고 해도 소유가 아닌 공유의 주택문화가 정착하기 힘든 상황인 듯하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수도권 그린벨트를 몇 차례 해제했다. 신도시를 만들 목적이었다. 그린벨트 해제와 함께 해당지역 땅값은 치솟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저렴한 땅에 집을 지어 무주택 서민들에게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이미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말았다. 대통령은 또 다시 주택공급 확대를 지시했다. 종부세 강화도 수차례 언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예 강남권 개발이익을 서울시 전체에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까지 펴고 있다.
[충북일보] 가만히 두고 보지 않는다. 믿고 맡긴 일인데도 간섭하고, 지적하고, 충고한다.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불안하단다. 왜 저럴까. 왜 저런 말과 행동을 할까. 답답하고 한심하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여유가 없어졌다. 매사가 조급하고 신경질적이다. 내 생각과 다르면 모두 잘못한 거다. 상대방의 기분은 어떨지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충고하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사랑과 관심이라는 말로 합리화한다. 그렇다면 이런 말을 하는 사람에게 답답하게 생각한 그 일을 맡기면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세상 경험으로 볼 때 그 역시 답답하긴 매한가지일 것이다. 세상의 기준이 자신이라는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러한 착각은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4·15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과의 협상이 실패한 결과다. 아주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이 현상을 두고 반대진영에서는 "집권당의 독재다" 등등의 말로 공격하고 있다. 독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시대인데 말이다. 조금 아쉬움이 있긴 하다. 집권당의 유연한
[충북일보] 한때 전두환 대통령을 흉내 낸 '왜 나만 갖고 그래~'라는 말이 유행했다. 유명 코미디언은 이 개그로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기도 했다. 지금도 각종 모임에서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될 경우 몇몇 사람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왜 나만 갖고 그래'라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다. 왜 청주만 갖고 그래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문 정부 출범 후 무려 22번째에 달하는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7년 5월 말부터 3년 간 아파트 가격은 매우 요동쳤다. 광역지자체별로 볼 때 대전은 19.27%, 세종 14.95%, 서울 13.65%, 경기 7.71%(4위), 인천 7.28% 등이나 상승했다. 대전과 세종, 그리고 서울·경기·인천지역이 '톱 5'를 형성한 셈이다. 반면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한 지역은 경남(-16.15%), 경북(-14.61%), 울산(-13.18%), 충북(-12.84%), 강원(-10.42%) 등이다. 공교롭게도 참여정부의 혼이 담긴 세종과 인근 대전, 여기에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값
[충북일보] 서울에서 몇 년, 아니 몇 개월만 살아보면 문뜩 드는 생각이 있다. 지역민들이 그토록 원하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 정말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서울은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이미 1, 2기에 이어 3기 신도시 개발을 천명한 상태다. 서울 인접지에 신도시가 개발되는가 하면 새 옷으로 갈아입는 재개발, 재건축 작업이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지하철 증설은 물론 GTX(수도권광역급행열차) 추가 신설 등 교통호재까지 겹치면서 서울 부동산 가치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정된 나라살림에서 정부예산 투입은 무한정일 수 없을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하는 서울의 모습을 보면서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 후순위로 밀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아마도 진행 속도가 더디던지 상황에 따라선 흐지부지 소멸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구성됐을 때 서울에서는 강동구가 강남4구(서울사람 대다수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에 포함됐다는 뉴스가 대서특필됐다. 이전까지는 '강남·서초·송파'를 일컬어 강남3구라 했다. 흔히들 쓰는 강남3구는 국내에서…
[충북일보] 한반도에서 가장 비옥한 땅이 밀집된 호남지방에는 예부터 사람이 많이 살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일제 강점기였던 1925년말 당시 인구는 호남(352만7천523명)이 충청(212만9천514명)보다 139만8천9명이나 많았다. 하지만 70년대 이후 국토개발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호남은 영남과 함께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인구 규모가 충청보다 컸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의 상징도시인 세종이 2012년 7월 충청권에서 출범했다. 이에 따라 2013년 5월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충청 인구가 호남을 추월했다. 20대 총선 직전인 2016년 3월말 16만2천358명이던 두 권역 간 인구 격차는 올해 3월말에는 40만6천117명으로 커졌다. 중앙정치판에서 충청권은 그 동안 '덩치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부여 출신 김종필이 1995년 3월 만든 보수정당인 자유민주연합은 2006년 4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대 국회의 지역구 의원 수는 호남(28명)보다 적은 27명이었다. 특히 충청권 중심 도시 대전은 20대 총선 직전인 2016년 3월말 당시 인구가 광주(147만명)보다 5만명이나 많은 152만명이었는데도, 의원
수도권이 심상치 않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등교했지만, 수도권 곳곳에 아직도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또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은 여전히 '온라인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비대면 방식 어렵나 요즈음 모든 공공기관에서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상당수 민간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학교는 더 엄격하다. 열이 있으면 일단 코로나를 의심한다. 코로나 검사량이 폭증하고 있는 이유다. 이렇게 해서라도 코로나 확산을 막아야 한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집콕'을 해야 했던 아이들은 등교 전날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얼마나 가고 싶었던 학교인가. 얼마나 만나고 싶었던 친구들인가. 개인적으로 교사와 학생은 대면수업이 맞다고 본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위험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대면과 비대면을 적절하게 나눠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꼭 대면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업무임에도 대면을 고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를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과거의 패턴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다. 특히 모범
[충북일보] 40대 초반까지 삭힌 홍어를 먹지 못했다. 삶은 돼지고기에 김치를 싸서 먹어도 보았지만 전혀 입맛에 맞지 않았다. 입에 넣었던 홍어를 몇 번 씹다 도로 뱉어내는 모습을 보고 선배들은 "어른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며 놀려댔다. 그러나 홍어와의 악연은 그리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내 주변에는 유달리 홍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선·후배, 친구는 물론이요 가깝게 지내는 출입처 사람들까지 상당수가 홍어 예찬론자들이었다. 톡 쏘는 암모니아 향이 일품이란다. 먹는 방법도 다양했다. 홍어 삼합은 입문 수준. 홍어찜, 홍어회, 홍어부속, 홍어 샤브샤브, 홍어탕 등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나에게 홍어는 가깝고도 먼 음식이었다. 그랬던 홍어가 지금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친근한 음식이 돼버렸다. '거지왕 김춘삼'이 그랬던가. 한여름 장날 길바닥에 버려진 썩은 동태 대가리를 입에 대고 쪽 빨면 그 맛이 천하일미가 따로 없다고 회고했다. 김춘삼은 그의 자서전에서 극심한 굶주림을 못 이겨 주워 먹었지만 복통을 일으켜 서너 번 기절하고서야 썩은 동태 대가리의 참 맛을 알았다고 썼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홍어의 톡 쏘는 상
[충북일보] 딱 4년 전이다. 2016년 10월 충북일보 편집국장 보직을 받았다. 청와대·국회 출입을 정리하고, 청주로 내려왔다. 격동의 역사는 시작됐다. 국장 발령 후 3일 뒤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다. 만약 청와대 출입이 더 길어졌다면 최순실 게이트 취재에 엄청나게 시달렸을 가능성이 높았다. 지방지의 청와대 출입 청와대 춘추관은 늘 쥐 죽은 듯 고요했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근무하는 장소에서 춘추관은 별도로 운영된다. 국정과 관련해 전달할 일이 있으면 청와대 관계자들이 춘추관으로 와서 브리핑을 한다. 중앙지와 지방지 기자가 쓰는 공간은 분리됐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춘추관 기자들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점심은 주로 춘추관 식당에서 해결한다. 충북과 관련된 정책이 궁금하면 청와대 참모와 연풍문에서 만나 물어보곤 했다. 그러나 늘 갈증을 느꼈다. 간단한 정보조차 쉽게 얘기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후 국회로 이동했다. 국회는 청와대보다 훨씬 편안했다. 당시 정론관(현 소통관) 지정석에 앉아 내일자에 편집될 기사를 송고하고, 지역구 국회의원실을 수시로 방문했다. 의원을 만나지 못하면 보좌관들과 소통했다. 충북도를 비롯해 도내 일선 시·
[충북일보] 그린(Green)은 녹색, 초록색, 파란색 등을 의미한다. 광의의 개념으로 보면 자연보존이다. 뉴딜(New Deal)은 미국의 32대 대통령 F.D.루스벨트가 대공황(大恐慌) 극복을 위해 1933년 추진했던 정책이다. 녹색성장과 생태뉴딜 그린은 환경, 뉴딜은 성장이다. 두 개념은 양립되기 어려운 조건을 갖고 있다. 환경은 기본적인 개발을 하지 않아야 보전될 수 있다. 뉴딜은 개발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비를 진작시키는 정책이다. 양립되기 어려운 두 개념이 절충점을 찾기 위해 최초로 제안된 정책은 2007년 프랑스에서 시행된 '생태 뉴딜'이다. 프랑스는 2007년 당시 2020년(올해)까지 4천억 유로를 투자해 5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2009년 1월 기후 변화 대응, 에너지 효율화, 생물 다양성 보호 등 3대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포함한 환경 보호 법안을 입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지시한 '그린 뉴딜'은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뜻한다.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저탄소 경제구조를 만들어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충북일보]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가운데 정부가 최근 60쪽 분량의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지침'을 발표했다. 핵심은 '다른 사람과 2m(최소 1m)이상 거리 두기'다. 음식점이나 대중교통수단은 물론 야외에서도 적용된다. 코로나를 비롯한 무서운 전염병은 사람이 모이면서 퍼진다. 이번에도 특정 종교집단·댄스학원·이태원 클럽 등에서 환자가 많이 나왔다. 반면 사람 구경하는 것 자체가 반가운 산골이나 농어촌에서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필자가 사는 세종시의 경우 사람이 밀집된 남쪽 신도시,특히 2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모여 일하는 정부청사에서 대부분의 환자가 나왔다. 이에 북쪽 구도시 사람들은 "멀쩡한 우리까지 왜 환자 발생률이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도시민이 돼야 하나"라며 볼멘소리도 했다. 세계적 도시경제학자인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는 '도시의 승리(Triumph of the City)'라는 책에서 "도시는 인류 최고 발명품"이라고 극찬했다. 우수한 인적 자원과 각종 재화가 몰려들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너무 비대해진 도시에선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충북일보] 코로나19 사태로 교육현장이 멈춘 기간이 벌써 3개월이다. 여기에 겨울방학 1~2월을 합치면 무려 5개월이나 학생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코로나 상황은 예측불허다. 어쩌면 인류의 영원한 숙제로 남을 수 있다. 백신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변형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마다 신속한 백신대응이 시급하다. 벌써 5번째 등교 연기 툭하면 등교 연기가 발표되고 있다. 전혀 새롭지 못한 무조건 연기가 아닌 새로운 수업방식이 필요하다. 온라인 수업만 고집한다면 자신들의 정치적 책임을 최소화하는데 급급해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면 등교대신 '간헐적 등교'를 검토해야 한다. 1주일에 5일 수업을 2~3회로 줄이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래야 집단학습에 따른 바이러스 대응력을 키워갈 수 있다. 지금처럼 무조건 등교연기만 결정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결정이다. 교육부가 최근 고2 학생들부터 대입전형에서 정시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다시 따져 보아야 한다. 기존의 수시 70%와 정시 30%(실제로는 수시 80%+정시 20%)를 수시 100% 또는 정시 100%로 일원화 시키려는…
[충북일보] 19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2022년 5월 9일까지다. 임기 종료 두 달 전인 2022년 3월 9일쯤 20대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같은 해 6월 1일 예정인 민선 8기 지방선거와 동시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질 경우 실제 선거일은 다소 유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역대 선거의 흐름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으로 이어진 대통령 선거는 현재까지 유권자들의 일관된 표심을 보여줬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영·호남 대결이었다. 정치철학적으로 분석하면 영남은 보수, 호남은 진보를 지향했다. 그래서 다음 대선에서 지역과 철학적 흐름이 다소 무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번 4·15 총선 결과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직접 선거 도입 후 영·호남은 6대 1의 흐름을 보여 왔다. 오롯이 호남 출신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 뿐이다.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영남에서도 PK(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하되 호남에서 90% 이상 몰표를 받은 대통령이다. 지금의 집권 여당에서 한때 김경수 경남지사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충북일보] 집권 후반기에도 국정지지율이 60%에 달하는 대통령. 총 300석 중 180석을 차지한 여의도 권력. 전국 17개 시·도 대부분을 싹쓸이 한 광역지자체 권력. 당적을 가질 수 없으나 친여 성향인 전국 시·도 교육감. 여기에 지방의 광역·기초의회까지 합치면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을 집권 여당이 독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대표, 그리고 전국의 내로라하는 민주당 소속 지도자들은 어쩌면 과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다. 싸가지 없는 진보 진보성향의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2014년 8월 펴낸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책에서 진보세력들에게 상대편을 존중하는 마음과 자세의 터전 위에 서야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대편에 대한 존중을 정치학적 의미로 표현하면 협치(協治) 또는 협업(協業) 정도가 될 수 있다. 진보정치를 싹틔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협치의 근간을 따져보면 결국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자 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 세력과 부분적으로 공동내각을 구성했고, 노 전 대통령은 비록 실패했지만, 당시 제1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
[충북일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속담이 있다. 꽁꽁 언 발을 녹이려고 오줌을 누어 봤자 효력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찰나의 변통은 될지 모르나 그 효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오히려 살짝 건드린 언 발이 더 꽁꽁 얼어붙을 수도 있다. 결국에는 사태가 더 나빠진다는 얘기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국가의 운명을 건 4·15 총선을 앞두고 재난지원금 얘기가 나왔다. 4인 가족 기준 10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100만원이면 큰돈이지만, 1인당 25만원은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다. 이후 소득분위 70%까지만 지급한다고 했고, 총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후보 상당수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정부에 건의했다. 상당수 국민들이 열광했다. 총선은 집권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물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재난지원금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여당의 전략을 뛰어넘지 못했다. 선거 후 재난지원금을 놓고 정부와 집권 여당 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상위 30%를 제외한 지원금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여당은 전 국민 지급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급기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되 금액을 1인당 25만원에서 20만 원(4인 80만원)으로…
[충북일보] 1592년 4월 14일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이때부터 1598년까지 2차에 걸친 왜군의 침략은 우리 강토를 피로 물들였다. 이순신 장군은 '일휘소탕 혈염산하(一揮掃蕩 血染山河)'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검(劍)을 들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23전 23승을 기록하며 난세의 영웅으로 등장했다. 15~20대 총선 기록 428년이 지난 2020년 4월 우리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21대 총선 투표일이다. 충청은 그동안 영·호남으로 갈라진 분열의 정치를 제3지대에서 흡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충청에서 이기는 세력이 정국 주도권을 갖는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충청은 그렇게 영호남 패권주의 틈바구니에서 4년마다 다른 선택을 보여줬다. 1996년 4월 11일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충북(8석)은 자유민주연합 5석과 신한국당 2석, 무소속 1석의 결과를 만들었다. 그해 신한국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다. 2000년 4월 16대 총선(7석)에서도 신한국당에서 당명을 바꾼 새누리당이 3석을 차지했고, 새천년민주당과 자유민주연합은 각각 2석이었다. 이어 2004년 17대 총선(8석)은 그야말로 1당 싹쓸이였다. 바로…
[충북일보] 코로나19 전염병 확진자가 세계적으로 120만 명, 국내에서도 1만 명을 넘어섰다. 세종시는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이 대구·경북 다음으로 높아, 필자를 포함한 '특별자치시' 주민들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 아내와 함께 매일 아침 들르던 수영장은 2월말부터 문이 닫혔다. 그 바람에 강습료(월 12만 원)가 절약되면서 살림에는 조금 보탬이 됐다. 하지만 운동이나 외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어느 새 '확찐자(살이 확 찐 사람)'가 돼 버렸다. 각종 봄꽃은 올해도 변함없이 아름다움을 뽐낸다. 그러나 축제는 모두 사라졌다. "제발 꽃구경을 오지 말라"고 부탁하는 현수막이 걸린 가운데 '잔인한 4월'이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 사태 속에 치러지는 4·15 총선에서는 난생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비닐장갑을 낀 채 투표하게 됐다. '세월호 사건'으로 재미를 본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라는 큰 재난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인상이 짙다. 투표일을 불과 10여일 남겨 두고 나온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은 당초 대상이 하위 50%(기획재정부)였다. 그런데 정치권으로 가더니 70%로 늘었다. 돈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나. 건강
[충북일보] 큰 일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빚이 1천743조6천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무려 60조2천억 원 늘었다. 통합재정수지는 -12조 원에 달했다. 지난 2015년 -2천억 원에서 4년 만에 무려 60배나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9년(-17조6천억 원) 이후 10년 만에 최대 수치다. 태어나자마자 빚쟁이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이도 1천409만원의 빚을 감당해야 한다. 최근 인구감소 추세를 반영하면 1인당 부채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마구잡이식 재정확대가 반영될 내년 이맘때쯤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볼 보듯 뻔하다.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2011년 400조원, 2014년 500조원, 2016년 600조원, 2019년 700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국가예산 500조원과 비교할 때 국가와 국민 모두가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갚을 수 없는 규모다. 4인 가족 기준 빚이 5천600만 원 정도다. 가구당 4천만~5천만 원의 연봉을 받아도 빚을 청산할 수 없을 정도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자꾸만 빚을 늘려나가고 있다. 소위 소득주도성장과 최근의 재난지원금, 그리고 4·15 총선에
[충북일보] 성경사전을 보면 새 술은 New Wine, 즉 완전히 발효되지 않아 아직 당분이 많이 남아 있는 '향이 좋고 달콤한 포도주'를 의미한다. 새 술은 발효성이 매우 강해 새 부대에 넣어 보관하는 습관이 있었다. 우리는 시시때때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낡은 전통에서 벗어나 왕성한 생명력을 가진 새로운 삶을 의미할 때도 이런 표현을 사용한다. 총선판 물갈이론 대통령과 국회의원,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농협조합장 등. 우리는 숱한 선거를 치른다. 그럴 때마다 '물갈이론'은 단골 구호다. '물갈이론'을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하면 바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로 귀결될 수 있다.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국회의원만 거의 100명에 육박한다. 총 300명을 뽑는 국회의원 중 30% 이상이 물갈이된 셈이다. 물갈이는 유권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특히 3선 이상의 다선 물갈이를 통해 신선한 인물을 공천할 경우 해당 정당의 지지도는 올라간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유권자들의 가슴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무조건적
지금까지 확인된 코로나 확진 패턴을 보면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감염 확률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답답한 실내에서 벗어나 탁 트인 야외를 산책한다. 이제 막 골프를 배운 사람들은 주말 골프장을 찾는 것으로 행복을 느낀다. 넓은 자연 속에서 라운딩을 하다 보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보낼 수 있다. 고개를 들지 마라 골프 비거너들이 필드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고개를 들지 마라. 고개를 들고 스윙을 하면 공을 끝까지 보지 못하게 된다. 이럴 경우 타격의 정확도는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어쩌면 몸 개그에 해당되는 '꽈당'까지 경험할 수 있다. 오는 4·15 총선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도 가급적 고개를 들지 말아야 한다.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유권자들을 만나면 다소 거만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라도 가급적 겸손한 모양새, 즉 고개를 숙여 유권자들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골프는 상대평가다. 아무리 싱글 또는 보기 플레이라고 해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타수가 확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승부는 내가 몇 타를 쳤는지는 두 번째로 중요하다.
[충북일보] 잔잔한 기타 선율이 울려 퍼진다. 각각의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거나 차를 마시다 잠시 대화를 멈춘 사람들이 음악 소리에 집중한다. 피아노 연주로만 들어본 클래식 음악이 기타에서 흘러나오기도 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덧입혀진 팝송이 연주될 때도 있다. 가끔은 신청곡을 받아 운영하기도 한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매일 오후 1시 30분과 저녁 7시 30분, 몇 곡의 라이브 음악으로 채워지는 작은 공연장이다. 청주 외곽에 자리 잡은 카페로지는 브런치 카페인 동시에 음악인 부부가 운영하는 라이브 카페다. 고려진 대표는 기타리스트, 아내는 가수 수네다. 이미 라이브 카페로 유명했지만 최근 더 많은 이들이 음악을 찾아오는 이유는 고려진 대표가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싱어게인3'에서 기타괴물 7호 가수로 출연한 고려진 씨는 여러 번의 경연에서 뛰어난 기타 연주 실력과 특색있는 목소리로 인정받았다. 중학교 2학년 때 지인의 집에 놀러 갔다가 처음 보게 된 기타였다. 기타 줄을 튕겨본 순간이 너무 강렬해 그 날짜까지 기억한다. 미술을 하던 소년은 붓을 내려놓고 기타를 잡았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 책으로 독학한 기타는 6개월 만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청주프로축구단이 최근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창단 첫해였던 지난해 리그 막바지까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렸던 충북이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싹튼다. 충북청주FC는 지난 17일 오후 2시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라운드에 출전해 FC안양을 상대로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앞서 개막전 1라운드에서 전남드래곤즈, 원정 경기 2라운드에서 천안시티를 연속으로 무릎 꿇린 뒤 이번에 안양과 비기며 세 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그동안 대진운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안양과 전남은 해마다 K리그2 상위권으로 손꼽힌 팀이고, 천안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충북청주FC의 활약은 지난해 간판 공격수였던 조르지가 팀에서 이탈하며 고조됐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조르지는 지난 시즌 34경기 1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신생 구단인 충북청주FC가 종합 8위에 안착하는 데 큰 공을 세웠으나 K리그1 포항스틸러스로 이적했다. 충북청주FC는 곧바로 영국 토트넘홋스퍼 출신 오두와 브라질 용병 베니시오, 일본 주력 미유키를 기용했으나 현재 활약상을
[충북일보] 차태환(61·㈜아이앤에스 대표이사) 25대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14일 "청주상공회의소가 기업의 손과 발이 되어 함께 뛰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차 회장은 이날 오전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직지홀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역경제와 회원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회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더 큰 충북 경제 도약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며 "ESG경영 확산에 따라, 기업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창출이 점점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신(新)기업가 정신 확산을 제시했다. 차 회장은 "지금껏 기업의 역할로 인식되어 온 이윤과 일자리 창출, 세금 납부를 통한 국민경제 기여 등을 넘어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디지털전환 등 새롭게 발생하는 사회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이 가진 혁신역량과 기술, 자본, 아이디어를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실행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구성원들과 호흡하면서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