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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수능은 예측가능한 문제가 나와야 한다. 변별력이라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문제를 출제한다면 학생들을 실험 대상으로 내모는 행위다.

30여 년 전 대입은 한 번 시험으로 족했다. 당시 충북에서 SKY에 가장 많이 합격시킨 학교는 충주고였다. 연간 100여 명에 달했다.

충주고 인재들은 20~30년 뒤 각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로 성장했다. 그러나 '기회의 사다리'가 사라진 지금 교육을 비롯해 정치·사회·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비수도권은 수도권의 '내부 식민지'로 전락했다.

전형방식 무려 3천개

김대중 정권의 이해찬 교육부장관은 1998~1999년 고교 교육 정상화 일환이라며 특기 하나만 있으면 대학에 갈 수 있는 무시험 전형을 발표했다.

야간학습, 월말고사, 학력고사, 모의고사 등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했다. 중학교 연합고사와 학력고사, 모의고사까지 폐지하려고 했지만, 교육계 반발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했고, 교육개혁은 결국 실패했다.

2002년 고교를 졸업한 2002학번과 2003년 졸업한 2003학번을 일컬어 '이해찬 세대' 이후 우리는 15년 이상 수시와 정시가 혼재된 시스템을 바꾸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능 난이도는 달라졌다. '불수능'과 '물수능'을 반복했다.

통상 진보정권의 수능은 불수능이 대세다. 2002년(김대중)과 2017~2018년(문재인) 최악의 불수능은 정시를 부정적으로 보는 정권의 숨은 철학이 엿보인다.

반면, 보수정권의 수능은 대부분 물수능 흐름을 보였다. 수시보다는 정시가 공정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셈이다.

수시는 교육계 안팎에서 적지 않은 '불공정 사례'를 초래했다. 어떤 학교에 입학하고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녀들의 운명이 크게 달라졌다.

정권의 성향에 따라 수능 난이도가 조절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사례다. 교육정책은 성향과 무관하게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예측 가능한 난이도 유지에 앞장서야 할 교육당국이 실험적이면서 파격적인 '엉뚱한 문제'를 출제하도록 방조한 것은 학생들을 사지(死地)로 내모는 행위다.

올해 국어에서 과학 지문이 포함된 융·복합 형태의 31번 문제가 대표적 사례다. 또 교사와 학생들에게 '킬러' 또는 '킬링'이 된 수학 30번 문제도 마찬가지다.

수시와 정시의 혼재는 일선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선택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중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이 고교 1학년 때부터 수시와 정시 중 하나를 선택한 뒤, 3년 내내 몰입하도록 만든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문과와 이과를 따져야 하고 수시와 정시를 선택해야 한다. 아이의 재능에 맞는 교육이 아닌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만드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무려 3천여 개에 달하는 대입 전형 방식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부모가 입시 전문가가 되지 못하면 아이의 미래는 매우 불안하다.

교육대계 다시 수립해라

전국 곳곳에서 제2의 숙명여고 사태가 잉태되고 있다. 학생부 조작 등에 가장 능숙한 집단은 교육공무원이다. 그리고 교육공무원을 인맥으로 두고 있는 집단이다.

육체노동자와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의 벼랑 끝에서 하루가 빠듯한 일반인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외무고시·사법시험·경찰대 등 '기회의 사다리'를 다시 놓아야 한다. 글로벌 국가들도 엘리트교육과 평준화 교육을 병행하고 있는데도 우리만 평준화를 고집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하향평준화 속에서 돈과 권력을 가진 부모를 만난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 간 교육격차를 더 이상 방치하면 곤란하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 부당하다면 적어도 2~3번의 기회로 대체하면 된다. 믿을 수 없는 수시, 불수능으로 망친 정시.

논술전형을 위해 구름인파가 몰리는 지금의 시스템을 당장 쓰레기통에 집어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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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