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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11.27 13:57:42
  • 최종수정2018.11.28 13:30:55
[충북일보] 판사와 검사, 그리고 경찰관 등은 범죄를 다루는 직업이다. 경찰관은 현장에서 피의자를 검거해 검찰에 송치하고 검사는 피의자의 범죄 구성요건 등을 따져 기소여부를 결정한다. 기소된 피의자의 형량을 판단하는 것은 판사의 몫이다.

사법기관과는 크게 다르지만, 언론사 기자들도 취재대상의 철학 등을 검증하는 일은 종종 발생한다. 그때마다 느끼는 단어가 있다. 바로 확신(確信)과 파렴치(破廉恥)다.

확신·파렴치의 범죄학

파렴치의 사전적 의미는 수치(羞恥)를 알지 못함이다. 염치를 모른다와 몰염치 또는 뻔뻔스러움 등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범죄에 연루되면 파렴치범이다.

파렴치범은 반문화적인 사람이 범한 반사회적인 범죄를 말한다. 살인·절도·강도·방화·사기·공갈·횡령 등이다.

반면, 확신의 사전적 의미는 굳게 믿음 또는 그런 마음이다. 확신범은 확신에 따라 일으킨 사람의 범죄를 뜻한다. 과실에 의한 범죄나 종교적·정치적 견해의 차이로 범하는 확신범은 파렴치범과 크게 다르다. 도덕적, 종교적 또는 정치적인 의무 의식에 입각한 확신에 따라 저질러진 범죄는 처벌 유형이 달라진다.

확신범이라는 말은 1922년 라드브루흐(G.L. Radbruch)가 독일형법 초안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소위 사상범 또는 정치범과 실질적으로 같은 말이다. 확신범은 그것을 처벌하는 국가와 별개의 가치의식에 따르는 것으로 파렴치범과 크게 다르다.

조선시대 당쟁(黨爭)은 파렴치범과 확신범을 구분하지 않았다. 권력의 입장에서 상대를 단죄했다. 모진 고문은 물론, 상상만 해도 끔찍한 형벌로 정적을 제거했다.

문명사회에 들어선 지금, 확신범 즉 정치범을 가장 혹독하게 단죄한 나라는 북한이다. 북한의 총살과 노동형 등은 국제사회에서 늘 '반인권'으로 찍혔다. '반인권'은 북한이 글로벌 국가의 일원으로 편입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됐다.

우리나라 역시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진 군사정권 시절. 혹독한 '반인권 시대'를 경험했다. 멀쩡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간첩으로 둔갑했고, 어렵게 공부해 명문대에 입학한 시골 청년이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가 고문으로 죽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됐다. 현직 대통령을 향해 숱한 저주를 퍼부어도 괜찮은 나라다. 심지어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가지고도 탄핵을 운운하는 사례도 다반사다.

이는 최고 권력자와 관련된 사례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의 일상과 관련해서도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김대중 정부 시절 이해찬 장관의 수시제 도입은 확신에 찬 정책이었다. 그러나 수시정책은 완벽하게 실패했다. 사회적 후폭풍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런데도 보수·진보정권 모두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한다. 두 정권 모두 확신에 찬 반대파 눈치를 보는데 급급하다.

도 넘은 확신은 파렴치

대입전형을 바꾸려면 최소 3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 임기 5년의 대통령은 손을 대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어도 공무원 조직은 살아있는 교육부와 일선 학교의 소극적인 태도는 매우 잘못됐다.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서열화 교육의 병폐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입했다는 대입 수시. 상황은 사교육비는 더 늘어나고 서열화도 더욱 심화됐다. 보통 100~200대 1의 논술전형을 통과하기 위해 온 가족이 동원된다. 학생부종합전형과 지역균형 선발은 어떤 방식으로 평가되고, 어떤 경로를 거쳐 학생선발이 이뤄지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른바 '깜깜이 전형'이다.

이를 방치하는 것은 곧 파렴치다. 아직도 학종을 통해 명문대에 진학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제도개선을 건의하지 않는 교사가 있다면 이는 직무유기다.

수시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도 매우 부정적이다. 당장 수시제도 개편을 위한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 사회 각 분야가 파렴치로 물들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매우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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