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아침마다 수영장을 오가는 길에 편의점을 들러 집에서 구독하지 않는 3~4가지 중앙지를 산다. 신문은 보수와 진보를 함께 구입한다. 정치 관련 기사 논조의 균형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기자는 지난 2월 1일자로 폐쇄된 '조인스 블로그'에서 누적 방문객이 약 1천400만명이나 된 파워 블로거였다. 하지만 권위있는 종이신문이야말로 '세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창'이라고 믿는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기자들이 '게이트 키핑(gate keeping)'을 거쳐 양질의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학생이나 후배 기자들에게 글 쓰기에 관한 조언을 할 때 흔히 종이신문을 음식에 비유한다. 좋은 신문은 잘 차려진 음식상(코스요리)과 같다. 유능한 요리사(편집자)가 음식(기사)을 손님(독자)에게 정성껏 서비스한다. 하지만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제한적인 데다, 독자가 곧 바로 반응을 나타낼 수 없는 게 단점이다. 반면 종이보다 훨씬 늦게 발명된 인터넷은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많고, 전파력이 뛰어나다. 기자와 독자,독자와 독자 사이의 소통도 가능하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
[충북일보]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무려 3년 1개월에 걸친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휴전과 함께 끝났다. 그로부터 한반도는 65년 간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아왔다. 뿐만 아니라 역대 정권은 늘 남북문제를 활용하기에 바빴다. 60년 넘는 세월동안 수시로 총격전이 벌어졌고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등 4강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했다. 1989년 임종석과 임수경 80년 대 대학생이라면 임종석과 임수경을 모두 기억한다. 전국을 흥분하게 만들었던 통일에 대한 열기. 그 중심에 임종석과 임수경이 있었다. 1989년 충청권 4개 대학교가 각 10명 씩 모두 40명으로 통일선봉대를 꾸렸다. 이들은 부산에서 경북, 충청을 거쳐 판문점까지 통일대행진을 벌였다. 가는 곳 마다 경찰의 삼엄한 검문이 있었지만,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을 꺾을 수는 없었다. 통일선봉대는 부산에서 출범한 뒤 경북 영남대, 충청 한남대를 거쳐 서울 한양대에 도착해야 했다. 당시 유명한 일화가 있었다. 통일대축전 행사장인 한양대에 집결하기 위한 학생들이 경찰의 검문검색으로 수백 명 이상 연행되자, 전대협 지도부가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대학생 전
[충북일보] 영국의 유명 작가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1817년)의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오스틴은 6남 2녀 중 7번째이자 둘째 딸로 태어났다. 정규교육을 받은 것은 겨우 11살까지에 불과하지만 15살부터 단편을 쓰기 시작했다. 1796년, 첫사랑에 빠진 오스틴은 남자 쪽 집안 반대로 결혼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으면서 '첫인상' 집필에 몰두했다. 이 책이 1813년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된 뒤 빛을 보게 됐다. 시장 논리 무시한 국토부 영국의 시골 롱본(Longbourn)에 사는 베넷 일가의 딸들이 배우자를 찾는다. 베넷 씨가 죽으면 롱본에 재산을 상속시킨다는 계약에 따라 다섯 자매와 베넷 부인은 재산을 모두 잃을 처지에 놓였다. 베넷 일가 상속 계약에는 여자에게 상속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었다. 이럴 경우 친척인 목사 콜린스가 재산을 상속하게 된다. 베넷부인은 그런 사태를 걱정해 딸들에게 빨리 배우자를 찾아주려 필사적이었다. 그러나 베넷 씨는 부인과 달리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도 경제적 사정이야 어찌됐든 사랑을 위해서만 결혼하려 결심했다. 그녀의 소망은 친절하고 아름다
[충북일보] '선공후사(先公後私)'는 사(私)보다 공(公)을 앞세운다는 뜻이다.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 공익을 먼저 챙긴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오늘 날 우리 정치에서는 선공후사를 빗댄 '선당후사(先黨後私)'라는 말을 자주 쓴다. 개인의 이익보다 당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선공후사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정치 분야가 대표적이다. 공천하와 사천하 '여불위(呂不韋)'는 중국 전국시대 말기 진 나라의 정치가다. 장양왕 때 승상이 됐고, 이후 최고의 상국(相國)이 됐으나 태후 간통사건에 연루된 뒤 자살했다. 여불위는 세상의 질서와 무질서, 혼란과 통일이 바로 공공성에서 갈린다고 봤다. 여불위는 군주가 공공성에 기반을 두고 통일 제국을 이끌어가도록 요구했다. 이를 위해 군주 중심의 공은 자기 정당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했다. 군주의 공이 사(私)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다는 힘의 측면만이 아니라 사와 질적으로 구별되는 특성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여불위는 공천하(公天下)와 사천하(私天下)의 틀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군주의 공은 군주라는 지위로부터 생기는 공
[충북일보] 아르헨티나 출신 토트넘 홋스퍼의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Mauricio Pochettino)가 인터뷰 때마다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있다. 스쿼드(Squad)와 퍼포먼스(Performance), 판타스틱(Fantastic) 등이다. 가령 '우리 선수들의 스쿼드가 좋아 환상적인 경기를 펼쳤다'고 자주 얘기한다. 여기서 스쿼드의 체육학적 의미는 운동을 하거나 경기에 참여할 때 하나의 유닛이 되는 선수 그룹이다. 토트넘의 스쿼드 포체티노의 지도력은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 1972년 3월 2일에 태어난 그는 1988년 뉴웰스 올드 보이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파리 생제르맹, RCD 에스파뇰을 거쳐 2009년 1월 자신이 선수로 활약했던 에스파뇰에서 감독을 맡았다. 2013년 1월 사우스햄튼 감독을 맡아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고, 지난 2014년 5월 토트넘 홋스퍼 감독에 부임했다. 토트넘은 당시 '톱 4'에 진입하기 어려운 팀이었다. '톱 4'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첼시, 리버풀, 멘체스터 시티 등이다. 토트넘은 5~10위 권 팀에 불과했다. 포체티노가 우리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것은 손흥민 때문이다. 손흥민은 2010년…
[충북일보] 태세(太歲)는 땅 속에서 사는 환상 속 괴물이다. 붉은 고깃덩어리 같은 모습으로 온몸에 수천 개의 눈이 붙어 있다고 한다. 태세는 원래 목성을 일컫는 말로 12년 만에 하늘을 일주한다. 땅속에 사는 태세는 목성의 움직임에 맞춰 목성 방향으로 땅속을 이동한다. 중국에서는 종종 토목공사를 하다가 태세가 발견된다고 한다. 그런데 파낸 채로 내버려두면 일족이 죽음을 면치 못하는 재앙에 직면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재앙을 막기 위해 태세가 발견되면 공사를 중지하고 원래 장소에 묻어뒀다고 한다. 너무도 쉬운 태세 바꾸기 중국 고전에 나오는 태세와는 글자 자체가 다른 태세(態勢)가 요즈음 화제다. 태세는 어떤 일이나 상황을 앞두고 태도나 자세를 바꾸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다. 특히 일부 젊은 층 사이에서는 한 때 '우디르급 태세전환'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우디르는 리그오브 레전드 게임의 한 캐릭터다. 우디르는 스킬이 태세전환으로, 스킬을 클릭하면 평타가 태세전환에 맞춰 변하게 된다. 그것도 매우 빠르기 때문에 '우디르급' 태세전환이라고 했다. 예를 들면 A와 B가 싸우는데 C가 A의 편을 들다가 아니다 싶으면 1분도 되지 않아 B
[충북일보] 인간이 만든 도시는 큰 유기체(有機體)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처럼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친다. 세계사에서 볼 때에도 한 나라의 최고 통치기관이 모여있는 수도(首都)는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어 왔다. 서울(한양)이 조선의 수도가 된 것은 1394년이다. 따라서 이 도시는 2018년 기준으로 무려 624년째 최고 도시 지위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현재 대한민국 수도에 관한 규정은 '서울특별시 행정특례에 관한 법률 2조'에만 있을 뿐 상위법인 헌법에는 없다. 따라서 30여년만에 추진되는 개헌에서 '세종 행정수도'를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게 대다수 국민의 여망이다. 박정희 전대통령의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러나 과도한 서울 집중에 따른 문제점을 올바로 인식,새 수도를 건설하려고 한 것은 탁월한 선견지명이었다. 이에 따라 극비리에 이른바 '백지계획'을 추진, 현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 신도시) 바로 옆으로 행정수도를 옮기려고 했다. 하지만 1979년 10월 26일 발생한 암살사건으로 그 계획은 '백지화'됐다. 흔히 '역사에 가정(假定)은 없다'라고 한다. 그러나 만약 박 전대통령이 백지계획을 실행했더라면
[충북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개헌의 시기를 얘기하면서 대통령과 지자체장 동시투표 문제를 언급했다. 국회의원 선거는 현행대로 이어가면서 대통령과 지자체장을 동시에 선출하면 상호 견제가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 주장대로 이번에 개헌이 이뤄지면 오는 2022년 20대 대선과 민선 8기 지자체장을 동시에 선출할 수 있다. 앞서 2020년 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면 딱 2년 간격의 징검다리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지자체장도 중임으로 제한해야 대통령 임기는 5년이다. 문 대통령은 4년 중임제로 바꾸고 싶어 한다. 단체장은 3선까지다. 4년씩 3선은 무려 12년이나 되는 셈이다. 5년 단임제는 실패한 시스템이다. 국가예산 편성 과정을 보면 더욱 그렇다. 임기 첫해 대통령은 전 정부의 예산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1~2년차 인사청문회와 맞물려 제대로 된 국정운용이 어렵다.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철학을 반영할 수 있는 시기는 집권 3년차 뿐이다. 4년차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지고 야당의 눈치를 보면서 협치(協治)를 얘기하지만, 내리막길의 대통령의 손을 잡을 야당은 지금까지 없었다. 대통령·지자체장 동시선거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제왕적
[충북일보] BC 4세기 말 중국 전국시대, 최강국 진(秦)에 맞서 연(燕)·제(齊)·초(楚)·한(韓)·위(魏)·조(趙) 등 6개국이 생존을 위한 치열한 거래를 모색했다. 이 때 소진(蘇秦)은 우선 연 나라에, 그리고 다른 5국에 '진 밑에서 소꼬리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닭의 머리가 되자'고 설득했다. 강자에 맞선 공수동맹 6국은 종적(縱的)으로 연합해 서쪽의 강대한 진과 대결할 공수동맹을 맺었다. 이를 합종(合從)이라고 한다. 이후 위나라의 장의(張儀)는 합종은 일시적 허식에 지나지 않으며 진을 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6국을 돌며 연합할 것을 설득해 진이 6국과 개별로 횡적 동맹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것을 연횡(連衡)이라고 한다. 그러나 연횡에 성공한 진은 합종을 타파한 뒤 6국을 차례로 멸망시켜 중국을 통일했다. 진은 이렇게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가 됐다. '합종연횡(合從連衡)'은 우리 정치판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BC 4세기에 유행했던 용어가 21세기 들어서도 자주 회자되는 것이 매우 아니러니 하다. 현재 원내 의석을 가진 정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한애국당 등 6당이다. 여기에…
[충북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특사(特使)'를 보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 등이다. 이들은 기존과 다른 상당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안희정 미투'에 가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걱정스럽다. 3번째 남북 정상회담 수순 남북 정상회담은 1980년대부터 추진됐다. 북한 김일성은 지난 1990년 신년사를 통해 '남북 최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다. 김영삼 정부도 남북 정상회담을 제의해 회담이 이뤄지는 듯했다. 하지만 1994년 김일성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무산됐다.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남북 정상회담 경험을 갖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즉시 남북 기본합의서 이행과 북한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북한도 이에 호응해 2000년 6월 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3일간 회담을 가졌다. 남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직접 만난 것은 분단된 이후 처음이었다. 회담을 통해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 1국가 2체제의 통일 방안 협의, 이
[충북일보]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여론조사 업체들이 매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탄핵 후 현직 첫 영어(囹圄)의 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불리는 비율이 35% 정도에 달했다. 각종 국정난맥상에도 30% 안팎을 유지했던 박 전 대통령은 온 국민적 탄핵 및 하야 요구에 부딪히면서 역대 최저인 4%의 지지율로 국정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 민심은 여론조사 뒤에 숨고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임기 말 10% 미만의 한 자릿수 지지율로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도 국민들이 믿지 않는 사태가 빚어졌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았고, 문고리 권력의 전횡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박 전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30% 이상의 견고한 흐름을 보일 때 당시 야당은 여론조사의 신빙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럴 리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밑바닥 민심은 이미 박 전 대통령을 떠났는데 국정지지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며 조사결과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를 놓고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 대형 포털 댓글이나 밑바닥 민심을 볼 때 문 대통령이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자신들
[충북일보] 올해 설 연휴 비수도권 주택가에서는 예년 설 때보다 주차난이 유달리 심했다. 기자가 15일부터 1박 2일을 지낸 경북 경산시는 대다수 아파트는 물론 상가도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왕복 2차로 양쪽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시내버스가 빠져 나가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새벽에 목욕탕에 갔다 주차공간을 찾지 못해 결국 문 닫은 상가 앞에 차를 댄 기자는 차를 빼라며 욕을 하는 주민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휴 중 15~17일 전국 고속도로 통행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1%나 많은 1천429만대였다. 작년과 달리 통행료가 면제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 작년 추석 이후 두 번째로 이행된 결과다. 예년 설 때 기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수도권 지역 장거리 귀향객들이 올해는 대부분 승용차를 탔다. 그 바람에 고속도로 체증은 더 심해졌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서울→부산 최장 소요시간이 작년 설 때보다 40분 늘어난 8시간 5분에 달했다. 남청주~경산 구간(왕복 1만8천800 원)을 면제받은 기자도 당장은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체증이나 주차난 때문에 개개인이 받은 스트레스, 국가적으로…
[충북일보] 우리는 그동안 수 많은 외침 속에서 5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부침(浮沈)을 반복하고 있다. 모든 국가는 기본적으로 자주(自主)를 지향해야 한다. 남의 보호나 간섭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일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대원군과 명성황후 조선 말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는 극단적 갈등 관계였다. 정치 노선이나 철학 모두 180도 달랐다.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은 쇄국정책(鎖國政策)을 고집했다. 다른 나라와 관계를 맺지 않고 문호를 굳게 닫아 서로 통상하지 않았다. 근대 구미 자본주의 국가들은 일찍부터 면업을 기축으로 산업혁명을 완료했다. 1820년대 과잉 생산으로 최초의 공황을 맞으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게 됐다. 이들 국가들은 아시아 시장에 눈독을 들였다. 원료 공급지를 확보하고 판매시장을 획득하기 위해서였다. 중국과 일본은 개항을 선택했다. 동북아에서 오직 우리나라만 세계 시장에 편입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19세기 초 우리나라 해안지방에 영국·프랑스·미국·러시아의 침범이 잦았다. 쇄국정책의 상징 대원군은 외세의 침략을 저지하려 했다. 대원군은 집권 첫 시기부터 청나라와의 사대적 외교를 제외한 모든…
[충북일보] 정치(政治)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다. 비슷한 의미로 정사(政事)가 있다. 확대하면 세납, 조세, 법, 법규, 규칙, 관리, 가르침 등의 뜻도 있다. 그런데 정(政) 자를 곰곰이 살펴보면 공급자 중심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요즈음 유행하는 갑과 을로 볼 때 갑의 위치 같다. 정사 정(政) 아닌 바를 정(正)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 현장을 취재하면서 숱한 의문점을 가졌던 사례가 있다. 유권자 선택이 필요할 때 정치인들은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처럼 겸손하고 예의바르다. 하지만, 당선이 되면 상당수는 어깨에 힘부터 들어간다. 유권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심지어 며칠 전까지 호형호제 했던 사람도 당선이 되면 아랫사람 취급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우리 정치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다스린다는 개념보다 봉사의 의미다. 이를 상징할 수 있는 새로운 단어도 필요하다. 마땅한 한자 또는 한글이 있다면 개명(改名) 캠페인이라도 벌여 꼭 바꾸고 싶다. 그렇다고 봉사의 의미가 담긴 받들 봉(奉)자를 써서 '봉치(奉治)'라고 하면 왠지 싸구려 느낌이 난다. 고민 끝에 찾아낸 단어는 바를 정(正)자다. 쉬우면서도 기존의 '정치'
[충북일보] 이시종 지사는 '네이밍(Naming)'의 귀재다. 전국에서 최초로 '영충호'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다. 이 지사가 최근 '강호축'에 꽂혀 있다. '강호축'은 강원~충청~호남을 연결하는 국토 X자축 Y변을 의미한다. 산업화 시대의 경부축에 강호축이 추가된 개념이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실천하기 위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영·호남 패권의 폐해 이 지사는 선거의 달인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패배를 경험하지 못했다. 그는 1995년 민주자유당 소속으로 민선 1기 충주시장에 당선됐다. 1998년 민선 2기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어도 62.20%의 높은 득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2002년 민선 3기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56.70%의 득표로 3선에 성공했다. 이 지사는 2년 뒤인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충주 선거구에 출마해 51.60%의 득표로 당선됐다. 이어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고, 2년 뒤인 2010년 6월 민주당 소속으로 민선 5기 지방선거에 출마해 51.22%의 지지율로 충북지사에 당선됐다.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후
[충북일보]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소.' 밀양아리랑은 1930년대 기생들에 의해 널리 전파되면서 지역을 막론한 유행가가 됐다. 일제강점기에는 '독립군아리랑'과 '광복군아리랑' 등으로 개사돼 군가로 불리기도 했다. 밀양아리랑은 막걸리 한 잔에 신세한탄을 하면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노래다. 한민족의 정서인 '슬픔'을 승화시킨 노래다. 상가(喪家)로 변한 두 도시 2014년 기준 인구 10만9천386명의 밀양은 13만7천50명의 제천과 비슷한 규모의 도·농 복합도시다. 상당수 시민이 60세 이상 고령이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는 곳이다. 밀양과 제천의 참사는 두 지역 전체를 초상집으로 만들었다. 밀양은 삼한시대 가락국에 속했다. 505년(신라 지증왕 6)에 신라에 병합됐다. 조선이 건국된 1392년(태조 1년) 밀성군이라고 부르다가 1415년 밀양도호부로 승격했다. 1914년 군·면 폐합에 따라 양산군·김해군·영산군의 일부를 병합해 청도면을 신설한 뒤 12면을 관할했다. 1995년 1월 밀양시와 밀양군이 합쳐 도·농 복합 통합시가 됐다. 밀양은 지난 2004년 KTX 밀양역을 유치했다. 역 정차
'글 쓰는 인간(Homo Scribens·호모 스크리벤스)'의 시대다. 매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지 않으면 살기 힘든 세상이다. 유명 포털사이트나 청와대 홈페이지는 '댓글 민주주의의 광장'이 됐다. 그런데 점잖거나 수준높은 글은 대체로 인기가 없다. 내용이 팩트(Fact·사실)인지 여부는 둘째 문제다. 선동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의 글이나 기사라야 잘 먹힌다. 왜곡된 내용이 퍼나르기를 통해 수많은 사람에게 전달되면서 '여론'으로 둔갑되기도 한다. 필자는 페이스북 회원이다. 하지만 가끔 직접 쓴 주요 기사를 올릴 뿐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넘쳐나는 엉터리 정보를 보거나,친구들에게 맞장구 쳐줘야 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이 고품질 뉴스에 우선 순위를 매기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오늘날 세상에는 선정주의, 오보, 양극화가 너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런가 하면 네이버는 자체 사이트에서 "뉴스 댓글이 조작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기자가 살고 있는 세종시와 관련된 각종 뉴스나 정보, 특히 부동산은…
[충북일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2일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앞서 배포된 기자회견문은 '좌파 국가주의로부터 대한민국과 국민의 삶을 지켜내겠습니다'라는 구호로 채워졌다. 홍 대표는 지나칠 정도로 정부·여당을 '좌파'로 매도한다. 그리고 스스럼 없이 본인들의 세력을 '우파'라고 지칭한다. 정책으로 보는 좌·우파 좌익과 우익이라는 말이 정치적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프랑스 혁명기다. 1789년 혁명 직후 소집된 국민의회에서 의장석에서 보아 오른쪽에 '왕당파'가 앉고 왼쪽에 '공화파'가 앉은 것이 시초다. 프랑스에서 보수적이거나 혁명의 진행에 소극적이고 온건한 세력은 우익, 상대적으로 급진적이고 과격한 세력은 좌익으로 구분했다. 유럽의 좌·우파는 각종 정책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경제 정책에서 좌파는 시장에 대한 국가의 통제 및 개입을 선호한다. 공무원 숫자를 늘리고 공무원 중심의 국가로 만들려는 시도가 수시로 진행된다. 반면, 우파는 시장원리에 따라 경제정책을 운영한다. 기업과 관련된 정책에서도 좌파는 기간 산업의 국유화를 추진하고, 우파는 국유기업과 공기업의 민영화를 진행한다. 사회 정책 분야의 경우 좌파는 평등과 분배,
개헌(改憲)은 국가의 기틀을 바꾸는 일이다. 여당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투표를 주장한다. 반면,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12월 투표로 맞선다. 개헌 여론이 70%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개헌 투표시기 갈등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탄핵 역풍이 불면서 한나라당은 폭망했다. 지역구 100석에 비례 21석 등 121석을 얻는데 그친 반면,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지역구 129석에 비례 23석 등 모두 152석을 차지했다. 당시 충북에서도 지역구 8명 모두 열린우리당이 석권했다. 오죽했으면 당시 상황에 빗댄 '탄돌이'라는 말이 유행했을까. 원내 152석의 거대정당으로 변신한 열린우리당은 자만했다. 기세등등한 여당은 국민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급기야 분당과 통합을 반복했다.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은 지역 66석과 비례 15석 등 81석에 그쳤다. 폭망했던 한나라당은 지역 131석과 비례 22석 등 모두 153석으로 부활했다. 정치는 살아서 움직인다. 단 한 순간도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지난 2016~2017년 국민들은 분노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분노는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 현직 대통
[충북일보] 1987년 재수생이었다. 청주 사창사거리 근처 학원에 다니던 시절이다. 그해 1월 14일 박종철 고문치사와 7월 5일 연세대 이한열군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왔다. 대학생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도청까지 행진한 '독재타도·호헌철폐' 대열에 시민은 물론, 재수생들도 대거 동참했다. 노태우는 6·29 선언을 했고,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됐다. 김대중·김영삼의 분열 그해 야권은 분열했다. 전두환의 후계자 노태우가 36.64%의 지지율로 13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분열의 원인 제공자로 전락한 김영삼은 28.03%, 김대중은 27.04%에 그쳤다.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야당이 승리할 수 있었다는 비난이 곳곳서 쏟아졌다. 우리의 역사는 이 지점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김영삼·김대중은 노태우에 이어 연달아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역사의 도도한 물길을 되돌려 놓지는 못했다. 1987년 대선. 박영호 충북대 총학생회장은 삭발을 하고 청주 무심천 합동연설회에서 '김대중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지지선언 후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눈물이 쏟아졌다. 청년들의 끓는 피로 얻어진 직선제, 민주주의로 거침없이 달려갈 길목에서 야권 분열은 청
[충북일보] 인류는 물(水)에서 시작됐다.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를 거쳐 지속된 한반도 역사에서 물은 절대적 가치를 갖고 있다. 고조선과 고구려, 백제와 신라, 고려, 조선의 기록을 보면 물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한강과 금강, 그리고 대동강 조선시대 민본(民本)의 철학을 만든 정도전. 그는 이성계와 함께 한양 천도를 통해 찬란한 500년의 역사를 열었다. 정도전이 설계한 한양에서 한강의 의미는 매우 중요했다. 고구려의 대동강, 백제의 금강도 마찬가지다. 물은 생명이다. 옛 선조들은 집을 지을 때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최우선 조건으로 따진 것도 사실 물과의 관계다. 고대 문명에서도 물은 빼 놓을 수 없는 최상위 조건이었다. 지중해 근처의 티그리스강·유프라테스강 유역을 중심으로 번영한 메소포타미아 문명,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 문명, 인더스강 유역의 인더스 문명, 중국 황허(黃河) 유역의 황허 문명 등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는 모두 물을 바탕으로 했다. 우리는 이제 물에 대한 치수(治水)와 이수(利水)의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과거 산업화 시절, 국가는 물을 희생시켜 고도성장만을 추구했다. 희생된 물, 즉 오
[충북일보] 제천 하소동은 조선 말 제천군 현우면에 속했다. 1914년 일부 지역을 근우면 천남리에 넘겨주고 읍내면 하소리가 됐다. 1980년 4월 1일 시(市) 승격에 따라 하소동이 됐다. '하소(下所)'는 고른이 아래의 지위다. 여기서 '이'는 행정을 위한 소(所)가 있던 곳이다. 오늘날 출장소 또는 파견 관원이 일을 하던 곳으로 볼 수 있다. '하소'는 고른 사람이 마을의 일을 본다는 뜻으로 의역될 수 있다. 신흥 주거지로 급부상 출장소 아래 작은 동네 하소동은 최근 신흥 주거지로 도약했다. 제천에서 가장 큰 평야인 제천분지에 자리 잡고 있고, 하소천이 용두산 피재골에서 발원해 의림지를 거쳐 청전들을 지나 신월동으로 흐르고, 서쪽은 야산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조건이 건축 환경을 우수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하소동은 지난 2011년 4월 30일을 기준으로 면적 2.38㎢에 5천541가구 1만4천348명의 주민이 등록된 도시다. 주민 82%가 농업에 종사했던 지역이 제천시청 천남동 이전 후 5~6개의 대형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섰고 인구가 늘면서 시장도 형성됐다. 비록 대도시와 비교할 때 비약적인
[충북일보] 돈을 잘 벌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은 복 받을 일이다. 하지만 세금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게 문제다. 필자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다음은 기자가 회원으로 있는 한국납세자연맹이 최근 발표한 '한국 납세자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이유' 9가지다. 첫째, 내가 낸 세금이 낭비되고 내겐 돌아오지 않는다. 둘째, 지하경제 비중이 높아 세금 안 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셋째, '성실 납세가 옳다'는 사회적 규범이 형성돼 있지 않다. 넷째, 정부 신뢰도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세율은 결국 조세 회피를 부추긴다. 다섯째, 불합리한 세금이 많다. 여섯째, 세법을 지키는 정직한 사람은 실제 얻는 이익보다 세금을 더 낸다. 일곱째, 세법이 너무 복잡하다. 여덟째, 성실 납세를 해도 리스크(위험)가 줄어들지 않는다. 아홉째, 세무조사를 당해도 세금을 줄일 여지가 있다. 회원이 100만명이 넘는 납세자연맹은 국내 최대 규모 시민단체 중 하나다. 회원 대다수는 직장인·전문가 등이다. 따라서 이들이 여러가지 문제를 지적하는 점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조세정의'가 실현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15세 이상…
[충북일보] 총경 승진 인사가 끝났다. 각 지역마다 사활을 걸었던 정원(定員)도 윤곽을 드러냈다. 충북은 2명을 확보했다. 승진자 정원 2명을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인 충북경찰청과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들의 노력, 충북도와 지역 정치권의 지원사격 등이 만들어낸 하나의 드라마 같은 결과다. 3년 만에 2명 배출 경찰청이 단행한 총경 승진인사에서 청주상당경찰서 이유식(55·경사특채) 정보보안과장이 이름을 올렸다. 경찰 안팎에서는 '뜻밖의 쾌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경정은 2007년 경정 승진자다. 이 경정과 함께 이번에 총경 승진에 도전한 나머지 5명은 모두 2008년과 2010년 경정 승진자다. 이 때문에 이 경정의 이번 총경 승진은 '구제'로 볼 수 있다. 이번 승진대상자 중 '주력'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은 박봉규(53·경사특채) 충북청 정보4계장이다. 박 경정은 이번에 정원이 1명에 그쳤다고 해도 승진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총경 이상 고위직 인사를 경찰청의 추천을 받아 청와대가 직접 낙점한다. 이 때문에 총경 승진자 정원이 갖는 정치적 무게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총경은 경찰의 꽃이다. 일선 경찰서장 보직을 받을 수 있다. 군대로…
[충북일보] 사람들은 흔히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개명(改名), 이름을 바꾸고 싶어 한다. 이름을 바꾸면 성공할 수 있다는 착시현상에 빠지기도 한다. 개명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아무렇게나 결정하면 나중에 더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청주시가 KTX오송역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에는 오송역 이름이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굳이 말하면 역 이름을 바꾸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 되묻고 싶다. 충북, 그동안 뭐했나 청주공항과 오송역은 지역 언론의 대표적인 기사 아이템이다. 그동안 모든 언론에서 수백 건 이상의 기사를 쏟아냈다. 그래도 달라진 것은 없다. 청주공항과 오송역이 잘 되면 충북은 발전할 수 있고, 반대 상황이면 지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두 시설의 관리권은 지자체가 아니다. 둘 다 국토교통부 시설이다. 한국공항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관리하고 있다. 두 지자체는 두 시설과 관련해 지역의 입장을 자주 전달하고 있다. 지역의 민심이라며 국토부와 산하 공공기관을 향해 각종 요구사항을 쏟아내고 있다. 딱 여기까지다. 충북의 핵심 SOC가 제대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두 지자체는 제 역할
[충북일보] 잔잔한 기타 선율이 울려 퍼진다. 각각의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거나 차를 마시다 잠시 대화를 멈춘 사람들이 음악 소리에 집중한다. 피아노 연주로만 들어본 클래식 음악이 기타에서 흘러나오기도 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덧입혀진 팝송이 연주될 때도 있다. 가끔은 신청곡을 받아 운영하기도 한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매일 오후 1시 30분과 저녁 7시 30분, 몇 곡의 라이브 음악으로 채워지는 작은 공연장이다. 청주 외곽에 자리 잡은 카페로지는 브런치 카페인 동시에 음악인 부부가 운영하는 라이브 카페다. 고려진 대표는 기타리스트, 아내는 가수 수네다. 이미 라이브 카페로 유명했지만 최근 더 많은 이들이 음악을 찾아오는 이유는 고려진 대표가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싱어게인3'에서 기타괴물 7호 가수로 출연한 고려진 씨는 여러 번의 경연에서 뛰어난 기타 연주 실력과 특색있는 목소리로 인정받았다. 중학교 2학년 때 지인의 집에 놀러 갔다가 처음 보게 된 기타였다. 기타 줄을 튕겨본 순간이 너무 강렬해 그 날짜까지 기억한다. 미술을 하던 소년은 붓을 내려놓고 기타를 잡았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 책으로 독학한 기타는 6개월 만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청주프로축구단이 최근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창단 첫해였던 지난해 리그 막바지까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렸던 충북이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싹튼다. 충북청주FC는 지난 17일 오후 2시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라운드에 출전해 FC안양을 상대로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앞서 개막전 1라운드에서 전남드래곤즈, 원정 경기 2라운드에서 천안시티를 연속으로 무릎 꿇린 뒤 이번에 안양과 비기며 세 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그동안 대진운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안양과 전남은 해마다 K리그2 상위권으로 손꼽힌 팀이고, 천안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충북청주FC의 활약은 지난해 간판 공격수였던 조르지가 팀에서 이탈하며 고조됐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조르지는 지난 시즌 34경기 1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신생 구단인 충북청주FC가 종합 8위에 안착하는 데 큰 공을 세웠으나 K리그1 포항스틸러스로 이적했다. 충북청주FC는 곧바로 영국 토트넘홋스퍼 출신 오두와 브라질 용병 베니시오, 일본 주력 미유키를 기용했으나 현재 활약상을
[충북일보] 차태환(61·㈜아이앤에스 대표이사) 25대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14일 "청주상공회의소가 기업의 손과 발이 되어 함께 뛰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차 회장은 이날 오전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직지홀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역경제와 회원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회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차 회장은 더 큰 충북 경제 도약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며 "ESG경영 확산에 따라, 기업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창출이 점점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신(新)기업가 정신 확산을 제시했다. 차 회장은 "지금껏 기업의 역할로 인식되어 온 이윤과 일자리 창출, 세금 납부를 통한 국민경제 기여 등을 넘어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디지털전환 등 새롭게 발생하는 사회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이 가진 혁신역량과 기술, 자본, 아이디어를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실행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구성원들과 호흡하면서 함께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