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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해 교수

충청대 경찰행정과

영국의 과학자이며 우생학의 창시자인 F. Galton은 여행 중 시골의 가축품평회 행사를 보게 됩니다. 그 행사에는 소의 무게를 알아맞히는 대회가 있어 사람들은 표를 사서 자기가 생각하는 소의 무게를 적어서 투표함에 넣은 것입니다. 나중에 소의 무게를 달아서 가장 근접한 무게를 써넣은 사람에게 소를 상품으로 주는 행사였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맞춘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787개의 표에 적힌 무게를 평균했더니 1천197파운드였습니다. 실제로 측정한 소의 무게는 1천198파운드였습니다. 군중을 한사람으로 보면 완벽한 판단력입니다. 집단의 지적능력과 민주주의의 우월성을 입증했던 광경이었습니다.-신영복, '담론'중에서

4·13 총선이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로 끝났습니다. 민심은 집권여당의 오만과 독주에 제동을 걸고 야당에게는 위험에 처한 민주주의와 민생을 챙기라는 것 이었습니다. 권력이야말로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뼈저리게 실감한 한 사건이었습니다.

그간 우리 정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숨 죽이며 움튼 진보진영의 공약을 정책으로 경험했습니다. 햇볕정책, 부자 증세, 시장규제, 보편적 복지정책, 분권과 균형발전 등은 새로운 관점이었고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눌려있던 보수진영의 반격은 집요하면서도 강력했습니다. 2008년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강경한 남북정책, 부자 및 대기업 감세, 규제완화, 복지축소, 보수언론의 종편 허용, 수도권 집중 등 진보정권 10년의 정책을 완전히 되돌려 놓았습니다.

시민사회와 사회적 약자의 거센 반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공권력으로, 건전한 토론과 타협요구에 대해서는 무시와 회피로, 소통과 상생정치보다는 불통과 특권적 일방정치로 일관하여 중산층이 무너지며 민생은 악화일로에 있으며, 민주주의 또한 크게 후퇴하였습니다. 진보진영의 분열과 기득권 챙기기 또한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주거불안, 교육비증가, 복지축소, 청년실업, 비정규직 증가 및 차별, 서민증세, 갑질 등 그야말로 헬조선이 다 되도록 집권여당을 견제하기는커녕 계파 기득권과 철지난 선명성 경쟁만 하지 않았는가.

지난 20년간 진보대 보수진영의 정치 양극화는 과도한 정쟁과 분열로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혐오감만 선사했고, 민생은 도탄에 빠지며 경제 양극화(노동, 소득, 계층)는 심화되었습니다. 의석수와 공권력만을 앞세운 집권여당의 진영논리는 급기야 진박 논란, 세월호 지우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밀어부치기, 위안부 졸속 협상, 테러방지법 등으로 진화되었고, 여기에 동원된 어버이연합의 깡패관제데모와 전경련의 자금지원은 우리 삶의 근거인 진실과 법치가 통째로 흔들리고, 급기야 영혼이 짓밟히고, 희망이 좌절되는 아픔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4·13 총선에 나타난 민의는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하고 민주정치를 성숙시키라는 국민명령입니다. 탈냉전, 탈권위, 탈산업화 시대, 낡은 진영논리를 청산하고 이념대신 민생, 지역대신 정책, 권력대신 민심에 철저히 복무하라는 따끔한 회초리였습니다. 진보가 성장을 주장하고, 보수가 분배를 제안하는 민생중심의 통합정치를 강력히 주문한 것입니다. 정권획득과 나눠먹기식 연합연정이 아닌 무엇이 대의민주제의 근본가치를 사회통합과 경제적 안정으로 귀결시킬 것인가. 진영을 탈피한 온전한 민생정치가 2017년 대선과 그 이후의 정치질서를 주도해 갈 것입니다.

최근 국민 대다수인 중산층 붕괴와 중도 무당파의 급증은 새로운 정치 및 정당질서를 요구하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이를 성찰하고 수용하지 못하면 현재 정당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입니다. 힘도 없고 말도 없어 그간 무시만 당했던 국민 대다수. 그들의 판단력은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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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