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4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상해

충청대 경찰행정과 교수

헌정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헌법 수호자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을 어겼고, 국정은 파탄나고야 말았습니다.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고, 분노는 1000만 촛불로 타올랐습니다. 더욱 실망한 것은 대통령이 계속해서 거짓말을 했고, 검찰수사까지 거부하며, 온갖 궤변으로 자신의 과오를 전면 부정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가증스러웠습니다. 법 위에 사람 없고, 법 아래 사람 없다는 법치주의를 내팽개치고, 한 인간으로서 양심과 윤리마저 마비된 한낮 권력탐욕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민주공화국의 토대는 상식과 법치입니다. 상식이 무너지고, 법이 무너지고, 헌법마저 무너뜨린 상황에 국가는 혼란스럽습니다. 특검수사라도 철저하게 진행되어 각종 의혹과 범법사실들을 밝혀내야 합니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도 공정하고 신속한 결정으로 무너진 상식과 법치를 확고히 정립해야 합니다.

헌법과 개별법령에 따라 국정농단을 주도한 세력과 방조한 세력 모두 응당 처벌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국정농단에 내재된 우리사회의 시대착오적인 적폐를 찾고, 그것을 도려내는 범국가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두 번 다시 이런 국가비극을 막을 수 있습니다.

먼저 국가권력의 사유화입니다. 대통령과 그 참모들은 국민들이 위임해 준 공권력을 철저히 사유화했습니다. 대통령은 권한 밖의 지시와 명령(직권남용 등)으로 최순실과 정유라를 지원(뇌물죄 의혹)하도록 했는데, 이 과정에 문체부 공무원들이 파면(헌법위반)되고, 부적격 인사들이 장차관에 오르는 코미디가 벌어졌습니다. 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들을 각종 정부지원으로부터 배제하는 블랙리스트는 헌법상 양심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을 위반한 반헌법적 중대범죄입니다. 헌법마저 사유화한 것은 자신의 아버지가 유신헌법을 통해 영구집권을 시도했던 것과 흡사합니다. 국가 공권력은 법과 원칙에 따라 매우 제한적으로 실천되어야 함에도 박대통령과 그 참모들은 조직, 인사, 예산 등을 철저히 사유화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 비공식 라인(최순실, 차은택, 김종 등)이 국정을 좌지우지하였습니다. 청와대뿐만 아니라, 국정원, 검찰, 문체부, 거기에 집권여당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둘째는 권위적 정치문화입니다. 권위주의는 권력을 위계로 수직적이며 일방적인, 그러나 누구에게도 허용하지 않는 폐쇄적 채널을 가동합니다. 청와대 수석과 각부 장관들은 대통령과 업무협의를 할 수 없었고, 모든 정보는 비선실세와 문고리 3인방이라는 통로를 통해 처리되었습니다. Mills의 지적대로 국정농단에 가담한 세력들은 비슷한 사회적 배경과 가치관을 가졌고, 그들끼리 금전적 이해관계로 결속하여 돈 되는 일들을 추진하였습니다(재단 모금, 정유라 지원, 평창올림픽 등). 이것이 Meisel이 얘기하는 집단의식(group consciousness), 응집력(coherence), 공동모의(conspiracy)입니다. 아군과 적군을 가르고 아군에겐 각종 특혜를, 적군에겐 불법적인 탄압을 일삼았던 과거 군사적 권위주의 망령의 귀환이었습니다.

셋째는 정경유착입니다. 법치가 엄격히 적용되지 않는 개발도상 국가에서 많은 기업들은 불법을 저지르고, 이는 사정당국에 적발됩니다. 이것이 불법거래의 시작입니다. 죄값을 지불하고 죄를 탕감합니다. 나아가 도저히 불가능한 일도 뇌물이면 다 해결됩니다(세월호 규제완화, 삼성 합병, 면세점, 엘시티 등). 여기에 기업은 철저히 경영자적 관점을 취합니다. 돈을 무기로 더 많은 혜택을 가져갑니다. 정치행정가들도 그들의 권한을 돈버는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정말 사악한 기업과 부패한 권력이 부패로 윈윈하는 구조입니다. 전경련의 재단모금 출연과 어버이연합 지원 등은 그 이상의 국가적 특혜가 따랐던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 경찰, 검찰, 사법부, 국정원까지 동원되기도 합니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이 국민들과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 가습기 살균제 희생자들, 삼성합병 과정에 국민연금의 손해액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국민과 소비자들만 멍들게 되는거죠.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