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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해

충청대 경찰행정과

폭염 밖에 생각나지 않았던 지난여름, 벌써 가을의 끝자락에 서있습니다. 여린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이 심신의 고단함을 위로해주듯 우린 본능적으로 평온을 찾고 싶습니다. 세상사에 지친 영혼이 흐느끼고 아파하고 있습니다. 고개만 들어도 눈에 들어오는 단풍은 그야말로 가을의 주인이죠. 모진 세파에 꺾이지 않고 자기 삶을 온전히 그려가는 너. "잘 물든 단풍은 꽃보다 아름답다"라는 말이 비단 단풍만이 아닌 모든 자연의 위대함입니다.

100만 시민촛불이 타올랐습니다. 세대, 지역, 이념을 뛰어 넘은 사상최대의 시민저항이 대통령 관저 바로 앞에서 거행되었습니다. 그들은 박근혜대통령에 분노했고, 하야와 퇴진을 외쳤습니다.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이었지만, 그 책임은 오로지 대통령에 묻고 있습니다. 국가기밀이 버젓이 유출되고, 연설문이 고쳐지고, 정체 모를 재단설립과 모금이 강제되고, 한 아녀자의 딸 대학입시와 평창올림픽 사업 몰아주기를 위해 국가기관(문체부)의 인사, 예산, 정책이 난도질당하는 나라. 그래도 대통령은 끝가지 국민을 속이고 진실을 은폐하며 민주공화국의 헌정질서를 정면으로 위반해 온 현실에 국민들은 깊은 실망과 배신감에 분노하며 "이게 나라인가"를 외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국정농단의 핵심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 자신입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고, 준엄한 심판도 져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를 둘러쌓고 있던 엄청난 기관과 실세들의 간신배 범죄행위를 묵과할 수 없습니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엄정한 계통을 무시하고, 제한된 법적 권한을 오·남용하며 한 아녀자의 일탈행위에 부역해 왔습니다. 내각, 특히 총리와 검찰 및 경찰은 사실파악은 엄두도 내지 않고 모든 의혹을 은폐, 비호해온 비겁한 국가권력이었습니다. 새누리당 또한 공범입니다. 특히 친박의 행태를 보면 지난 총선민심의 준엄한 비판을 무시하며 역주행해 온 결과 작금의 국가참사를 방조해 온 세력입니다. 더불어 민주당 또한 야당으로서 국민이 보내준 감시와 견제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비판을 면할 수 없습니다.

더 들어가 우리나라 보수를 자처하는 세력은 그 정체성을 의심받고 있습니다. 맹목적 충성과 종복몰이는 박근혜 정부의 불통, 독단, 무능을 방조하고 버젓이 자행되어 온 비리와 부패마져 덮어 오늘의 국정농단을 초래한 거대 악 이었습니다. 보수주의자들에게 국가의 근간인 법치는 생명과도 같은 가치입니다. 특히 법을 제정하고 법을 집행하는 권력자들의 불법자행은 끝까지 밝혀내 엄벌해야 합니다. 공정한 시장질서 또한 보수주의자들에게 강조되는 대원칙입니다. 그러나 가깝게 이명박 정부부터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시장질서는 어떻습니까. 정경유착, 부패, 승자독식, 갑질, 차별, 물질만능 등으로 고귀한 인간윤리는 타락하고, 정의로워야 하는 사법체계는 심히 오염되고, 희망마저 사치가 되어버린 민생도탄은 결국 헬조선으로 진화되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무조건 퇴진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의 수호자였던 그가 모든 불법을 방조하고 지원한 증언과 물증으로 퇴임 후 기소될 범법자인 것입니다. 거기에 죄의식, 양심, 진실마저도 외면한 사람이 대통령직에 머문다는 것 자체가 국정혼란이요 국민모독입니다. 지금도 민심을 봐가며 반전과 역풍을 노리는 후안무치한 대통령이 돼선 안 됩니다. 정치권은 대통령 없는 국정정상화 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국가의 근간이 헌법과 법치를 바로 세워 민주공화국의 위엄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모든 시민촛불이 요구했던 국정농단의 진실규명을 위해 별도 특검은 바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세월호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위안부 졸속협상, 역사 교과서 국정화, 사드배치, 통일대박론, 백남기 농민 사건, 문체부 농단, 평창올림픽 문제 등 그간 잘못 추진된 정책도 바로 잡아 국가정의의 본보기를 보여야 합니다. 또 하나는 향후 대선 일정입니다. 모든 정파가 헌법과 관련 법체계 속에서 가장 공정한 절차와 방법으로 조기대선을 준비해야 합니다. 물론 모든 논의는 100만 시민촛불의 정신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라야 합니다.

우리에게 언제나 위안과 평온을 주는 위대한 자연도 가끔 평상심을 잃고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 올 때, 우리는 위대한 자연을 칭송합니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도 마찬가지 이길 고대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정의인가를 고민했던 지난 날의 모든 불법과 파행들이 한 점 의혹없이 파헤쳐 시시비비를 가리고, 응당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공화국의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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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