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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값 폭등?…남 얘기일 뿐"

청원 미원면 재배농가 대부분 헐값으로 중간상인에 넘겨

  • 웹출고시간2010.09.30 20:15:4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원군 미원면 어암2구의 이주성씨가 발육상태가 좋지 못해 휑한 배추밭을 살펴보고 있다.

"배추 값 폭등· 우린 뉴스에서나 보는 남의 나라 얘기지. 이 동네에 배추재배 농가가 많기는 하지만 대다수가 나이든 노인들이라 배추값이 폭락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에 9월 초순께 중간상에 넘긴 농가가 대부분이야."

30일 찾은 청원군 미원면 일대는 배추와 양배추의 주산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최근 늦장마와 태풍 '곤파스' 등의 여파로 기상이 좋지 못해 군데군데 모종이 녹아내리는 등 발육이 썩 좋지 못했다.

귀농 2년차라는 월룡2리의 박종린(48)씨는 "이 동네는 담배를 수확한 뒤 8월 말에서 9월 초 배추를 심는데 최근 2년여 배추농사를 망친 상황에 중간상들이 1단(약 250~300평)에 70~90만원을 현찰로 준다고 하니 90%가량이 모두 밭떼기로 넘겼다"며 "다들 노인들이라 자체출하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혹시 안 팔리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분들인데다 일부는 잘 키워 달라며 비료와 농약까지 사다 바치니 어느 누군들 안팔겠느냐"고 말했다.

이 동네에서 유일하게 밭떼기로 넘기지 않았다는 박씨는 "최근에는 1단에 250~300만원을 쳐준다고 중간상에서 부지런히 왔다 가는데 이미 밭떼기로 거래한 농민들 배만 아프게 하는 짓"이라며 "그 정도에 넘긴 농가도 몇 있는데 그나마도 한 포기에 1천원 내외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결국 배추값 폭등은 중간상인들 배만 불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밭떼기를 하지 않은 박씨의 고민은 생산량에 있다. 1단에 최소 2천500포기는 나와야 하는데 올해 이상기온에 늦장마까지 휩쓸고 가 배추도 예년보다 작은데다 수확량도 예년의 절반 수준을 조금 넘을 것 같아 앞으로 날씨가 좋기만을 바라고 있다.

비료를 뿌리기 위해 밭에 나선 어암2구의 이주성(40)씨는 "올해는 비가 많이 와 모종이 자꾸 녹아내리다 보니 자가 모종이 모자라 구매를 했더니 튼튼하지가 않아 배추밭 곳곳이 휑하다"며 "김장용 배추라 10월 말이나 11월초에 출하할 예정인데 앞으로 날씨가 큰 변수로 일기예보에 날씨가 갑자기 추원지면 서리라도 내릴까봐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배추밭을 둘러보던 이씨는"우리는 그런 데로 상황이 나은데 절임배추 작목반은 배추 값이 비싸다고 가격을 올릴 수도 없고 그냥 내다 파는 것이 더 낳은데 고정고객들이 있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절임배추는 추가가공비에 인건비, 포장 등 부대비용까지 감당해야 해 말 그대로 남는 것도 없이 앉아서 손해 보는 '울며 겨자 먹기'가 되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배추 값이 금값이어 봤자 우리한테 오는 것도 없어 좋지도 않고 소비자들도 찾지 않을 테고 생산자와 소비자 뺀 나머지사람들만 배 불리고 좋은 일 시켜 주는 게 어디 하루 이틀이야"라며 한마디 내뱉는다.

/ 인진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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