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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1.30 16:15:14
  • 최종수정2018.01.30 16:15:14

편집자

밥의 사전적 정의는 쌀, 보리 등의 곡식을 씻어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이다. 밥은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들이 무언가를 씹을 수 있을 때부터 먹기 시작해 더 이상 씹을 수 없게 될 때까지 평생을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맛을 느끼는 미각은 개인의 경험과 주관에 따라 달라지지만 갓 지은 '밥'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때 한술 크게 떠 입에 넣어본 사람이라면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에 수긍할 것이다. 많게는 하루 세끼씩, 일생을 먹으면서도 질리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첨가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뿐 아니라 함께 먹는 음식에 따라 다른 맛을 내기 때문이 아닐까.

충청북도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최고 품질의 쌀을 이용해 정성스럽게 밥을 짓는 업소를 '밥맛 좋은 집'으로 선정하고 있다. 2017년 현재까지 도내 127개소의 밥맛 좋은 집이 선정된 상태다. 그들이 밥맛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음식들과의 색다른 궁합을 만들어내는지 밥맛 좋은 집 대장정을 시작해본다.
밥맛 좋은 집 - 31. 제천 고암동 '우돈명가'
[충북일보] '우돈명가'는 언제나 분주하다. 손님들이 가게를 가득 채우는 식사 시간은 물론 손님들이 모두 떠난 뒤에도 적막이 흐를 시간이 없다.

김은미 대표가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게 앞 항아리에 있는 장들을 살피고, 가게 곳곳에 방향효과를 위해 달아두는 약재들을 포장하거나 후식으로 늘 준비해두는 식혜와 수정과에 정신을 빼앗겨 있기 일쑤다.

다양한 메뉴에 걸맞은 식자재들을 손질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어떤 손님들의 식탁에는 메뉴판에 없는 메뉴들도 종종 올라와있다. 재료만 있다면 단골손님들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천성이 부지런한 사람이다. 젊은 시절 미용 일을 하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잠시 일손을 내려놨을 때도 조리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취득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곤 했다.

아이들이 제법 컸을 때 그의 손맛을 아는 지인들이 식당을 권유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겁 없이 식당을 열었을 때도 음식을 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그저 가족에게 먹이듯 정성을 다해 손님을 대접하면 그뿐이었다.
김 대표의 요리가 조금 바뀐 건 2007년 즈음이다. 제천시에서 한방엑스포를 준비하면서 지역 약선음식연구회가 만들어졌다.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약선 요리에 관심 있었던 많은 이들이 뜻을 모았다. 농기센터와 세명대 등 조금만 찾아보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부지런한 김 대표가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마다할 리 없었다. 공부할수록 어려운 것이 약선 이었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했다. 수십 년 음식을 다뤄온 연구회원들도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발전할 수 있었다.

이미 단골들에게 인정받던 솜씨에 약선을 더하니 맛과 건강이 동시에 충족됐다. 약선 곱창전골, 약선 수육 등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새로운 메뉴가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헛개와 황기, 오가피 등 13가지 약재를 우린 육수는 우돈명가의 핵심 비법이다. 비법 육수가 자작하게 담긴 삼겹살 수육은 돼지고기와 궁합을 맞춘 약재들로 독특한 향과 맛을 만들어냈다.

버섯전골, 불낙전골, 곱창전골, 생선구이 등에 들어가는 약재는 각각의 재료와 어울리는 또 다른 조합으로 구성된다.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9~10가지 반찬 역시 김 대표의 정성이 그대로 담겼다. 5월이면 각종 약초나 새순을 이용해 만드는 장아찌들이 계절을 불문하고 손님들의 입안을 향기롭게 채운다.

제철 나물들을 무쳐내는 반찬들도 화려하진 않지만 부족함이 없다. 김 대표의 생각대로 약초와 채소들을 조합해 만들어내는 특별한 반찬들도 인기다.

주문한 메뉴를 먹으면서 다른 메뉴도 먹고 싶다고 말하는 손님들이 부지기수다. 먹으면서 다음을 예약하는 재미있는 구조다.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은 자신이 사는 동네에 분점을 내달라고 볼멘소리를 건네기 일쑤다.

15년이 넘는 세월 꾸준히 발전해온 우돈명가다. 우돈명가를 찾는 사람들 가운데 90% 이상이 단골손님이란다. 앞으로도 단골손님들의 비율은 계속 유지될 것 같다. 우연히 가게를 찾은 10%의 새로운 사람들도 우돈명가의 맛을 보고 나면 단골을 자처하게 될 테니 말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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