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7.09.12 09:59:46
  • 최종수정2017.09.12 17:48:01

편집부

밥의 사전적 정의는 쌀, 보리 등의 곡식을 씻어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이다. 밥은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들이 무언가를 씹을 수 있을 때부터 먹기 시작해 더 이상 씹을 수 없게 될 때까지 평생을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맛을 느끼는 미각은 개인의 경험과 주관에 따라 달라지지만 갓 지은 '밥'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때 한술 크게 떠 입에 넣어본 사람이라면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말에 수긍할 것이다. 많게는 하루 세끼씩, 일생을 먹으면서도 질리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첨가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뿐 아니라 함께 먹는 음식에 따라 다른 맛을 내기 때문이 아닐까.

충청북도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최고 품질의 쌀을 이용해 정성스럽게 밥을 짓는 업소를 '밥맛 좋은 집'으로 선정하고 있다. 2017년 현재까지 도내 103개소의 밥맛 좋은 집이 선정된 상태다. 그들이 밥맛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음식들과의 색다른 궁합을 만들어내는지 밥맛 좋은 집 대장정을 시작해본다.
밥맛 좋은 집 - 20. 음성 읍성읍 '대림식당'
[충북일보] '대림식당'은 대표 메뉴가 없다.

해물순두부, 뚝배기불고기, 된장찌개, 김치찌개, 생고기 구이 등 각 메뉴를 찾는 단골손님이 너무 많아서다.

대림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입소문을 통해 알게된 메뉴를 처음 만난다.

그들에게는 지인이 맛있다고 소개한 메뉴가 '대림식당'의 대표 메뉴가 되는 것이다.

한 번 그 음식을 맛봤으면 다음번엔 다른 음식을 먹어볼 만도 한데 대다수의 손님들은 '늘 먹던 것'을 고집한다고 한다.

심지어 다른 메뉴의 존재를 몇 년 만에 알고 깜짝 놀라는 이들도 있다.

염대승·김혜경씨 부부는 손님들에게 이런 성향이 나타나는 이유를 "모든 메뉴가 너무 맛있어서로 정의했다"며 웃었다.
어떤 메뉴든 한 번 먹어보면 그 맛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혜경씨는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했다. 편집 디자이너로서의 삶이 고단했던 건 일 자체보다는 익숙지 않은 도시 환경 때문이었다.

잠시 일에서 멀어져 머리를 식히고자 찾아온 고향이었다. 머리가 채 식기도 전 지금의 남편을 만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부부가 새롭게 시작한 인생은 대림식당과 함께였다. 고향에서의 새 인생은 가족들과 그 시작을 같이 했다.

40여 년 간 슈퍼를 운영하셨던 아버지는 선뜻 슈퍼 자리를 내어주셨고, 유명 음식점 요리사였던 시동생은 음성까지 내려와 대승씨에게 요리 비법을 전수했다.

동생에게 혼나면서 배운 요리는 빠르게 실력이 향상될 수밖에 없었다.

1년쯤 온가족이 순두부만 먹었다. 더 이상 맛있는 순두부가 없다고 생각했을 때 가게를 열자 맛에 대한 자신감과 고향의 이점이 더해졌다.

동네를 지날 때면 목소리도 크게 안낸다는 혜경씨 내외다. 한 지역에 오래 살아온 부모님의 세월만큼 아는 사람들이 많아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차곡차곡 쌓아온 인맥들은 가게를 열자 손님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가게에서 주인과 손님의 관계로 맺어진 새로운 인연들도 늘어 혜경씨 내외의 행동은 더욱 조심스러워졌단다.
대림식당의 모든 메뉴는 사골육수를 기본으로 한다. 처음 혜경씨가 주방을 맡으려 했을 때 체력적으로 힘들다며 만류한 건 남편과 시동생이다. 지금은 하루 종일 육수와 고군분투하는 남편이 안쓰러우면서도 그때 말려준 두 사람에게 고맙다.

가게 시작과 함께한 돌솥밥은 음성 쌀로 짓는다. 아침마다 적당히 불린 쌀과 다시마 육수를 사용한다. 처음엔 밥에도 사골 육수를 사용했지만 손님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탓에 다시마로 바꿨다. 돌솥밥이 선사하는 은은한 향과 윤기는 부부의 은근한 자부심이다.

밥이 완성되는 15분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갓 지은 밥의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계절 별로 바뀌는 나물 반찬은 혜경씨의 아버지가 책임진다. 손님들을 위해 산으로 들로 나물을 채취하러 다니는 게 즐겁기만 하다는 아버지다.

그런 아버지의 즐거움은 제철 나물을 만나는 손님들의 기쁨이 된다. 아버지와 손님들의 마음이 딸 내외의 행복이 아닐 리 없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이 기사 주변 소식 더 자세히 보기
현재위치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