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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연

충북도립대 자치행정과 교수

우리가 태어나서 나이를 먹어가며 생로병사를 겪게 되는데 그중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사(死), 죽음일 것이다. 일생에 단 한번만 겪게되며, 그 죽음에 이르게 되는 고통도 무서우며, 무엇보다도 죽음이후에 대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도 클 것이다,

요즘 들어 자신의 죽음을 자신의 손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즉 연명의료중단을 선택하여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아름다운 이별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연명의료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며, 자녀들에게도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존재로 마지막 이별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연명치료 등으로 고쳐서 일어났다 하더라도 사람구실을 못하고 살 바에는 고통 덜 받고 편안하게 가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고 한다.

이전에는 가족대리인이나 증인 등이 동반한 경우에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었으나 자기결정권이 강화되면서 본인 의사로 작성이 가능하게 되면서 이른바 '존엄사'를 계획하는 이러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대학생 시절 사회복지와 행정학을 복수전공하게 되었는데, 호스피스병동에서 사회봉사를 한 경험이 있었다. 특히 가족이 없는 임종을 앞둔 노인들이 있었던 병동이었는데, 하루에도 몇 명씩 죽음에 이르고는 했다. 처음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살아있던 환자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보고 무섭기도 하고 두렵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죽음에 이른 사람들이 살아서 겪는 장애와 고통 등을 좀 더 겪어보니 죽은 환자들의 얼굴이 편안해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의 가장 친한 친구는 30대 초반에 암으로 여동생을 잃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임신된 축복속에서 아이를 보호하려고 검사도 미루다 보니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있었던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벌써 몇 년이나 흘렀음에도 여동을 보냈던 친구의 말이 귀에 아른거린다. 여동생이 암 말기에 고통을 당하다가 쇼크가 몇 번이나 와서 죽음을 맞이할 때 의사가 찾아왔다고 했다. 의사는 "이렇게 쇼크가 자주오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심폐소생술과 연명치료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살아가게 할 수 있지만, 갈비뼈가 부러지고, 암말기의 고통을 다시 겪어야 하며, 바로 다시 또 죽음에 이르는 길을 걸으면서 고통스러워해야 한다."고 연명치료를 해야하는지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친구는 너무 괴로워했다. 연명치료를 해달라고 하면 여동생을 고통받게 해야 했고, 연명치료를 하지 말라고 하면 사랑하는 여동생을 잃어야 했기 때문이다. 친구의 어머니와 친구는 결국 연명치료를 하지 말고 덜 고통받고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아름다운 이별을 택했다고 하며, 울먹였었다.

필자는 무엇보다도 인간으로 존엄성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마지막 그 순간에도 내 죽음을 내가 선택하고 존엄사를 할 수 있다면 그 결정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친구와 함께 울면서 잘했다. 정말 잘했다는 말만 해줄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필자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죽음의 순간을 맞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고 두렵다. 필자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 오히려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는 것이 더 두려울 것 같다. 마지막 그 순간이 왔을 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부담주지 않고, 장기기증을 한 필자의 죽음을 통해 그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그 두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존엄한 죽음까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이별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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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